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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May 25. 2024

바자회 이야기


 서울형 어린이집 모두가치공동체에서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행사의 일환으로 '사랑 나눔 가족바자회'를 계획하였다.

연간계획에 의한 이달의 주제 '우리 동네'를 토대로 이웃을 사랑하는 놀이방법  영유아 대상의 '시장놀이'를 구성하였다.

아이들과 시장놀이를 어떻게 할까 연구하면서 놀이방법을 알아보았다.

'물건을 통한 촉감놀이'를 연례행사로 하는 '사랑 나눔 가족바자회'물건들을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놀이방법으로는 두 명의 유아가 짝을 지어 한 명의 유아에게 바자회 물건 중 하나를 고르게 하고, 다른 유아는 모르게 비밀 상자에 고른 물건을 집어넣는다.

 유아가 비밀 상자에 손을 넣어 물건을 만져보며 물건에서 감지되는 느낌을 이야기하고, 물건의 이름을 맞힐 수 있다.

상자 속 물건이 보이지 않도록 눈을 감게 하고, 다시 순서를 바꾸어 놀이를 해 본다

놀이를 마친 후에는 반드시 평가를 해준다.


 눈으로 보지 않고 촉감으로 물건을 찾는 느낌을 물어보고, 다양한 촉감을 언어로 표현하는 일이 쉬운지 또는 어렵지는 않았는지 묻는다.

바자회에서는 어떤 물건들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지 물어보고,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정리하는 것까지 놀이를 구성해 보았다.


 

 두어 달 전부터 '사랑 나눔 가족바자회'의 취지를 설명하여 주변분들도움을 받아 바자회에서 팔 물건들을 모았다.

그리고 각 가정에서 쓰고 남는 물건들, 아이들의 작아진 옷과 신발들 그리고 부모님이 사용하는 물건 중에서 아직 쓸만한데 싫증이 났거나 홈쇼핑에서 사놓고 입지 않는 옷, 또 필요하지 않은 가전도구, 백화점에서 받은 내 집에서는 불용의 사은품 등을 기증받았다.

어린이집 안은 기증받은 물건들로 가득 차 있어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모두가치공동체 어린이집에서 함께 하는 행사이기에 각 모아어린이집에서도 물건들수합해 가져오고, 학부모와 학부모운영위원회 위원님들은 물건을 판매하고, 직접 음식을 만들고 판매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가 끝날 때까지 도와주었다.

 일찍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어머님, 할머님까지 모두 도우미가 되어 김밥을 쌌다.

역시 할머님들은 연륜이 있으셔서 김밥을 옆구리 터지지 않게 잘 싸셨다.



김밥과 떡볶이, 어묵, 해물부추전, 피카추, 소시지, 블루레모네이드, 커피, 추로스. 회오리 감자 등 먹을거리가 많았.

 모두가치공동체 어린이집 아이들의 시장놀이를 시작으로 학부모님들은 분주하게 판매를 시작하였다.

  모두가치공동체 어린이와 지역주민들이 함께 하는 '사랑 나눔 가족바자회'가 어린이집 앞마당에서 열리는 것을 알고 꽃처럼 고운 이수희 구청장님과 보육지원과 직원들, 사랑스러운 육아종합지원센터 모아담당 요원들이 오셔서 좋은 취지의 행사에 기부도 해주시면서 격려해 주셨다.

 바자회의 취지를 아시고 인근에 계시는 원장님들도 오셔서 많이 참여해 주셨다.

 초등학교 하굣길에 들려준 어린이집 졸업생들과 지역주민들까지 합류하여 많이 도와준 덕분에 성황리에 잘 마칠 수 있었다.


 

 어린이집과 마주 보고 있는 경로당에서는 천막을 칠 수 있도록 화단도 치워주시고, 짐도 옮길 수 있도록 끌차도 빌려주셨다.

관리실에서는 긴 전선줄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 빌려주었고, 현수막도 부착하여 주었다.

도서관에서  테이블을 빌려주어 아주 편리하게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모두가치공동체 선생님들은 시작하기 전과 마지막 마무리 청소까지 도와주셨다.

오늘의 바자회는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아주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덕분에 어린이집도 묵은 때까지 씻어내는  물청소까지 하게 되어 아주 깨끗해졌다.


 

 바자회는 '벼룩시장'이라고도 불리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돕기 위해서 물건을 사고팔면서 기금을 모을 수도 있다.

'바자회'라는 명칭은 페르시아어의 '바자'에서 온 단어로 '사회사업 또는 공적자금을 모으기 위하여 벌이는 시장'을 말한다.

원래는 'bazar會'라고 쓰는데 바자르 다음에 한자어 '회(會)'를 기 때문에 한자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자선 장터'의미로 '시장회'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 말이 아니라 외래화되어 온 단어였다.

 옛날 중동지역에서는 길바닥에 돗자리 하나 달랑 깔아놓고 그 위에서 물건을 늘어놓고 팔았다고 한다.

주로 향신료나 도자기, 비단 등을 팔았으나 요즘에는 관광객 유치의 목적으로 장식을 고급스럽게 하여 이국적인 느낌이 나도록 꾸며 놓는다.


 19세기말 처음으로  프랑스에서 '벼룩시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프랑스어로 ‘Marche Aux Puces(마르세 오 뿌세)’라는 중고 물건을 파는 노점상이 있었다.

영어로는 'flea market'으로 번역되었으며, 한국에서는 flea(벼룩)를 그대로 직역하면서 '벼룩시장'이 된 것이다.

프랑스어의 'Puces'는 암갈색이라는 뜻과 벼룩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고가구의 색깔이 암갈색이므로 원래는 '암갈색 가구를 사고파는 곳'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뜻은 사라지고 '벼룩'이라는 단어만 남아서 그대로 전해졌다고 한다.

 또는 불법으로 허가 내지 않고 여는 노점상을 단속하는 경찰관들을 피해 벼룩처럼 튀어 숨었다가 옮겨 다니면서 다시 노점상을 차렸다.

그때 판매된 물건들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벼룩처럼 옮겨 다닌다는 의미였다.

 다른 의미는 벼룩이 튀어나올 정도로 오래된 물건을 파는 시장이라고도 하였다.

 벼룩시장이라는 단어에는 이렇게 다양한 의미들이 있으나 결국에는 중고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며, 자기가 쓰던 물건이 한테는 필요 없는 물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필요할 수 있다고 여기므로 싼 가격에 파는 것이다.


 티르키에어의 '바자르(Bazar)' '큰 시장'이라는 뜻이며, 현지인들은 '지붕 덮인 시장'이라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특정 물건들만 취급하는 금은방 거리는 Gold Souq, 낙타 마켓은 Camel Souq이라고 하는데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자선 바자회'나 '불우이웃 돕기 바자회'처럼 일시적으로 열리는 행사장을 뜻하였다.


 미국에서는 중고 물품 판매를 집 앞마당에서 판매하는 Yard Sale, 차고에서 판매하는 Garage Sale, 이사 시 필요 없거나 가져가기 힘든 가구 등은 부피를 줄이기 위해 판매하는 Moving Sale 등이 있다.

미국사람들은 우리나라사람들처럼 봄이 되면 집안 청소를 하는데, 불필요한 집안 물건들을 정리하기 위해서 'Yard Sale'을 한다.

판매 시간을 지정해 놓고 판매를 하지만 시작하기 전에 미리 도착해서 품목을 구매하는 자를 'Early bird'라고 한다.

Early bird는 전문적으로 물건을 새 제품으로 복원하는 업체들로 주로 되팔기 위해서 사간다.

사용 전 라벨이 부착되어 있으면 흥정이 이뤄지기도 한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저렴하게 팔아서 수입을 올리는 목적도 있으나 재활용이나 환경보호의 일종으로 ESG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또 다른 의미는 지역주민과의 교류목적이 더 클 것이다.

시장이 열리는 곳이면 이웃들과 소통하면서 즐겁게 지내는 미국문화가 정착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IMF가 터지자 '아나바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라는 운동으로 중고 물품을 재활용하자는 운동을 펼쳤다.

그 후로 각종 자선단체나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서 자선 바자회가 자주 열리고 있다.

지역주민들에게 싼 가격으로 좋은 물건을 판매하여 수익을 올리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은 분기별로 열리는 벼룩시장을 기다린다.


  어린이집에서 해마다 열리는 '사랑 나눔 가족바자회'는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되기도 하고, 청소년들의 장학기금으로 해마다 기부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취지의 지역 나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오늘도 모두 아낌없이 수고한 날이었다.

학부모와 교직원들의 수고로 더욱 빛나는 바자회였다.

팔, 다리, 어깨, 허리 안 쑤시는 곳이 없다.

모두 모두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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