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생 양띠 중 젤 예쁜 우리 엄마

by 남궁인숙

대전에 사는 큰언니가 '칠순(七旬)'이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큰언니는 아직도 곱고 젊디 젊은데 '칠십 세 할머니'라고 하니 믿기지가 않았다.

한국에서 '칠순'은 70세가 되는 나이를 의미하는 전통적인 표현 방식으로 칠(七)은 숫자 '7'을 의미하고, 순(旬)은 '10년'을 의미한다.

그래서 칠순은 '70세'를 뜻한다.

전통적으로 칠순을 맞이하면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축하하고, 70번째 생일을 기념하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지금처럼 장수하는 시대가 아니었으므로 칠십까지 수명을 유지하는 일이 옛날에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칠십까지 살면 가족들이 모여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칠순잔치' 행사를 하였다.

한국 문화에서는 존경과 감사를 담아 70년간의 삶을 축하하는 칠십은 매우 존중받는 나이라고 보면 된다.

칠순잔치에 보통 한복을 입고 떡과 과일 같은 전통음식을 차려놓고 축하를 하였지만, 요즘에는 간소하게 생일상을 차린다.


가족 내에서 첫째 딸은 보통 동생들에게 책임감을 가지고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형제자매 간에는 서열이 중요시되기 때문에, '큰언니'는 가족 내에서 존중받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로서 동생들을 지지해 주고 돌봐주어 가족의 중심적인 역할을 다.


우리 오빠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큰누이를 끔찍하게 여긴다.

큰누이가 자기가 고등학교 다닐 때, 하숙집에 찾아와서 어려운 형편에도 빵을 사가지고 와 준, 50년도 더 지난 이야기를 아직도 하고 계신다.

오빠는 그런 큰누이의 칠순잔치를 주관하여 준비해 주셨다.

큰누이는 엄마처럼 사랑으로 가족을 보살피고 돌보는 역할로 가족을 유지하는 중요한 존재인 점에서 밀접한 관계다.

그래서 엄마 다음으로 생각하게 되는 사람일 것이다.



KTX를 타고 서울역에서 출발하여 대전역까지 가는데 한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움직여보니 교통시설이 무지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면서 대한민국은 참으로 '대단한 나라'며, 이렇게 좋은 나라에서 살고 있음에 자부심이 생겼다.

대전역에서 내려서 만나기로 한 음식점까지는 택시를 이용하였다.

오랜만에 형제자매를 만나니 즐거웠다.

가족은 언제 어디에서 만나든 늘 반갑고 행복한 존재였다.

별것 아닌 일에도 즐겁게 대화하고 맛있게 밥을 먹었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커피숍에 모여 대화를 이어갔다.

큰언니의 딸들이 준비한 생일 케이크에 꽂은 푯말에는 '칠순 축하드려요! 55년 양띠 중에서 울 엄마가 젤 예뻐요.'라고 쓰여있었다.

내가 딸이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나이가 들수록 엄마에게는 딸이 있으면 좋은 점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언니 자녀들은 대전에서 유명한 베이커리의 시그니처 빵을 답례품으로 준비하여 손님들께 건네주었다.

답례품을 받아 들고 나는 다시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기차에 오르는 사람들 손에는 *** 베이커리 종이봉투가 들려 있었다.

대전에 놀러 오는 사람들은 의례적으로 *** 베이커리에 들러서 긴 대기줄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다림의 빵을 사 간다고 했다.

나는 기차 탑승 후 한 시간 만에 다시 서울에 도착하였다.

마치 서울시내에서 점심을 먹고, 헤어져서 집에 온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서울시내에서 자동차로 이동한 것보다 더욱 편리하게 다녀왔다.


내가 중학생일 때 결혼을 했던 언제 봐도 예쁜 나의 큰언니,

큰언니가 첫째 아이를 임신해서 배불러 있었을 때, 나는 중학교 3학년이었다.

큰언니가 더 이상 늙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녀의 칠순 생일 덕분에 기차 타고 나들이를 다녀온 즐거운 일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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