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고 한강으로 산책을 나왔다.
유모차를 밀고 오는 젊은 부부가 보였다.
아이와 산책하는 사람들을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유모차가 가까이 다가오는데 유모차에 앉아있는 주인공은 바로 예쁜 강아지였다.
회사대표를 하는 친구에게 직원 중 한 명이 강아지 때문에 육아휴직을 요청했다고 하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유모차 안의 강아지를 보자 웃음이 나왔다.
'네가 바로 그 너로구나?'
딩펫족은 '자녀를 낳지 않고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부부'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이 용어는 '딩크족(DINK: Double Income, No Kids)'과 '펫(Pet)'을 합친 말로, 자녀 대신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며 생활하는 트렌드의 반영이다.
딩펫족의 특징은 반려동물을 자녀처럼 키우기 때문에 펫푸드, 용품, 의료, 미용 등 반려동물 관련 소비가 높은 편이라고 한다.
반려동물 호텔과 수영장을 운영하는 지인은 너무 바빠서 쉴 틈이 없다고 했다.
그만큼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잘 된다는 것이다.
딩펫족은 반려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즐길 수 있는 활동이나 여행을 선호한다.
결혼과 출산 대신 자신만의 삶의 질과 행복을 추구하고 반려동물을 통해 정서적 만족을 얻으려고 한다.
딩펫족은 현대 사회에서 변화하는 가족의 형태와 가치관을 보여주며,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기에 딩펫족에게 육아휴직을 줄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요즘 시대에 점점 더 주목받을 것 같다.
반려동물도 가족 구성원으로 간주한다면 반려동물을 처음 입양 할 때는 영유아가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입학할 때 신입원아 적응기간이 있는 것처럼 적응 기간이 필요하게 된다.
또한 딩펫족에게는 자녀 양육과 유사한 정서적, 물리적 책임도 뒤따른다.
육아휴직을 통해 반려동물이 안정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필요한 돌봄을 받게 된다면 유기 동물도 줄어들 것이고, 반려동물 복지 개선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간다면 현대인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직은 법적기준 등이 모호해서 인간과 반려동물은 생물학적으로 사회적으로 차이가 크므로 동일한 육아휴직 제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
반려동물 입양이나 돌봄을 이유로 제도가 악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모든 직원에게 반려동물 관련 휴가를 제공한다면 기업은 인사관리 운영에 막대한 부담이 된다.
기존 육아휴직과는 별개로, 짧은 기간 동안 반려동물 돌봄을 위한 휴가를 제공하거나 반려동물 돌봄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재택근무 등 유연한 근무 환경을 제고해 봐야 한다.
딩펫족에게 육아휴직을 줄 것인지는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보완이 아직은 필요한 단계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인정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딩펫족이 늘어는 것은 저출산 및 가족 구성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이를 갖지 않는 선택이 늘어나면서 저출산 문제는 가속화되고, 이는 노동 인구 감소와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의 둔화로 이어진다.
또한 고령화 증가와 부양 인구 감소는 복지 부담을 증가시킨다.
결혼과 출산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어가면서 전통적인 가족 개념은 변하고 있고, 세대 간 가치관의 갈등은 더 틈이 생길 것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대하기도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다가 유기하는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변화에 맞춰 법적, 제도적 지원은 마직 많이 부족한 형편이다.
펫푸드, 의료, 서비스 등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계속적으로 성장하지만, 이로 인해 전통적 육아방식이나 교육 시장은 위축될 수가 있다.
아이를 키우는 비용과 비교해 보면 반려동물에 대한 소비는 상대적으로 적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
딩펫족이 등장한 것은 개인의 선택과 가치관의 변화에서 비롯되었다.
이를 비판하기보다는 사회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며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이를 지원하는 정책 또한 마련되어야 한다.
처음에는 낯설고 거부감마저 들었던 딩펫족이 요즘은 트렌드로 이해되는 것처럼 현대 사회의 자연스러운 변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상을 문제로만 보지 말고, 새로운 사회적 기회로 삼는 접근이 필요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