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달력 한 장

by 남궁인숙

소설 마지막 잎새의 작가 오헨리(O. Henry)가 작품 속에서 보여준 감정처럼, 달력을 떼어내는 순간 나의 심정 역시 마지막 낙엽이 떨어지는 장면과 닮은 상징적인 의미를 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달력을 떼어내며 느끼는 아쉬움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감은, 낙엽이 떨어지면서도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과 맞닿아 있다.

오헨리는 떨어지는 잎새를 통해 생명과 희망의 끝자락을 암시하며, 마지막까지 붙어 있는 잎새를 통해 의지와 생존의 힘을 표현하였다.

나는 달력의 마지막 장을 떼어내면서 오헨리의 작품을 떠올렸다.

달력을 떼어내면서 지나간 시간의 아쉬움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을 품어본다.

주인공이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느꼈을 법한 심정빌려서 달력을 떼어낸다.

달력의 마지막 장은 떨어지는 낙엽과 같다. 찰나처럼 스쳐가는 순간들이 쌓여 비로소 한 해가 완성되었다.

떨어지는 '마지막 잎새'처럼, 내가 달력을 떼어내는 순간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애도이자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기대와 다짐을 품는 상징적인 행위다.



해마다 한 해의 마지막 달력을 뜯어내는 순간은 일종의 의식처럼 느껴진다.

한 장 남았던 달력이 사라지는 그 순간,

한 해를 정리하며 스스로를 돌아본다.

떠오르는 생각도 다양하다.

다사다난했음을 회고해 본다.

이 해를 잘 살았는가?

어떤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가?

후회되거나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새해에는 어떤 목표를 세울까?

새로운 시작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들에 감사하다.

앞으로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달력 한 장을 떼어내는 단순한 행동에는

한 해 동안 쌓아온 기억과 시간이 응축되어 있다.

뜯어내는 행위는 단순히 과거를 지나 보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에 대한 다짐과 기대였다.

이 순간 나의 삶에 대해 잠시 멈춰 생각해 본다.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칭찬하거나 ‘더 잘하자’고 다짐하는 시간이다.

달력을 떼어내는 이 순간에도

어느덧 동은 트고, 새로운 한 해가 문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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