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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할수록 사치한다???

by 남궁인숙

가난할수록 소비를 쉽게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소비의 역설로 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일수록 소비를 더 많이 한다는 말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연구와 실제 사례를 보면,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경제학적·심리학적 요인이 결합된 현실이다.

이것은 가난할수록 작은 것에 돈을 쉽게 쓴다는 것을 말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큰 지출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작은 사치, 즉 '스몰 럭셔리(Small Luxury)'에 돈을 쓰는 경향이 다.

자동차나 집처럼 큰 자산을 구매하기는 어렵지만, 당장 손에 닿을 수 있는 작은 물건을 통해서 쉽게 위안을 얻으려는 심리 때문이라고 한다.

물건이 싸다고 느껴지면 두 개씩 사는 내 이야기 같기도 하다......


월급이 적은 직장인 중 겁 없이 12개월 카드 할부로 비싼 명품 제품을 사는 사람이 여기에 속한다.

이런 현상은 소득에 비해 비합리적인 소비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삶의 만족도를 높이려는 생존 방식이라고 한다.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작은 소비는 삶의 고단함을 잠시나마 잊게 한다.

고급 커피 한 잔, 비싼 화장품, 명품 지갑 같은 소소한 지출은 ‘내가 여전히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를 선택한다는 것.

큰 지출은 불가능하지만, 이런 작은 소비를 통해 일상에서 느끼는 결핍을 채우려고 한다.


가난할수록 미래를 장기적으로 계획하기가 어렵다.

불확실한 삶 속에서 사람들은 ‘어차피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오늘이라도 즐기자’는 심리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이런 심리가 과소비를 부추겨 당장의 즐거움을 위해 작은 것에 돈을 쓰게 만든다.

이를 '현재 편향'(Present Bias)이라고 부르는데, 미래보다 현재의 행복을 더 중요시하는 심리적 경향이다.

이러한 소비 패턴은 결국 재정 상태를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작은 사치가 반복되면서 쌓이는 비용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나중에는 기본적인 생활비조차 부족해질 수 있다.

매일 카페에서 커피를 사 마시는 비용이 한 달, 1년 단위로 보면 상당한 금액이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주변 사람들과의 비교로 SNS를 통해서 다른 사람의 화려한 소비를 보고서 닮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소소한 명품 액세서리나 최신 전자기기, 외식 등에 돈을 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소비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현실에 준하는 소비습관이 필요하다.

어디에 돈을 쓰고 있는지 진정으로 필요한 지출과 그렇지 않은 지출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저축을 위한 작은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실천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쉽지 않지만, 돈이 들지 않는 방식으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취미나 활동을 찾아보자.

진정한 사치는 작은 소비에서의 만족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미래를 대비하는 것보다 당장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특히 힘든 현실을 잊기 위해 명품이나 비싼 물건을 구매하는 ‘보복 소비’(Revenge Spending) 현상이 나타난다.

월급이 적거나 불안정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오히려 고가의 브랜드 제품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것은 자기만족과 사회적 인정 욕구다.

주변에 보면 월급이 적은데도 고가의 명품을 사서 할부로 이자까지 내면서 계속적으로 갚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빚이 빚을 낳게 되고,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다.

자산이 적거나 소득이 낮은 사람들은 저축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높은 이자의 대출이나 할부를 이용하며, 가난이 꼬리를 문다.

높은 금리의 신용카드 대출이나 할부구매는 장기적으로는 재정 상태를 더욱 악화시킨다.

‘가난이 가난을 부른다’는 말처럼, 이러한 소비 패턴은 빈곤의 악순환을 만든다.


SNS와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사람들은 끊임없이 타인의 소비 생활을 엿본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도 ‘남들처럼’ 보이기 위해 과소비를 하게 된다.

‘보여주기식 소비’는 가계 재정에 큰 부담을 주면서도 쉽게 멈추기가 어렵다.

이러한 소비의 역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비 습관을 고쳐야 한다.

소득 수준에 맞는 합리적인 소비 계획을 세우고, 저축과 투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한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은 소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현명한 소비를 실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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