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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형이 아닌 진행형이 좋다

by 남궁인숙


요즘 사람들이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완결형보다는 진행형의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책을 읽었다' 대신 '책을 읽고 있다'라는 표현처럼 자연스럽게 현재 진행 상황을 강조하는 느낌을 좋아한다.

이런 트렌드는 점점 퍼져간다.

'왜 이런 표현이 더 인기를 끌고 있을까?'

사람들이 진행형 표현을 더 자주 사용하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사회적, 문화적, 심리적인 다양한 요인들과 관련이 있다.

어쩌면 현재에 집중하고 있는 느낌을 더 생생하게 전달하고 싶어서일지도 모른다.

'나는 공부했다'라는 표현보다는 '나는 공부하고 있다'라고 표현을 하면 지금 그 순간의 상태나 행동이 더 눈앞에 그려지는 느낌이 것이다.

예전에는 하나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 과정 자체가 더 중요시되는 시절이다.

현대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완결된 상태' 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나는 회사를 다녔다.(완결형, 과거의 일) 보다는 나는 회사를 다니고 있다.(진행형, 현재 상태 유지)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유연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완결형은 ‘끝났다’는 의미를 가지지만, 진행형은 앞으로의 가능성을 남기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유연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나는 운동을 했다.(완결형) vs. 나는 운동을 하고 있다.(진행형, 지속적인 습관을 암시)

당신은 어느 쪽을 선택하고 싶은가?



소셜미디어에서는 실시간으로 현재 상태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어'라는 표현처럼 현재의 행동을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런 표현은 ‘지금 이 순간’의 경험을 강조하는 현대인의 생활 방식과 맞물려 있다.

실시간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공유하는 문화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진행형이 더 어울린다.

이렇게 진행형을 사용하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느낌을 주고,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특히 성취와 목표를 강조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지속적으로 노력 중인 존재로 인식하게 해 준다.


'되어가는 과정 속에 있다'라는 말은 진행형의 느낌을 잘 담고 있다.

지금 뭔가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계속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는 중이라는 뉘앙스를 지닌다.

'나는 어른이 되었다'라는 말 대신 '나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라고 하면, 그 과정이 아직 끝나지 않고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게 된다.

이런 표현이 요즘 사람들의 삶이나 사고방식과 더 잘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어린이집에서는 24년 표준교육과정이 개정되면서 '되어가는 과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학습과 성장은 단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변화와 발전을 거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점진적인 변화와 성장을 포함하는 과정이고, 학습자는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계속해서 발전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교육과정을 개편하면서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굳이 사용한 이유는, 교육은 단순한 ‘완성’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요즘 사람들이 완결형 대신 진행형을 많이 쓰는 이유는 현대 사회의 변화하는 가치관, 실시간 소통 방식,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적응, 그리고 심리적 안정감을 원하는 경향이라고 본다.

'.. 가 끝났다' 보다는 '.. 하고 있다'라는 표현이 더욱 현대적인 삶의 방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완결형이 아닌 진행형이 좋다'라는 표현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관점이므로 어떤 일의 완료된 상태보다는 그 일이 진행되는 과정이나 지속적인 발전을 더 가치 있게 여긴다는 의미가 된다.

목표 달성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의 경험과 배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이러한 관점은 오늘날 개인의 성장이나 팀의 발전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과정에 집중함으로써 더 깊은 이해와 지속적인 개선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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