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강의시간에 칼 융의 분석심리학 부분을 베트남에서 유학온 여학생이 발표를 하였다.
그녀는 본인의 실제사례를 통해, K - POP 스타, 방탄소년단의 'Love Myself'라는 제목의 음악을 들려주었다.
그녀가 한국에 유학 와서 이렇게 대학원에 입학하여 공부를 하게 된 계기가 바로 '방탄소년단(BTS)'의 칼 융의 분석심리학을 접목한 음악 덕분이었다고 하였다.
"처음엔 그저 멜로디가 좋아서 듣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가사 하나하나를 들으면서 마치 제 내면의 그림자를 들여다보는 것 같았어요."
"BTS의 노래가사에서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제 무의식을 깨우는 말이었어요. 그리고 그때 처음 심리학자 칼 융의 분석심리학을 알게 되었죠."라고 말했다.
그녀는 칼 융이 말한 '자기(Self)'의 개념, 그리고 '그림자(Shadow)'를 BTS의 음악과 연결 지어 설명했다.
"Love Myself는 단지 자기애가 아니라, 억압되어 있던 나의 어두운 면, 상처 입은 자아까지도 포용하고 이해하자는 메시지로 느껴졌어요.
칼 융이 말한 '자기실현(self-realization)'으로 가는 길을 저는 음악을 들으면서 결심하게 되었어요"라고 말하며 슬라이드에 두 개의 문구를 띄워 보여 주었다.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
“I’ll show you what I got.
두렵진 않아, 그건 내 존재니까”
그녀의 발표는 단순한 이론 설명을 넘어, 분석심리학이 어떻게 한 사람의 삶에 의미 있게 작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진정성 있는 시간이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도 어렵게만 느껴졌던 칼 융의 분석심리학을 그녀의 발표로 인해 재미있게 공부하연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학생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갖게 되었고, 어떤 학생은 조용히 방탄소년단의 노래 제목을 메모장에 적기도 했다.
그녀는 발표를 이어가며 자신이 BTS의 음악을 통해 처음 마주한 ‘그림자(Shadow)’의 개념에 대해 설명했다.
“저는 한동안 삶이 힘들었어요.
자존감도 낮았고 하고자 하는 의욕도 없었습니다.
늘 밝고 활발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았어요.
마음속엔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 두려움, 분노 같은 감정들이 억눌려 있었죠.
칼 융은 그런 감정을 '그림자'라고 불렀어요.
저는 그걸 외면한 채 살아왔는데, BTS의 가사와 음악으로 제 그림자를 정면으로 신기하게 마주하게 되었어요."
그녀는 방탄소년단의 노래로 위로받고 용기 낼 수 있었고, 이렇게 다시 공부하면서 친구들과 학교에 와서 재미있게 지낼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Love myself, love myself
내가 싫었던 날들이여 다 안녕
거울 속의 나에게 대답해
너는 충분히 아름다워"
방탄소년단(BTS)의 노래를 잘 들어보면, 칼 융의 분석심리학 이론을 자주 마주할 수 있다.
‘Fake Love’와 ‘Black Swan’ ‘Persona'같은 곡이 있다.
‘Fake Love’는 진짜 나를 잃어버리고 사랑을 위해 가짜의 나를 연기하는 모습을 이야기한다.
‘Black Swan’은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을 고백하고 있다.
‘페르소나(Persona)'는 '페르소나’와 ‘자기(Self)’의 긴장관계를 설명하는 것들로,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과 내면의 고민을 담고 있다.
'페르소나'는 개인이 사회적 역할이나 상황에 따라 외부에 보이는 가면 또는 모습으로, 칼 융의 분석심리학에서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그녀는 칼 융의 이론을 이해하면서, 그녀 안에 있던 불안과 혼란이 단순히 나약해서가 아니라, 내면의 자아가 진짜 자신을 찾아가려는 과정임을 깨달았다고 하였다.
그래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자기감정과 마주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빛을 보려면 먼저 어둠을 들여다봐야 한다'라고 칼 융이 말했던 것처럼, BTS는 그녀에게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용기를 줬고, 분석심리학은 그 어둠에서 길을 찾게 해 주었다고 했다.
그러자 한 학생이 손을 들고 물었다.
“BTS의 음악이 칼 융의 개념 중 ‘자기(Self)’나 ‘개성화(Individuation)’와 어떻게 연결된다고 생각하세요?”
그녀는 ‘Love Myself’는 단순하게 자존감 회복을 넘어서, 내 안의 상처받은 나, 사회가 만든 나, 그리고 진짜 나를 구분하고 통합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칼 융의 개성화는 ‘자기’와의 통합이 핵심이고, BTS의 메시지는 바로 그 개성화 과정, 즉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과정을 말해주었다고 설명하였다.
그녀의 진정성 있는 발표를 듣던 학생들에게 깊은 울림을 느꼈고, 그녀의 발표는 단순한 학문적 발표를 넘어 하나의 인간적인 이야기로 남겼다.
그녀의 발표가 끝나고 나는 융의 분석심리학이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를 아주 잘 보여준 그녀의 사례발표를 칭찬하였다.
특히 대중문화와 연결시킨 시도가 신선하였고, 많은 학생들에게 의미 있게 다가갔을 것이라고 말하며 , 그녀를 위해 큰 박수를 보냈다.
음악과 심리학, 그리고 개인의 진솔한 이야기가 만나 강의실의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발표가 끝나자 유일하게 수강신청했던 한국인 학생이 내게 다가와 말했다.
"교수님! 저는 깜짝 놀랐어요. 저렇게 외국인이 한국어로 분석심리학을 잘 이해하고, 발표하는 것을 보니 제가 부끄럽네요."라고 말했다.
나는 BTS가 단순한 아이돌이 아니라, 한 사람의 내면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상담 시 음악이나 문화 콘텐츠는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언어와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
BTS처럼 개인의 삶에 영향을 준 음악을 함께 탐색하는 것은 상담관계에서 신뢰를 높이고, 자기 이해를 촉진하는 좋은 방법이다.
학생들은 발표가 끝난 후에도 'Love Myself' 가사를 찾아보며 서로의 생각을 나눴고, 어떤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심리학적으로 해석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서 글을 쓰면서 AI스피커에게 방탄소년단의 'Love Myself'를 틀어달라고 부탁했다.
반복해서 이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쓰고 있다.
칼 융을 소환하는 의식이었다.
자아(ego)는 내가 의식하는 나,
Self는 자아를 포함한 무의식까지 아우르는 더 큰 '나'였다.
칼 융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Self'를 찾아가는 과정, 개성화'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Self는 내 안에 있는 ‘온전한 나’, 나답게 살도록 이끄는 내면의 중심,
나는 아직도.......
Self를 찾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