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하는 마음

by 남궁인숙

봄꽃잎이 휩쓸고 간 봄비 덕분에 내 차는 흡사 봄의 화폭처럼 얼룩져 있었다.

벚꽃잎인지 진달래인지 모를 꽃잎 자국들이 유리창에 눌어붙고,

빗물은 흙먼지를 녹여 차체를 얼룩덜룩 마치 요즘 유행하는 물방울무늬처럼 만들어 놓았다.

물줄기를 뿜어내는 순간, 마치 시간도 씻겨 나가는 기분이었다.

겨우내 쌓인 묵은 먼지처럼,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있던 피로와 잡념도 함께 씻겨 내려간다.

손에 쥔 스펀지가 미끄러지며 차체를 훑을 때마다, 그 반짝임 속에 나의 일상도 조금은 정갈해지는 느낌이다.


사나운 봄비가 남기고 간 흔적을 지워내며 드는 생각은, '자연은 흔적을 남기고, 우리는 그것을 닦아내며 살아간다'였다.

그 흔적이 귀찮게 느껴질지라도, 그 속엔 계절이 지나간 증거와 지나온 시간들이 빼곡히 묻어 있었다.

오늘의 세차는 봄의 끝자락을 닦아낸 의식이자, 새 계절을 맞이하는 마음가짐의 정돈이었다.

다시 맑아진 유리창 너머로, 또 하나의 계절이 손짓하고 있었다.


세차를 하면 마치 마음까지 맑아진다.
더러웠던 차창을 닦고, 반짝이는 차체를 보면서 그동안 묵혀뒀던 피로와 어지러운 감정들까지 씻겨 나간다.

물이 튀고, 거품이 흐를수록 하나하나 허물 벗듯 감정들이 정돈되어 가라앉는다.
일상의 묵은 먼지들을 털어내고, 나 자신을 돌보는 소소한 의식이다.

어쩌면 세차는 단순히 차를 닦는 게 아니라, 삶을 다시 정비하고,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작은 리셋 버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지막에 반짝이는 차 안에 앉아 시동을 걸면, 작은 성취감과 상쾌함, 누군가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야 할 것만 다.


혹시 오늘 당신도 세차하셨어요?
그렇다면 당신의 하루도 맑게 반짝이겠네요.





봄을 닮은 당신에게



오늘, 세차를 했어요.

봄비에 씻긴 꽃잎 자국들이

유리창에 조용히 눌어붙어 있었죠.

벚꽃이었을까요? 진달래였을까요?


물줄기를 뿜어내며

차를 닦는 내내,

왠지 모르게 마음도 함께

맑아지는 기분이었어요.


누군가 지나간 흔적을 지우는 일,

그건 계절을 보내는 의식 같기도 했어요.

다시 투명해진 창 너머로

또 다른 계절이 손짓합니다.


당신의 하루도 반짝이길 바라며,

이 봄의 끝자락에서,

나의 작은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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