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과 바르바파파의 교훈

by 남궁인숙

“괜찮단다. 나도 두려울 때가 많단다.”



어제 카톨릭 평화 방송을 듣다 알게 된 사실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솜사탕을 ‘바르바파파(Barbe à papa)’라고 부른다.
이 표현은 문자 그대로 ‘아빠의 수염’이라는 뜻으로, 하얗고 부드러운 솜사탕이 마치 아버지의 수염처럼 보인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Papa Francesco, Pope Francis)’에서 ‘파파(Papa)’는 가톨릭에서 교황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라틴어 ‘papa’에서 유래)다.
즉, 프랑스어 ‘바르바파파’의 ‘파파’는 ‘아빠’이고, 교황의 ‘파파’는 ‘아버지(성부)’ 혹은 ‘교황’이라는 공식 호칭이지만, 어원적으로는 모두 ‘아버지’라는 뜻을 공유한다.

카톨릭 방송답게 최근에는 주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선종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다뤄지고 있다.

바르바파파와 교황(파파) 모두 ‘아버지’라는 상징을 통해 따뜻함, 보호, 권위 등 다양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바르바파파는 동화적이고 친근한 문화의 상징이고, 교황의 ‘파파’는 종교적 엄숙성과 리더십의 상징이다.
이처럼 단어 하나만으로도 문화적 맥락과 상징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그리고 언어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라디오 아나운서가 이렇게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만큼 친근하게 알려져서, 저는 그분을 생각하면 바르바파파가 떠오릅니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잠시 의아했으나, 아나운서는 곧 그 이유를 설명했다.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미소, 그리고 사람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모습이 꼭 바르바파파처럼 따뜻하거든요.”

실제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통적 권위보다는 소박함과 친근함, 그리고 약자를 향한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세계인의 존경을 받아왔다.

바르바파파가 아이들에게 기쁨과 달콤함을 선사하듯, 교황 역시 자신의 존재로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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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 아이가 교황을 만날 기회를 얻었다.
그 아이는 쑥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교황님, 저는 프랑스에서 온 소년이에요. 저희는 솜사탕을 ‘바르바파파’라고 불러요.

저희 엄마는 바르바파파가 언제나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준다고 해요. 교황님도 그런 분 같아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고맙구나. 나도 너희에게 부드럽고 달콤한 마음, 그리고 힘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단다.”

그 순간, 아이와 교황, 그리고 이 이야기를 들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는 바르바파파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온기가 번져갔다.
교황의 친근한 리더십은 먼 바티칸에서부터 솜사탕을 파는 프랑스의 거리까지, 모두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어주었다.

이 이야기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따뜻함과 바르바파파의 온기를 언어적 유희와 문화적 상징을 통해, 섬김의 리더십과 인간적 따스함의 의미를 쉽고 감동적으로 전달한다.


프랑스 거리의 한복판을 걷다 보면, 유난히 아이들의 환호성이 크게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분홍빛 솜사탕 기계 앞이다.
하얗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솜사탕.
그 모습을 볼 때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떠오른다고, 아나운서는 클로징 멘트를 남겼다.
그 이유를 누가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수 있다고 한다.

세상은 때때로 너무 단단하고, 차갑고, 높아서 닿기 어려운 곳처럼 느껴진다.
특히 ‘교황’이라 하면, 검은 망토를 두른 권위적인 어른, 혹은 멀리서만 볼 수 있는 성직자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달랐다.
그는 바르바파파처럼 스스럼없이 군중 속으로 들어갔다.

장애인 소년을 안고, 난민 어린이의 손을 잡았다.
누군가 “교황님, 배가 고파요.” 하면 망설임 없이 식탁을 나눴고,
“교황님, 저는 용기가 없어요.” 하면 “괜찮단다. 나도 두려울 때가 많단다.”라며 등을 두드렸다.

아나운서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르바파파를 닮았다”라고 말한 건, 세상에 단맛이 필요할 때 솜사탕을 찾듯 따뜻한 품이 필요할 때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떠올리게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버지란 그런 존재다.
달콤한 위로도, 쓸쓸할 때 곁을 내어주는 묵직한 등도, 실은 모두 인생의 ‘바르바파파’다.
교황 프란치스코 파파는 솜사탕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싼다.

나는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미소 지었다.
문득, 바르바파파가 혀끝에서 사르르 녹던 그 시절을 떠올린다.
달콤함이란, 어쩌면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에게 내미는 작은 손길,

따뜻한 눈빛 속에 숨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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