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마음을 정리하고, 자신을 돌보는 강력한 도구다.'
하루의 끝에 조용히 자신과 마주 앉아 펜을 들면, 어지러운 생각들이 글로 질서를 찾고,
이름 붙이지 못한 감정들이 조심스럽게 얼굴을 드러낸다.
이러한 '기록의 힘'은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기를 쓰면서 나는 '감정의 배출구'를 마련한다.
속상함, 분노, 불안과 같은 감정을 종이에 쏟아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심리학자인 James W. Pennebaker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글쓰기는 스트레스 해소, 우울·불안 증상 감소, 심지어 면역 기능 강화까지 돕는다'라고 말한다.
일기는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는 가장 일상적인 방법이다.
매일 반복되는 삶 속에서 어떤 상황에 내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적어보면,
무의식적인 감정과 행동의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일기 쓰기를 통해,
자기 이해가 깊어지고, 변화와 성장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글로 적힌 경험들은 시간이 지나며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과거의 일기를 다시 읽어보면, 힘들었던 시절을 이겨낸 자신을 확인하고, 마치 간증노트처럼 성장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기 효능감'과 '긍정적 자기 인식'에 도움이 된다.
일기를 쓰는 순간, 오롯이 현재에 집중하게 된다.
하루의 경험을 떠올리고, 정리하는 과정은 마음 챙김과 유사하다.
'작은 기쁨, 감사의 순간, 놓치기 쉬운 감정'까지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삶의 만족감이 높아진다.
일기 쓰기는 전문적인 심리치료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자기 돌봄의 방법'이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마주하고 기록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스스로를 이해하며 위로하는 힘을 얻게 된다.
하루 10분만,
펜과 종이만 있다면,
오늘의 마음도 충분히 치유될 수 있다.
며칠 전, 연세가 지긋하신 '신경정신과' 행정 담당 병원장님을 만날 기회가 있어서 잠깐 대화를 나눴다.
그분은
“요즘 신경정신과는 전국적으로 환자 수가 계속 늘고 있어요. 나는 이 나이에도 행정을 맡아 달라고 병원에서 오라는 곳이 많답니다. 대부분 병원은 거의 ‘대기 상태’입니다.”
라고 말했다.
그와의 짧은 대화가 하루 종일 마음에 남았다.
몸도 마음도 지쳐 아픈 이는, 막연히 순서가 오기를 기다리는 그 기다림조차 힘이 들 텐데,.....
대기 상태에서 아픈 사람들은 얼마나 더 소리 없이 무너지고 있을까?.
우리는 매일 바쁘게 살면서도, 어딘가 가만히 앉아 '숨을 고를 틈'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현실은 그것조차 쉽지 않다.
그래서 일기를 써야 한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닌,
그저 자신을 위한 고백이 필요하다.
흘러넘치는 감정들을 받아 적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가벼워진다.
어떤 날은 아무 말 없이 한 줄만 쓴다.
“오늘은 그냥 견뎠다.”
그 짧은 문장이 의외로 큰 위로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일기는 자신의 작은 병실이 된다.
세상과 잠시 '거리 두기'를 하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조용한 공간'이 된다.
말하지 못한 감정들,
어지러운 생각들,
그 모든 것을 가만히 적어 내려갈 수 있는
단 하나의 '안전지대'가 바로 '일기'라는 플랫폼이다.
신경정신과의 대기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나, 병원에 가서도 쉽게 상담은 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우리가 시작할 수 있는 '치유의 방법'은 바로 '일기 쓰기'다.
그 단순한 행위가 오은영 박사의 처방보다도 더 강력하게 당신의 지친 마음을 조금씩 일으켜 세울 것이다.
혹시 지금 당신도 '마음의 대기실'에 앉아 있다면,
펜을 들어보자.
당신의 이야기를 가장 먼저 기다려주는 건, 바로 당신 '자신'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