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은 중등교육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손절을 잘 해내려면 자존감은 무조건 높아야 한다. 은근히 나를 비하하거나 깎아내리는 친구가 있다면 '손절'해야 하고, 남들이 아무리 좋다 해도 자신과 맞지 않다면 과감하게 그 직업과 '손절'해야 한다. 자신의 성장을 저해하는 나쁜 습관이 있다면 곧바로 '손절'해야 한다. 머리로는 '손절해야지'라고 다짐하면서 그게 쉽지 않다면 당신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어차피 지금 혼자서 이 글을 읽을 테니 스스로에게 거짓말하지 말고 한번 돌아보자.
1. 타인의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관점을 자기 자신에게 둔다. 반면에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타인의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타인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기 때문에 평가를 받을 때마다 감정이 롤러코스터처럼 소용돌이친다.
'너 좀 살찐 것 같아'라는 말에 하루 종일 신경 쓰이며 갑자기 다이어트를 선언하며 굶기도 한다. '너 좀 마른 것 같아'라는 말에 갑자기 닭가슴살을 먹으며 헬스장에 등록한다. 당신이 살이 쪘다, 말랐다는 기준은 누가 정한 것인가? 키가 크다, 작다의 기준은? 그 기준은 오직 자신만이 정하는 것이지 타인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나의 내담자 중에서도 외모에 대한 강박이나 다이어트와 관련된 스트레스로 상담하는 분이 꽤 있다. 하나같이 자신의 외모가 마음에 안 들고 살이 쪄서 고민이라고 한다. 만나기 전까지는 어마어마한 비만인 사람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막상 만나면 모두 표준 체중이었다.
고민의 내용만 들었을 때는 정말 당장 살을 안 빼면 건강에 지장이 갈만한 비만인일 것 같았는데 표준 혹은 살짝 과체중인 것을 보고 알았다. 다들 미디어에 노출된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이미지에 따라가려고 하는구나. 그럴 때마다 나는 항상 이런 말들을 해준다.
'그들은 외모로 돈을 벌고 먹고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외모로 먹고사는 게 아니고 직업이 따로 있는데 외모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다른 가치에 소홀하지 않을까요?'
자신이 누군가의 평가에 예민하다고 생각이 든다면 그냥 귀를 닫아버려라. 물론 직장에서의 성과나 피드백은 걸러들을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뚜렷한 정답이 없는 외모나 성격, 가치관에 관한 평가를 듣게 된다면 스스로의 평점심을 유지하고 그런 평가를 하는 사람들에게 똑바로 이야기해라. '그런 평가하는 말들은 사실 무례한 거예요. 요즘 세상에 누가 그런 말을 하나요?'
맞대응할 자신이 없다면 그들과 잠시 거리두기를 하며 평가에 반응하지 않는 연습을 스스로 할 필요가 있다. 당신의 자존감을 올리고 싶다면 말이다.
2. 자기 주관이 딱히 없다
'저는 좀 귀가 얇은 편인 것 같아요, ' , '이것도 좋아 보이고 저것도 좋아 보여요'
자기 주관이 없다는 건 얼마나 위험한 것일까? 위의 '타인의 평가에 예민하다'와 연결되는 내용이다. 타인의 평가에 예민해지지 않으려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어떤 상황이 불편한지 명확하게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다. 이걸 우리는 '가치관'이라고 부른다.
여전히 자신의 가치관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학창 시절 가치관이 성립되어 있어야 하나,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상위권 대학에 가기 위해 노력하고 취업에 용이한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나머지 자신의 가치관을 명확히 설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놓친다.
그렇게 사회에 진출해서 모두가 헤맨다. 자기 주관이 없는 사람은 지도 없이 망망대해를 끊임없이 떠돌아다니는 초라한 배 한 척이 된 것과 다름없다. 평생 일을 해야 하는데 자신과 맞지 않는 업무를 하며 매달 월급날만 바라보고 '먹고살아야 하니까 일하는 거지 뭐'하면서 신세한탄을 한다. 적당히 살아갈 수는 있겠으나 자신의 적성을 묵인한 채 그저 주어진 일만 하다 정년퇴직을 하게 되면 그때 막막함과 허탈함을 어떻게 감당해 낼 수 있을까?
'적당히 키도 크고 외모도 준수하고 돈도 잘 버는 사람이면 만나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배우자를 고른다. 그런 조건들은 막연하게 '남들도 다 선호하니까' 자신도 그런 조건의 사람을 만나면 행복할 것이라고 착각한다.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사람과 결혼한다면 아마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이혼을 선언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9번째로 이혼율이 높은 나라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조건에만 이끌려 단순하게 배우자를 선택하는지 알 수 있는 통계치이다.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 사람과 결혼했다면 이렇게 쉽게 이혼이라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며 혼인서약을 했는데도 말이다.
자신의 가치관을 이제 와서 정립한다는 게 좀 쑥스럽고 민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생각보다 당신의 인생은 길다. 매우.
3. 남들 눈치를 많이 본다.
유튜브에서 재밌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연애'라는 웹드라마였다. 여자 주인공은 전형적으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다. 그녀는 항상 남자 친구가 좋아하는 음식만 먹으러 갔고, 남자 친구의 일정에 자신의 일정을 끼워 맞췄다. 이 사실만 봤을 때 그녀는 꽤나 배려심 넘치는 사랑스러운 여자 친구이다.
하지만 남자 친구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신의 의견은 항상 내세우지 않고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 먹자!'라고 이야기하고, '자기가 좋으면 난 다 좋아', '나는 괜찮아 자기 시간에 맞출게.' '아 미안, 자기 이렇게 하면 싫어하지...' 이런 말들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상대방에게 다 맞춰주려 하고 상대방의 눈치를 시도 때도 없이 본다. 무엇보다 그렇게 하면서 그에게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 '나 사랑하는 거 맞지?'
그 남자 주인공의 대사는 이러했다. '내 여자 친구 착하긴 착한데... 아 좀 그래....'
사람들은 항상 착각한다. 그 사람에게 120% 맞춰주고 헌신하면 나를 좋아해 줄 것이라고. 하지만 사람은 꽤나 간사하다. 자신에게 헌신하고 자신의 눈치를 보고 온전히 맞춰주는 사람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주장하고 취향을 정확히 얘기하는 사람을 훨씬 매력적으로 생각한다.
잔인하지만 쉽게 말하자면 자신이 함부로 대할 수 있겠다 싶은 사람에겐 매력을 못 느끼고 자신이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그러니 더 이상 남의 눈치를 보지 말고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지 말자. 당신이 기대하는 반응은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취하자. 그게 당신의 자존감을 지키는 방법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