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옆집
옆집은 두 곳이다. 나는 양옆에 옆집이 있다. 복도 끝에 있는 집을 피해서 입주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잘못 들어갔던 옆집은 하나이다. -잠깐이라도 비밀번호가 같은 집이 세 곳인 경우는 상상하지 말자.
옆집에 사람이 오더라도 왼쪽 집인지 오른쪽 집인지 알 수가 없다. 그간 생활하면서 옆집에서 들리는 소리의 종류는 알 수 있었지만 소리의 내용도, 소리의 방향도 알 수 없었다. -벽은 제 나름대로 입주민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애쓰고 있었다.
찌개 냄새가 난다. 옆집이 요리를 하나 보다.
그러고 보면 무단침입한 건 나인데, 알 수 없는 피해의식을 느끼게 했던 옆집. 묘한 일이다. 문득 옆집이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옆집의 기척에 새삼 민을 추억하고 있으니.
민의 전화번호를 나의 비밀번호로 바꾼 것은 잘한 걸까. 요즘 들어 더욱 그런 생각을 했었다. 비밀번호를 누르면서 하루 한 번이라도 민을 떠올리고 싶었지만 일상은 종종, 아니 번번이 어림없다고 코웃음을 쳤었다.
-옆집이 침입(?)의 흔적을 눈치채고 비밀번호를 바꿨는지는 알 수 없다. 역으로 옆집에게 침입당할 가능성이 있지만, 내 비밀번호는 여전히 민의 전화번호다.
배경 음악♪ 후, 오락실 http://youtu.be/jvWKHzPr_o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