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호-여행, 여행, 여행
비행기를 타 본 적 없는 민은 버스 멀미도 심하다고 했다. 그녀가 자주 다니는 곳은 다 집 근처에 있다고 했다.
그런 그녀가 유학을 간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여러 이유로 깜짝 놀랐다. 왜 그렇게 멀리 가는 걸까. 어째서 민인가. 아니 어째서 내 마음을 말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가 버리는 걸까.
민은 나에게 이 말을 하는 게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
서운했다. 서운한 만큼 민을 잊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물리적으로 멀어진 상황에서 심리적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지금은 그때와 다른 생각을 해 본다. 어쩌면 민도 감정을 확인해 보고 싶었던 건 아닐까. 친구로 좋은 건지, 멀리서도 잊혀지지 않는 건지.
아니 어쩌면 나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건 아닐까. 정말 그냥 친구일 뿐이었던 건지. 아니면 자꾸만 생각나고 그리워서 보고 싶어지는 사람인 건지.
가끔 캐리어를 끌고 가는 사람을 보면 민이 생각난다.
드르르르륵.
뒷모습은 모두 민이다. 한참을 물끄러미 보게 된다. 지금처럼...어, 어, 어?
어, 진짜 민이다!
푸디토리움 - Viajante: http://youtu.be/cOzXg8h4EN0
(급전개 죄송합니다.... 등장인물 두 명으로 끌고 가는 것도 죄송합니다. 아직 이야기를 꾸리기가 어렵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