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승자이기를
비 내리는 6월의 밤 가능한 헛소리
꾸준히 당신에게 연락하는 남자에게
한 번도 답하지 않았다고 승리에 취하지 말 것.
남자는 당신이 생각날 때 연락하지만
당신은 울리지 않은 메시지 창을
멍하니 바라볼지도 모를 일.
사랑은 대결이 아니지만
굳이 승패를 따지자면 승자는
더 많이 사랑한 사람
원 없이 사랑한 사람.
손해라도 볼까 봐 마음을, 체력을 아낀 사람이
어떻게 승자가 될 수 있을까.
당신은 모르는 저 먼 곳까지 달려간 사람이,
혼자 돌아오는 길에 얼마나 다리를 절뚝였는지
숨길 마음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패자일까.
비가 오면 뼈마디가 시큰하다는 사람처럼
꺼낼 볼 때마다 당신을 아프게 할 러브스토리가
서랍 속에 접혀 있기를.
당신이 승자이기를
더 많이 사랑했기를
여전한 그리움과 원망을 숨길 마음도 없기를
오늘 같은 밤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