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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피쉬 Dec 08. 2022

기다림의 끝에 실망한 적이 있었나?

밥 먹다가 생기는 흔한 일

밥상 분위기 왜 이래?

밥 먹을 때 행복하지 않아?

엄마가 시비 걸듯 묻는다.

여섯 살 막내는 자리에 앉으라는 말에

아랑곳없이 거실을 뛰어다니고

여덟 살 쌍둥이는  세상 지루하다는 표정으로

밥을 넘기는 중이다.


손으로 밥 만지지 말라고.

이제 아가 아니잖아.

여덟 살은 그러면 안 돼.

(아, 진짜 밥상 분위기 어쩔 건데)


만지지 말라니까...


엄마는 고민한다.

여덟 살은 손으로 밥을 조물딱 거려선 안 되는 거잖아?

아닌가?

엄마가  이 정도 요구는 할 수 있지 않나?

마땅히 가르쳐야 하지 않나?

아닌가??


밥상 분위기 험해서 안 되겠다.

엄마 이제 그 말 안 할래.

안 하는 게 좋겠지?

만지지 말라는 말, 안 할게. 약속.

3학년까지 기다려볼게.

그땐 뭐든 더 쉬울 거야.

밥 먹을 땐 즐거워야지.

자, 먹어!





메리 올리버가 물었어.

"기다림 끝에 실망한 적이 있었나?"


기다림?

아, 기다림.

없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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