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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낙서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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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피쉬 Feb 13. 2020

살아봐야 아는 그런 것들

제가 이사했거든요..

집을 구하는 데 드는 어마어마한 비용에도 불구하고

집을 구경할 때 소요되는 시간은

생각만큼 길지 않다.

전셋집일 경우엔 더욱이나.

곰팡이가 핀 곳은 없는지

물은 힘차게 잘 나오는지 수도꼭지 한번 돌려본다.

이전 사람들이 집을 깨끗하게 썼나

재빨리 훑어본다.

그뿐이지 않나.


이만하면 됐다 결정하고 들어와

살다 보면

알게 되는 사소한 결함들,

짧게 미간을 찌푸리게 만들거

일상의 에피소드를  하는 특이사항들이 있다.


일테면 이번 나의 전셋집의

붙박이 화장대 전등 스위치가 그러하다.

터치식이 아니라 똑딱 눌러야 하는 스위치는

그래도 명색이 스위치인데

세차게 누르지 않으면 불이 켜지지 않는다.

뒤통수 들어가고 궁둥이 튀어나오게 눌렀는데도

깜깜무소식이다.

다시 원위치시킨 다음

게(오타 아님) 눌러줘야,

이 정도면 되겠지 방심 말고 끝까지 밀어줘야 

불이 들어온다, 그제야 환하게.


스위치가 아니라 줄을 잡아당기는 기분이다.

설마 스위치 안에 줄이 연결된 건 아니겠지?

그러니까 줄이 벽을 타고 전등으로 연결되어 있어

똑딱, 내가 1센티 정도 잡 당기는 원리인가.

(그렇다면 세게 눌러줘야...)


문과생인 나를 바보로 만들고야 마는

어쩐지 드물 것 같지 않은

이번 집의 결함,

살아보지 않으면 어찌 알 수 있겠나.


미리 알았더라 하더라도

선택을 저어하게 만들진 않았을,

흥미롭고도 심상한

이번 집의 개구진 표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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