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피쉬에 흠뻑 반한 나는
빅피쉬로 살겠다고 다짐했단다
위대한 거짓말쟁이가 되겠다고
소설 쓰고 자빠졌네 소리를 듣고 말겠다고
새벽녘 안개가 자욱한 강물 속을
비밀스럽게 헤엄치는 빅피쉬가 될 거라고
동서남북 어딜 보나 수선화로 가득한 들판에서
헤엄치는 빅피쉬가 될 거라고
그 향기에 취해
한 번쯤 별빛 사이를 헤엄쳐볼 거라고
응, 난 그 환상이 보여
그 환상이 보여
네가 엿볼 수 있는 내 삶은
네가 엿들은 내 인생은
진짜야
가짜야
진짜야
가짜야
진짜라서 아름다운 것도
가짜라서 무의미한 것도
아냐
낡은 욕조에서 생을 마감하면 어때
그게 마지막이라고 누가 그래
내 눈이 널 가득 담고 있잖아
마지막 숨을 아껴 너를 조금만 더 오래-
마침내
자유를 찾은 내 육신이
강물로 뛰어드는 걸 너도 보았니
난 이제 어디든 갈 수 있어
네가 허락한다면
매일 밤 네 꿈속을 방문할게
고단한 네가 낮은 신음을 뱉을 때
자장가를 불러줄게
네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나는 알고 있어
긴 밤이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들려줄게
맞아 네가 수없이 들은 그 거짓말
지겹더라도 더 들어봐
우리의 삶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단다
조금 더 들어봐
보이니
그 환상이 보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