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소풍 가면 보물찾기 하나
나 국민학교 다닐 적에
소풍 가면 언제나
전교생 보물찾기 타임이 있었다
엄마가 싸준 김밥 다 먹고 나서
슬슬
기대했던 소풍이 지루해지고
집에 가고 싶단 생각이 밀려올 쯤이면
보물 찾기가 시작됐다
어린 시절 나는
(지금과 달리) 그럭저럭 똑순이였는데
그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놈의 보물 찾는 건
왜 그리도 어렵던지
마흔을 앞두고 묻는다
결국 보물을 찾는 사람은 누구인가
눈이 좋은 사람인가
부지런한 사람인가
간절한 사람인가
김밥은 안 먹고
선생님의 뒤를 열심히 캔 사람인가
자야 될 시간에 쉰소리를 늘어놓는
진짜 이유는
누가 혹시라도 내게 물어볼까 봐서다
왜 살아
툭,
대뜸
길 가다 물어볼까 봐
아직 보물찾기 시간이 끝난 것 같진 않아서
좀 더 찾아보는 거지
뭘 찾게 될지도 모르니까
보물을 찾은 사람은 분명 얼마 안 됐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 손에
공책 한 권 정도는 모두 들려있었다
소풍 중간에 일어서지만 않는다면
받게 되는
더 살다 보면
더 찾다 보면
멈추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받게 될
내 손에 들려있을 그것이
궁금해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