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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피쉬 Aug 31. 2020

보물찾기

미리 쓰는 답

요즘도 소풍 가면 보물찾기 하나

나 국민학교 다닐 적에

소풍 가면 언제나

전교생 보물찾기 타임이 있었다

엄마가 싸준 김밥 다 먹고 나

슬슬

기대했던 소풍이 지루해지고

집에 가고  싶단 생각이 밀려올 쯤이면

보물 찾기가 시작됐다



어린 시절 나는

(지금과 달리) 럭저럭 똑순이였는데

그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놈의 보물 찾는 건

그리도 어렵던지

마흔을 앞두고 묻는다

결국 보물을 찾는 사람은 누구인가

눈이 좋은 사람인가

부지런한 사람인가

간절한 사람인가

김밥은 안 먹고

선생님의 뒤를 열심히 캔 사람인가



자야 될 시간에 쉰소리를 늘어놓는

진짜 이유는

누가 혹시라도 내게 물어볼까 봐서다

왜 살아

툭,

대뜸

길 가다 물어볼까 봐



아직 보물찾기 시간이 끝난 것 같진 않아서

좀 더 찾아보는 거지 

뭘 찾게 될지도 모르니까



보물을 찾은 사람은 분명 얼마 안 됐는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 손

공책 한 권 정도는 모두 들려있었

소풍 중간에 일어서지만 않는다면

받게 되는



더 살다 보면

더 찾다 보면

멈추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받게 될

내 손에 들려있을 그것이

궁금해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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