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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동미 Dec 04. 2019

'도서관 메이트'에서 '쓰기 메이트'까지

구보라와 배동미는 8년 차 도서관 메이트이다. 끝없는 레포트 쓰기, 지난한 논문 작성, 탈출구 없어 보이는 취업 준비를 함께했다. 두 사람은 대학도서관에서 만나 좋은 글을 나눠 읽고 각자의 글을 썼지만 글을 같이 써본 적은 거의 없다.


배동미는 평소 물어본 적도 없는 영화 이야기를 했고, 구보라는 계속해서 안 본 영화 이야기를 들었다.(두 사람은 영상이론 전공이다) 구보라는 자신에게 늘어놓는 말을 블로그에 쓰라고 했지만, 배동미는 움직이지 않았다. 돈을 받는 외부 기고만 썼다. 구보라는 반대로 배동미가 읽지 않은 책 이야기만 했다. 구보라는 어느새 영화보다 책을 이야기하는 날들이 많았다


기사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던 구보라는 회사에서 겪는 괴로움을 글로 풀어내기 시작하더니 일을 그만둬버렸다. 그리고 진정 쓰고 싶은 글이 에세이임을 알았다. 구보라는 계속 쓰기메이트를 찾았고, 마침내는 배동미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 책을 덜컥 냈다.(구보라가 낸 책은 <쎗쎗쎗, 서로 데드라인이 되어>다) 구보라"우리도 같이 글을 쓰자"고 제안했다. 구보라는 배동미의 글 보고 싶다고 했다.


음습한 석관동(한예종 석관캠은 과거 안기부였다)을 떠났지만 두사람은 여전히 함께 도서관에 다닌다. 참고로 두 사람의 책과 영화 취향은 판이하다. 이 브런치 매거진은 구보라와 배동미가 읽은 책과 감상한 영화에 관한 생각을 서로에게만 말하지 말고 글로 남기려는 시도이다.

2014년 9월 18일 학교 축제 마지막날 도서관 메이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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