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비밀
처음에 제가 던졌던 질문, 행복의 비밀을 아래의 글에서 찾으셨나요? 이 장 전체를 주의깊게 읽어 봐도 특별한 방법이라는 게 없죠? 부정적 감정이 잘 다루어지고,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고, 사람들과 무난한 관계를 맺으면 행복합니다. 지금 여기에 머물러 걱정과 후회에서 해방되면 더 좋겠죠. 그런데 이런 모든 조건이 다 만족되면 완벽하겠지만 또 그게 뜻대로 안되죠.
저는 심리학을 배우기 전에 감정을 초월하고 싶었습니다. 마치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고난과 역경을 겪으며 허허 웃어 넘기고 싶기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들은 아무리 강한 적을 만나도 이것도 하나의 도전이라며 의욕을 불태우고, 몸이 아프고 지쳐도 시련이 자신을 강하게 한다며 오히려 즐기잖아요. 우울도 불안도 분노도 생각회로만 잘 고치면 기쁨이나 재미로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결국 어떤 상황에서도 상처받지 않는 무쇠같은 마음을 만들려고 했던 거죠.
심리학을 배우고 나서야 알았어요. 그런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 가장 병든 사람이라는 걸요.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유지하는데 온 힘을 다하는 사람들은 그 댓가로 공격적 충동, 신체 증상, 가면성 우울증 등을 겪고 있더라구요. 누군가와 헤어질 때 슬퍼하고, 위협적인 상황에서 불안해하고, 부당할 땐 화가 나기도 하는 것. 나약한 사람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이죠.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길게 보면 더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나가더라구요.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외부에서 받는 심리적 상처를 첫 번째 화살이라고 했어요. 외로움, 서러움, 화, 공포를 불러오는 자극들이요. 이건 피할 수가 없는 화살이에요. 문제는 두 번째, 세 번째 화살이에요. 이런 정서를 마음속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비난하면서 거듭 스스로에게 활을 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게 신경증이라고 했어요. ‘그 정도로 힘들어?’, ‘더 힘든 사람들도 있어.’, ‘그게 무섭다니, 너 겁쟁이야?’ 이런 마음의 소리들이 쌓이면 현실적응을 해칠 정도의 커다란 부정적 정서를 형성하는 거죠.
저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을 실제로 볼 수 없지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여러분은 잘 살고 있다구요. 어떤 상황에서, 무슨 행동을 하고 있든 그걸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자기 자신을 격려해 주세요. 그렇게 해서 두 번째 화살을 쏘는 습관을 끊어보세요. 그리고 자기 욕구를 찾고 채울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결해 보세요. 그렇게 마음 그릇에서 불행을 덜다 보면 행복을 이해하게 될 겁니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질문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