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소개
누군가는 뇌를 생각하는 기계라고 합니다. 무시무시하게 빠른 속도로 상념들을 만들어 내거든요. 잠깐 멍 때리는 사이 수십 가지 생각들이 떠오르죠? 그 생각이라는 거, 능동적으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지금부터 생각을 하겠어!‘라고 마음먹어 본 적 없잖아요. 자동적으로 그냥 흘러가듯 온갖 말들이 머리를 맴돌게 되죠. 그럼 그 내용들은 어떨까요? 인간은 부정적 정서에 민감하다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생각이라는 게 보통은 후회 아니면 걱정이에요. 기분에 안 좋은 것들이죠.
심리학자들이 일반화된 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를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스스로 한 걱정이 얼마나 현실화되는지 실험을 해 봤습니다. 일반화된 불안장애란 세상만사에 다 두려움을 느껴 불편을 겪는 병이에요. 이들에게 걱정을 종이에 기록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다시 봤더니 목록에 있는 염려 중 91.4%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의미 없는 걱정으로 마음고생을 한 거에요. 불안장애를 겪지 않는 사람들도 사실 마찬가지지요.
앞으로 날 일에 대한 걱정, 이미 지나간 날에 대한 후회. 둘 다 인생에 아무런 도움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잡념들은 떠오를 때 마치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처럼 우리를 속입니다. 그래서 계속 상상의 나래 속을 돌아다닙니다. 그러다 보면 기분은 가라앉고 시간은 낭비되죠. 그리고 그런 줄 알면서도 보통은 생각에 중독되어 또 무언가가 떠오르면 그 내용에 끌려갑니다. 생각의 노예가 되는 거죠.
시간과 관련된 개념 중 과거와 미래를 빼면 뭐가 남나요? 그게 바로 현재죠. 그래서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지금 여기(Here & Now)’에 머무릅니다. 쉽게 말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몰두한다는 뜻입니다. 불필요한 생각들로 고통 받지 않겠죠. 또 필요한 일에만 집중하구요. 이렇게 하면 복잡한 인생의 문제들이 단순해집니다. 마음도 훨씬 안정되고 편안해집니다.
잡념을 제거하고 지금 여기에 머무른 상태를 마음챙김(Mindfulness)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상태가 되면 모든 감각에 집중됩니다. 눈 앞에 있는 사물, 소리의 존재, 냄새와 촉감이 명료해집니다. 생각을 지우면 된다지만, 이게 의식적으로 제거가 되진 않습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하면 그때부터 아무리 억눌러도 코끼리의 이미지가 뭉게뭉게 연상됩니다. 그래서 대신 우리는 한 가지 대상에 집중하는 방법으로 마음챙김을 훈련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호흡입니다. 살아 있는 한 호흡은 끊어지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주의를 기울일 수 있으니까요. 숨이 들어가고, 나가는 감각을 가만히 관찰합니다. 그러면 자꾸 처리해야 할 일들이 생각납니다. 머릿속에서 지금 가만히 있을 시간이 아니라는 소리가 들리죠. 이런 말들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시 호흡에 집중하기를 반복합니다. 그러면 흙탕물의 건더기가 바닥에 깔리고 윗물이 맑아지듯 정신도 그런 상태가 됩니다. 세상이 있는 그대로 보이게 되는데, 이것이 마음챙김이 된 상태입니다.
이걸 다른 말로 명상이라고도 합니다. 종교 의식인 명상이나 요가, 각종 수행으로서의 명상도 있으므로 구분하기 위해 마음챙김 명상이라고 하죠. 제가 한 문단으로 마음챙김 명상을 설명했지만 당연히 이 책만 읽고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닙니다. 핸드폰 어플인 마보(mabo)나 유튜브의 마음챙김 영상을 이용해서 시도해볼 수 있고, 마음챙김 전문가를 통해 만나 제대로 배우면 효과가 더 클 겁니다.
여러분의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고 행복을 찾아가도록 돕기 위해서 많은 기법들을 설명하고 싶지만 이들은 상담자와 함께 해야 하는 방법들입니다. 반면 마음챙김은 비교적 혼자서 할 수 있으면서도 보약처럼 정신건강의 모든 면을 키워주기 때문에 특별히 지면을 할애해 소개해 봤습니다. 꼭 찾아서 해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