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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스꾸 Feb 07. 2024

삶을 평생 도전으로

인터뷰어 랑 / 포토그래퍼 달래




* 카페김쌤 김희중 과의 인터뷰입니다.





            카페


    여기가 2호점이니까 13년도부터 했지. 2009년에 K하우스 가는 사잇길에 원래 1호점이 있었어요. 1호점 열 때까지만 해도 그쪽에 카페가 두세 개쯤만 있었어요. 거기도 하고 여기도 했었는데, 그쪽에 경쟁자가 많아지면서 2호점만 하게 됐지. 



커피는 어떻게 배우게 되셨나요?



    커피는 20년을 내렸는데, 의도적으로 배우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옛날에 제가 전공을 토목으로 해서 그쪽에 직업이 되었어요. 도로나 터널, 항만을 짓는 게 저하고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원래 다이나믹하고 동적인 일을 좋아해서 건설 현장에 일어나는 일은 모든 게 재밌던 거야. 그래서 건설회사를 오래 다녔었고 자영업으로 건설회사도 운영했어요. 그러다 갑자기 건강이 안 좋아지고, 큰 사고가 나면서 일을 못하게 됐죠.     







    몸이 낫고 처음에는 국숫집을 하고 싶었어. 학생들한테 맛있게 국수를 팔고 싶었는데, 국수만 팔기에는 너무 밋밋하니 커피를 좀 더해서 세트로 팔면 어떨까 했어요. 이참에 깊게 한번 해보자 해서 우연한 기회에 커피를 배우게 됐죠. 하다 보니 국수는 배우기가 쉬운데, 커피는 매일매일 변화무쌍하니까 도대체 저 녀석이 어떤 녀석인가 계속 알고 싶은 거예요. 비가 왔을 때는 어떻게 달라지고, 그러면 비 오는 날은 어떻게 로스팅을 해야 되고 이것들이 너무 어려운 거예요. 거기에 빠진 거지, 지금까지.







            커피


    늘 커피가 어렵지. 로스팅 후에 숙성이 되기 때문에 맛이 매일매일 달라요. 그러니까 어제 커피가 참 고소하고 초콜릿 들어간 맛이 났는데 오늘은 똑같은 맛이 나지 않아요. 비가 오는 날에는 또 내리는 방법이 달라요. 그래서 입자를 매일 조정을 해주는 거죠. 그 맛이 나올 수 있도록.      



    드리퍼 중에서 하리오가 가장 매력적인 것 같아요. 처음으로 드리퍼를 만든 사람은 멜리타 벤츠라는 분이에요. 독일에 있는 여성인데 남편이 탄광에 광부였을 거예요. 남편 분이 워낙 커피를 좋아하니까 매일 내려주는데, 아침에 먹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잖아요. 어떻게 더 부드러운 커피를 내릴까 하다 종이에 커피를 걸러보면 어떨까 해서 만든 게 멜리타라는 도구예요. 



   멜리타를 보고 일본에서 칼리타, 고노, 하리오를 만들었는데, 그중에 하리오는 컨트롤하기가 더 쉬운 편이에요. 커피가 조금 더 빨리 내려오니까 마일드하게 내릴 수도 있고, 물줄기를 가늘게 하면 진하게 내릴 수도 있어요. 균일한 맛을 내기가 좋아서 얘를 많이 선호하죠. 







   커피는 사람 마음하고 똑같아. 내가 기분이 좋으면 커피가 훨씬 더 향이 풍부해져. 내가 컨디션이 좋으면 커피 자체도 컨디션이 좋고, 내가 컨디션이 안 좋으면 커피도 컨디션이 안 좋아요. 그래서 좋은 사람을 만나면 커피도 더 맛있게 내려지고 그렇지.



커피는 희중 님께 어떤 의미를 갖나요?



   커피는 뭐라 그럴까, 삶의 원동력 아니면 지향점인 것 같아요. 로스터리들은 내 커피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갖죠. 내가 블렌딩해서, 내가 좋아하는 맛을 고객들한테 선보였을 때 고객들이 만족하는 거, 그게 내 커피예요. 고객들이 내가 블렌딩해서 개발했던 음료를 마시고 이 집 참 맛있다, 이 집 커피는 정말 묵직하다 하는 거에 굉장히 만족을 느끼죠. 진정성 있게 내렸던 맛이 고객의 마음을 정말 잡았구나, 이럴 때 희열 같은 걸 느끼지. 조금 더 만족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더 맛있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고민을 늘 하게 되죠.







                궤적


   하루 중에 매장 문 열기 전 아침 시간이 가장 소중해요. 집에서 눈뜨면 기본적으로 영어를 30분에서 1시간씩 공부해요. 기존에 아는 거 잊지 않으려고 단어 공부하고, 유튜브에 영화에서 쓰는 영어 같은 거 구독 눌러가지고 보고. 그 시간들이 나를 위해서 뭔가를 채워가는 시간 같아요. 그리고 매장에 신메뉴 구성해서 손님들께 드리고 맛있다 하시는 시간도 즐겁고.



    시작을 하면 최고까지는 아닐지라도 열심히 해보자, 그런 주의 같아요. 한 번 좋아하면 완전히 마스터할 때까지 빠져들어요. 예를 들면 목공도 좀 배워가지고 하고, 기타도 치고, 플룻도 배우는 중이고. 낚시를 좋아해서 프로는 아니래도 세미 정도는 하는 것 같아요. 골프도 한 번 빠져서 몇 년을 했고. 요리도 좋아해서 한식 조리사도 따고 그랬었죠. 지금도 카페 운영하면서 소상공인 컨설팅이랑 창업자 멘토링도 하고, 대학에서 식음료도 가르치고 있어요. 삶을 평생 도전으로, 뒤돌아보지 않고 살았다고 봐야죠. 







   가장 중요한 건,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지쳤을 때 스스로 쉼의 시간을 가져야 생겨요. 내가 지쳤다고 느낄 때는 쉬어야 해요. 쉬어주고 나를 비워줘야 되는데, 스트레스가 막 쌓여 있는데도 그걸 잘 못 느끼고 시도를 못해. 결국 나중에는 병이 나. 우리 친구들이 그렇게 열심히 사는 이유가 뭐냐 물으면, 너 병원비 주려고 그러지, 하고 얘기해요. 친구들이 열심히 살고 그 돈을 병원에다 갖다줘. 자기는 지금도 건강하다고 생각해. 이제는 검사도 받고 치료도 받고, 숨 돌리면서 스스로 돌아볼 시간인데.      



   젊은 친구들도 마찬가지야. 몸에 이상이 오기 전에 내 스스로를 돌아봐야 해. 인생이 단거리가 아니라 마라톤이잖아. 그런 것들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목표 지향점을 만들어서 거기에 못 가면 조금 더 노력하고, 도달하면 나를 위해서 조금 쉬어주고.







            하고 싶은 일

   
   내가 이제 시골로 내려가려고 그래요. 내려가서 내 삶을 여유롭게 살고 싶어요. 최근에도 집을 하나 보고 있거든요. 집터가 아주 오래된 한옥이고. 그걸 사서 한 1년 동안 공간을 만들고, 거기다가 사회적 기업 비슷하게 하나 만들려고 그래요. 중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사회적 기업을 하나 만들고 싶어 했거든요.



    옛날에 다문화 여성들에게 강의를 많이 했어요. 강의했던 시간을 합치면 거의 2000시간이 넘었는데, 전담 교수다 보니 그분들하고 교류가 굉장히 많았죠. 그때 만났던 이주 여성들이 지금도 1년이 몇 번씩 만나요. 그분들이 충분히 존중받고 동등한 입장에서 대우받으면 좋겠다 하면서 관심이 많아졌어요.







   그쪽 지역에 있는 이주 여성들 상담센터 같은 것도 하고, 남편이나 시댁과의 트러블이 있을 때 쉼터처럼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 잠시 편안하게 있을 수 있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종일 잘 수 있는 공간만 돼도 그 친구들은 힐링이 되지 않을까 해요. 또 지방 소도시에 중고등학교들이 많이 있거든요. 청소년들 중에서 생각 외로 식음료에 관심 있는 애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 친구들이 현업에서 있었던 사람들의 노하우를 받을 수 있게 돕고 싶어요. 그런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서 그 친구들하고 더불어 사는 거. 그걸 하고 싶어.






인터뷰어 랑 / 포토그래퍼 달래

2024.02.07 카페김쌤 김희중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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