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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스꾸 Aug 21. 2024

성균인을 담은 공간 - 성균 밖에서

인터뷰어 서현 / 포토그래퍼 유송, 팜티하오


    *휴스꾸의 8월 첫 번째 특집 인터뷰 <성균인을 담은 공간 - 성균 밖에서>입니다. 성균관에 모이게 된 사람들이 어떤 곳에서 성장해 왔으며, 어떤 공간에 의미를 두는지는 성균관을 벗어나지 않고서는 알 수 없습니다. 정문 밖으로 걸어 나와 휴스꾸 구성원들의 추억이 담긴 공간에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각자의 공간에 녹아 있는 의미를 인터뷰로 담았으니, 찬찬히 글과 사진을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팜티하오 과의 인터뷰입니다.






흑석동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여기는 제가 한국에서 만난 고향이에요. 제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1년 반 정도 이 근처에 살았거든요. 그때는 모든 경험이 다 처음이었어요. 첫 시작을 함께한 공간이라 애틋하기도 하고, 익숙하다 보니까 안정감을 주는 공간이 되었어요. 지금은 다른 곳에 살지만 가끔 아무 이유 없이 여기가 생각이 나더라고요. 답답한 마음에 어딘가로 떠나고 싶거나, 속상할 때 자주 와요. 아무것도 안 하고 바라만 봐도 좋은 공간이에요. 물로 가득 찬 한강은 계속 흘러가고, 차와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고 가고. 이 세상에서 내가 정말 작은 존재라는 게 실감이 되죠. 산책로도 나무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서 제 마음도 채워지는 기분이 들어요.






이 장소와 어울리는 노래가 있다면요?

떠오르는 노래는 세븐틴의 ‘웃음꽃’. ‘함께라서 웃을 수 있고 너라서 울 수도 있어’라는 가사가 좋아요. 자신의 외로움을 감싸안아 주는 가사인 것 같아요. 위로가 돼서 자주 듣게 돼요.






이 장소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나요?

원래부터 이 장소가 안정감을 주거나, 힘이 되는 곳은 아니었어요. 코로나가 심해질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저는 고향에 갈 수가 없으니까 너무 슬프고 외로웠거든요. 그때 여기에 와서 많이 울었어요. 울고 있는 와중에 비까지 쏟아지니까 정말 서러웠죠. 감정을 쏟아내고 나니까 할머니가 저를 안아주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이런 감정들을 받아들이자고 다짐하게 됐어요. 감정을 다스리고, 슬픔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우게 됐어요.


- 감정적으로 성숙하게 된 공간이네요.

맞아요. 감정을 정리하기 좋은 장소예요. 기분이 바로 좋아지는 건 아니더라도, 그냥 계속해서 남들처럼 움직이고 싶다고 생각하게 돼요.






오랜만에 온 소감은 어때요?

일단은 너무 더웠어요 (웃음). 일단 첫 소감은 ‘덥다. 여름이다.’ 그다음에 설레는 마음이 들었어요. 휴학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다시 모든 것의 시간이 흘러간다는 기분이 들어요. 나중에 또다시 오면 짧은 영상으로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누구에게나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요. 어땠어요?


- 저도 되게 좋았어요. 무궁화가 가득 피어 있고, 나무가 빼곡해서 아늑했어요.

그렇죠. 서울인데도 서울 아닌 듯한 느낌이 좋아요. 6시, 7시 이후에 조금 시원해지면 운동하기 딱 좋은 날씨거든요. 오늘은 흐렸지만 노을 지는 하늘도 엄청 예뻐요.






여담이지만 이 동네에 제가 좋아하는 맛집도 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 중 하나가 뼈해장국이거든요. 중앙대학교 정문 근처에 있는 뼈해장국 집이 진짜 맛있어요. 만나는 사람마다 뼈해장국 좋아하면 가보라고 추천해요. 진짜 그 정도로 맛있어요. 맛집이라 그런지 직원분들이 친절하진 않지만 자주 가요 (웃음).










인터뷰어 서현 / 포토그래퍼 유송, 누비

2024.08.12 팜티하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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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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