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 백지 / 포토그래퍼 림
* 유민, 연희 님과의 굿바이 인터뷰입니다.
휴스꾸를 발견하신 것은 언제였나요?
유민 | 저는 정말 우연히 발견했어요. 그냥 인스타그램 피드에 휴스꾸 게시물이 뜬 거예요. 아마 친구들이 좋아요를 많이 눌렀나 봐요. (웃음) 그렇게 떠서 보게 되었다가, 귀감이 되는 글도 많고 배울 점이 있는 인터뷰가 많다고 느꼈어요. 인풋이 없으면 아웃풋이 없는 것처럼, 귀를 닫고 사는 사람은 발전이 없다고 생각하던 시점에 딱 맞는 단체를 만난 거죠.
연희 | 저는 유민 님이랑 완전 반대예요. 지인 몇 명이 먼저 휴스꾸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진행한 인터뷰를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공유하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휴스꾸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때 봤던 인터뷰가 오뎅바 이모님이셨어요. 내가 감각했던 이모님의 따뜻함에, 그동안 일을 하시면서 갖고 계셨던 생각까지 알고 나니까, 속으로 더 좋아하게 되더라고요.
휴스꾸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다루죠. 이때 취하는 사진과 인터뷰라는 형식의 특수성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민 | 사실 포토는 인터뷰이의 옆에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순간이 많지 않아요. 사진 찍으면서 알게 된 건데 사람은 웃을 때 제일 예뻐요. 어릴 때를 돌이켜 보면 어른들이 항상 웃으라고 하시잖아요, 진짜예요.
하나 더, 보통 인터뷰를 진행할 때 전체를 포괄하는 주제가 있어요. 좋아하는 주제를 이야기할 때 인터뷰이분의 표정이 다르더라고요. 그 순간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해요.
연희 | 인터뷰는 경험적으로만 접했던 이들의 내면을 알게 하고, 그로부터 그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해요. 일상에서 누군가를 볼 때에는 사실 그냥 스쳐 가잖아요. 그 사람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없고요. 그렇지만 인터뷰를 진행할 때에는 지속적인 상호작용이 요구되고, 자연스럽게 인터뷰이의 과거와 현재를 묻게 되죠. 그가 줄곧 해왔던 생각을 들을 수도 있고요. 이게 인터뷰라는 형식의 매력인 것 같아요.
두 분의 삶에서 '듣는 것'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연희 | 저에게 듣는 것은 ‘행운’이에요. 아무래도 휴스꾸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사실 대학 생활을 하다 보면 자기 앞길을 찾아가기도 바쁘잖아요. 그렇다 보니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앞길을 만들어 나가는지, 또 어른들은 내 나이대에 무슨 경험을 통해 배우셨는지 진심 어리게 들을 기회가 없었어요. 인터뷰를 통한 듣기란 일종의 간접 경험, 책과 같은 맥락이죠. 인터뷰를 하면서 각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인터뷰이가 축적해 온 사고방식이나 사유들을 흡수할 수 있으니까요.
휴스꾸와 상관없이 앞으로 수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실 텐데, 듣는 것에 대한 가치관이 있다면?
유민 | 가치관까지는 아니지만, 듣는 것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다짐이 있어요. 나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들었을 때 잘 분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릴 때는 마냥 칭찬과 같은 긍정적인 말만 들으려고 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는 단계에 와 있잖아요. 인신공격과 조언을 잘 분별하여 제 성장의 양분으로 잘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해요.
요즘 두 분은 어떤 모습인가요?
유민 | 생활 속에서 '굳이'를 실천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맡은 일이 10이면 딱 10만큼만 하고 끝냈는데, 요즘엔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임하게 돼요. 당시에는 사소해 보였던 일도 지금 되짚어 보면 다 의미 있는 활동으로 남더라고요.
그리고 강지영 아나운서가 유퀴즈에서 했던 말이 있어요. “네가 5분짜리 코너를 준비하더라도 누군가는 분명 보고 있을 거야.” 그 말이 저로 하여금 많은 생각이 들게 했어요.
연희 | 저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유민 님이 말씀하신 '굳이'의 사람이었어요. 몰랐던 내용을 새롭게 알게 되는 것이 좋았고, 스스로 발전해 간다고 생각하니까 뿌듯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당장 눈에 띄는 성과가 없어도 '나한테 흡수되는 뭔가가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매사 진심을 다했어요. 그런데 대학교 3학년이 될 때쯤, 돌아보니 어느새 열심의 기준이 너무 성공 하나로 고정되어 있더라고요. 제 일상을 보더라도 의무적으로 행하는 활동의 비중이 점점 커지는 듯했어요. 어떨 때는 이미 할 일들로 지친 상황에서 또 새롭게 할 일을 찾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학기에 교환학생을 가요. 낯선 환경에서는 작은 경험도 크게 느껴지잖아요. 작은 경험과 배움도 소중하다는 사실을 되새기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어요. 이번에는 ‘성공을 위해 새롭게 할 일’이 아니라요. (웃음)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나를 지탱하는 기억은 무엇인가요?
연희 | 현재를 살다 보면, 클수록 고려할 게 많아진다는 것을 느껴요. 반면에 어렸을 때는 '뭘 모르니까'라는 핑계로 자신만의 확실한 신념을 가질 수 있었잖아요. 예컨대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없으니까 이상적인 자아를 설정할 수 있었던 거죠. 무해한 뇌를 가졌던 그날의 나는 편견을 갖지 않으리라는 다짐도, 많은 돈을 벌지 않아도 행복할 것이라는 확신도 다 할 수 있었어요. 슬프긴 하지만 그때가 그립거나 하지는 않아요. 그냥 귀엽죠, 예쁘고 당차 보였던 과거의 내가.
유민 | 저는 반대로 인정받는 미래를 상상해요. 걱정은 끝이 없어서,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그냥 그걸 위해 노력해요. 때로는 걱정을 떨쳐내기 위한 방법이 회피가 되기도 하니까요. 아, 너무 P 같죠? (웃음)
연희 | 저는 휴스꾸가 좀 통통 튀었으면 좋겠어요. 정해진 형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의 모토에 부합한다면 전달하는 방법을 넓혀도 좋을 것 같아요.
유민 | 그리고 무엇보다 각자의 이야기가 가지는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들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사람들의 모임이, 휴스꾸인 거죠.
연희 | 비록 우리가 대외적으로 유명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저는 솔직히 수요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지 않아요. 경로는 달랐지만, 유민 님이나 저처럼 어느 날 계정을 딱 발견했을 때 읽을거리가 많다고 여겨지고 싶어요. 작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그런 작은 글들을 축적하는 게 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유민 | 맞아요. 상업성을 좇기보다 양질의 콘텐츠로 독자들에게 신뢰를 주었으면 해요.
인터뷰어 백지 / 포토그래퍼 림
2025. 7. 11. 유민, 연희 님 굿바이 인터뷰
*휴스꾸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