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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스꾸 Nov 15. 2022

[휴스꾸 요모조모] 홀로 식사할 때 무얼하나요

밥 먹는 시간만은 더욱 소중하게 챙겨야할 때

<휴스꾸의 요모조모> 운영진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한 줄 형식의 콘텐츠입니다.

휴스꾸의 다양한 취향을 함께 나눈다면 저희의 인터뷰를 더욱 깊이 있는 시선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열 다섯 번째 휴스꾸 요모조모는 휴스꾸 운영진이 혼자 식사나 혼술할 때 무엇하며 시간을 보내는지를 알아보려 해요. 생각해보면 요즘 1인 식당도 많아지고, 혼자 밥을 먹는 혼밥이 자연스러워졌는데도 홀로 밥을 먹을 때면 항상 영상만 보는 것 같아요. 그런 여러분을 위해 오늘 휴스꾸가 무얼하는지를 공유하려 합니다.



데이 | 집에서 혼자 식사를 할 때는 프렌즈나 모던 패밀리 같은 가벼운 코미디를 봐요. 틀어놓고 한 회가 끝나는 20분 간 밥을 먹어요. 혼자 먹을 때 밥 먹는 속도가 자꾸 빨라져 20분을 맞춰놓고 밥을 먹는 거예요. 그치만 20분을 채운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네요. 그저 OTT를 보고 싶은 핑계인 것 같아요.


아뵤 | 뭔가를 먹고 있을 때 특히 멀티태스킹이 안 돼요. 미각에 신경을 온통 빼앗겨서, 유튜브를 보면서 먹으려고 해도 결국 끄고 먹게 되더라고요. 무엇과 무엇을 얼마나 집어서 숟가락에 얹고 와앙 한입에 넣을지 고민해요.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혼밥할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르네요.


안나 | 아무래도 혼자 밥을 먹게 되면 ‘대충 한끼 간단히 때우지 뭐’ 라는 생각이 주로 드는 거 같아요. 그래서 OTT나 유튜브를 틀어놓고 간단히 한 음식을 먹곤 하는데, 최근에는 좀 더 잘 챙겨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언젠가 본 글인데 이 글을 본 이후부터는 의식적으로라도 밥을 제 시간에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챙겨먹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아무도 읽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문의 글을 쓰지 않다보면 어느 새벽, 당신은 읽는 이가 기다린대도 긴 글을 쓸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아무도 먹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리하지 않다보면 혼자만의 식사도 거칠어진다.당신의 우주는 그런 식으로 비좁아져 간다."

그래서 요즘은 밥 먹기 전에 메뉴를 생각하고, 음식 만드는 과정을 조금은 더 재밌게 즐기려 하고, 또 먹을때도 눈으로 맛으로 담뿍 담으면서 식사를 하는 것 같아요..!


연채 | 혼자 먹는 한끼를 단정하고 든든하게 챙겨먹는걸 선호합니다. 마침 지금 혼밥하고 있는데, 사각후라이펜으로 김과 치즈가 들어간 계란말이를 해서 먹고 있어요. 스피커로 노래를 틀어놓고 좋아하는 소절이 나오면 따라부르거나, 때로는 조용하게 밥을 꼭꼭 씹으면서 공상에 잠기기도 해요. 근데 다 써놓고 칠칠님 글 읽고 깜짝놀랐어요.. 똑같아...계란말이!! 저두 엄마가 해놓은 김치볶음밥이 있어서 만든거거든요, 다음에는 참치와 부추무침을 넣어봐야 할 것 같아요!


은빛 | 어디서 혼밥하냐에 따라 달라요. 집이면 멍 때려요. 그냥 음악 틀어놓고 먹을 때가 많은데, 밖의 소음이 몸에 배어 있는 상태면 툭 털어내려고 일부러 정적 속에서 먹는 것 같아요. 밖이면 사람들 관찰해요. 저런 사람 영화로 다뤄보면 아주 재밌겠다, 이런 생각 하믄서..


윤슬 | 저는 주로 혼자 밥을 먹는데, 그럴 때면 음식에 최대한 집중하려고 해요. 스마트폰을 보거나, 노트북을 하게 되면 제가 무얼 어떤 맛으로 먹고 있는 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채 억지로 속을 채우는 느낌이더군요. 음식을 먹는 데에서 오는 행복감을 놓치는 게 어느 순간 너무나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굉장히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무의미하게 바라보는 에너지가 아깝기도 하고요. 그래서 의식적으로라도 이를 참으려고 노력하고, 음식의 맛과 풍미를 느끼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온전히 나에게 내어주려고 하는 편이에요.


윪 | 항상 모든 순간에 충실하려고 노력하지만, 혼자 밥 먹는 시간은 예외가 돼요. 누군가와 함께 먹기엔 부족하지만, 한 끼 거르기엔 남는 시간에 보통 혼밥을 해요. 밀린 연락에 답장하고, 짧게 끝낼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먹어요. 조금 더 여유 있으면 무도 보면서. 먹을 시간은 없지만, 안 먹으면 쓰러질 것 같을 때는 걸어가면서 먹어요. 혼잡한 식사 시간이지만 이 시간을 아끼면 더 중요하고 소중한 일에 충실할 수 있어요. 그리고 먹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어떤 형태든 식사가 존재하기만 하면 돼서...!


졔졔 | 혼자 식사하거나 혼자 술을 마실 때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스마트폰, TV도 안 보고 그냥 정면을 보고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십니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많아져서... 특히 술 마실 때 잡생각이 많이 들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에 순간적인 자괴감과 근자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혼자 술을 잘 안 마십니다!! 밥은 혼자서 잘 먹고요...!!


콩알 | 저는 혼자 한 끼를 보낼 때 늘 휴대폰을 바라보고 식사를 하곤 했는데 그러고 있는 제가 썩 보기 좋지 않더라구요. 흠 왜일까나. 휴대폰 화면을 보지 않고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음식과 상황을 충분히 즐기고 싶은 욕구가 있어 매번 노력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다보면 무료해서 어쩔 수 없이 계속 휴대폰으로 손이 가는 제가 밉습니다. 사실 요번주 요모조모는 제가 낸 주제인데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했어요. 모두들 답변 감사합니다!


칠칠 | 혼자 푸파가 되어보거나, 음식에 집중하며 메뉴 간 조합을 찾아내려고 해요! 엄마가 해둔 김볶이 있어서 제가 나름 조합을 맞춰보려고 요리를 했어요. 부추무침, 참치를 잔뜩 넣은 계란말이를 했더니 조합이 맛있더라구요! 연신 박수 치면서 한 그릇 뚝딱했습니다ㅎㅎ






1인 가구가 많아질 수록 더욱 더 혼자 있을 때 무얼 해야할 지 점점 더 모를 일입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혼자 있는 것을 언제나 원하면서도 늘 연결되어 있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홀로 밥을 먹는 시간을 더욱 더 소중히 생각하고, 그리 여겨야 하지 않을까요? OTT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컨텐츠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내가 지금 먹는 음식의 맛을 하나하나 느끼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것도 좋죠.


혼자를 온전히 즐기는 그 첫번째 단추를 혼자 밥 먹기로 시작하길 바라요.



<휴스꾸의 요모조모>

혼자 식사나 혼술할 때 무엇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 인터뷰어 칠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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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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