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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스꾸 Dec 28. 2022

스스로에게 솔직하자

인터뷰어 칠칠 / 포토그래퍼 찌미



* 성균관대학교 졸업생 박기황 님과의 인터뷰입니다.






학교에 다니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아무래도 대학원 진학이 제일 큰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았을까요? 원래는 정책 연구를 하고 싶었어요. 정책에 있는 문제를 날카롭게 집어내는 것들이 굉장히 흥미진진하다고 해야 할까요? 약간 그런 맛이 있어요. 그런 이유로 복지 관련 정책을 연구하는 대학원에 갔었죠. 갔는데 삶이 쉽지 않더라고요. 사람이 살 수가 없어서 석사만 하고 마무리했어요.


    동아리도 많이 했어요. 일단은 경제대 힙합동아리요. 13년도부터 쭉 졸업하기 직전까지 새터에서도 공연했어요. 왜 그렇게 오래 할 수 있었냐면, 거기 있는 애들이 평범하지 않아서 사건 사고가 늘 함께했었거든요. 전 사고에 휩쓸리는 스타일이었는데,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어요. 밤새 술을 먹는데 애가 없어져서 집에 갔나 보다 했었는데 알고 보니까 싸코스 앞에서 노숙하고 있었다든지.. 환경보호 동아리도 했어요. 강의실 들어가면 그 스위치 옆에 어떤 스위치랑 어떤 전등이 연결돼 있는지 표시된 거 있죠. 그거 저희가 조사해서 만들어 놓은 거예요.

    

    흐르는 대로 살다 보니까  하게 되더라고요.  새롭고 흥미진진하잖아요. 새로운 도전, 모험, 낭만. 얼마나 흥미진진해요. 인생에  새로운 , 재미가 있었어요.
 





나에게 있어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산에서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한 게 아닐까요. 오토바이는 2016년에 처음 탔어요. 자전거 타다가 수선관 올라가기 싫어서 오토바이 타고 가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냥 오토바이를 타다 보니까 다음이 있네? 다음에는 이것도 있네? 하다 보니까 나중에 한 1년 뒤에 정신 차리고 보니까 2018년에 제가 트랙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있더라고요. 트랙에서 아주 살벌했어요. 그때 트랙을 들어가겠다고 튜닝을 거의 한 100만 원 넘게 들였는데 트랙 코너에 진입하자마자 뒷바퀴가 빠져서 그대로 그냥 날아간 적이 한 번 있었거든요. 그때 느꼈죠. ‘도로에서 이렇게 많이 타고 다녔는데 정말 죽을 뻔했었구나.’ 근데 트랙 들어갈 때는 안전 장비를 풀 착용을 다 하고 가니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이렇게 넘어져도 안전하네 안 죽잖아 안 다치잖아. 그래서 과감하게 타도 되겠다.’ 그래서 열심히 트랙을 탔어요.


    그러다가 같이 트랙 하던 친구들이 ‘야 너 한 번 산에 한 번 같이 가보지 않을래?’, ‘야 너 되게 잘 탈 것 같아’라고 꼬시니까 오토바이 끌고 산 타러 갔어요. 처음엔 죽을 만큼 힘들었죠. 한 50번은 넘어졌을 거예요. 근데 산에서 오토바이를 타는 그 맛이 있어요. 시속 20km에서 진짜 최고의 스릴을 맛볼 수 있거든요.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을 산에서 오토바이를 타면서 이겨냈다는 낭만, 어떻게 해도 돌파하지 못할 것 같았단 구간을 돌파했다는 카타르시스나 성취감이요.



현재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것과 다름없어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별로 바람직한 선택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일이랑 겹치면 좋아하던 게 싫어질 수가 있어요. 그래도 하다 보면 더 잘 많이 알게 된다는 건 좋죠. 전 오토바이를 기계적으로 이해하게 될 거라고 생각도 안 했어요. 어쩌다 보니까 오토바이 회사에 취직하고, 유럽 본사까지 출장 가고, 엔진도 설계도 참고하면서 하나하나 뜯어보고 난리도 아니었죠. 그러다 보니까 취업하고 그랬네요.






입사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원래 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미국 대학원에 가려고 토플이랑 GRE 시험을 보고 있었어요. GRE 시험을 보고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은 거예요. 이러다가 한 나이 40에 심근경색 걸려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들기 시작했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잠도 못 자고 근데 해야 할 건 많고. 근데 대학원을 그만두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교수님 메일 답장 시간이었어요. 석사 학위 논문을 쓴다고 새벽 3시에 교수님한테 메일을 보냈어요. 근데 그 교수님이 다음 날 아침 9시에 또 수업이 있으셨거든요? 당연히 그러면 이제 학교 수업 끝나고 오후에 답장을 주시겠거니라고 생각하고 잠이 들었어요. 근데 교수님이 새벽 3시 반에 답장을 보내셨더라고요. 그걸 보고 나니까 너무 하기가 싫은 거예요. 내가 석박사를 버틴다고 해서 이 삶이 나아지는 게 아니고 나이 65살 정년퇴직할 때까지 잠도 못 자고 연구하고 사는 게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삶의 방향이 아닌 것 같았어요.

    그래서 대학원 석사 졸업하고 다른 걸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럼 뭐가 재밌을까, 골똘히 생각하니까 기자를 하면 재밌을 것 같은 거예요. 준비를 한 3개월 정도를 했는데, 집에서 연락이 온 거예요. 갑자기 석박사 학위를 상의도 없이 제 마음대로 관두니 집에서는 화가 나실 만하죠. 그때만 해도 집안에서 지원받고 있었는데, 지원을 안 해주시겠다고 해서 큰일이 났죠. 기자 시험은 아시다시피 채용되는 데까지 시간이 좀 오래 걸려요. 그래서 기자는 접고 취업을 빨리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다행히 그때 오퍼 들어오는 데가 몇 군데 있었어요. 2018년부터 오토바이 트랙을 탄 게 인연이 돼서 지금 회사에 취직했죠.


    근데 이걸 하다 보니까 재밌는 생각이 많이 떠올라요. 몇 년 뒤에 사업을 해보는 것도 굉장히 재밌는 삶이 될 수 있겠더라고요. 사업이라는 걸 하면 늘 스펙터클하고 짜릿하고 익스트림 하지 않겠어요? 뭔가 일상이 도전일 것 같아요.


    그래도 그 사업이라는 게 모 아니면 도잖아요. 스릴 넘치는 인생이어도 보험이라는 게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사업하기 전에 변리사 자격증을 따두려고요. 변리사라는 직업 자체도 그렇잖아요. 뭔가 늘 새로운 걸 만나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새로운 거를 항상 마주하는 그 설렘. 어쨌든 지금 회사를 다 다녀보고 또 좀 더 고민해 봐야겠지만요.
 
 




졸업, 취직은 인생에 큰 전환점으로 여겨지는데,
이러한 커다란 변화에 대하는 본인의 자세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인생의 목표로 삼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졸업이나 취직은 그건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에요. 내가 더 즐겁게 살기 위한 수단. 그 수단이 뭐가 되든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저는 살면서 인생의 변곡점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럼  이런  흘러가듯 자연스러운 물결이라고 의미 부여를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해요. 그냥 내가 열심히 살고, 내가 열심히 살면서 뭔가 도전을 하고,  도전을 이루어냈을  느끼는 성취감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실패하면 어떡하지? 라면서  실패를 생각하고 살면 도전을   있는  아무것도 없어요. 뭔가를 시작하려고     이유부터 찾으면   돼요.   있는  아무것도 없어요.   이유는 그냥  됐을  어떻게 하지, 하고 방법 하나 정도만 있으면 되는  같아요. 그래도 사람이 어느 정도 보험은 갖고 있어야 하잖아요.
 
 




나를 정리해 본다면?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면서 살아가는 사람. 근데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다고 해도 아마 후회는   거예요. 고생해도  고생한  재밌었거든요.  뭔가에 사로잡혀가지고 살아가는  별로 재미가 없는  같아요. 그냥 그런  있죠, 남들이 바라봤을  나의 모습 같은 것들을 생각하는  별로 즐겁진 않을  같아서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하는  중요한  같아요. 남들이  어떻게 바라보든지는 뭐가 중요해요?


    세상에  어떻게 해도 열심히 하면  길이 있더라고요. 스스로 솔직하게 살면 돼요. 굳이  자신을 속이면서  필요가 있나. 그냥 다들 하고 싶은  하면서 살면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결국에는 행복하게 사는  제일 중요한 거잖아요.






인터뷰어 칠칠 / 포토그래퍼 찌미

2022.12.19 졸업생 박기황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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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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