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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스꾸 Mar 22. 2023

그저 도전을 많이 하고 싶어요.

인터뷰어 졔졔 / 포토그래퍼 풀잎, 윤슬



* 이정민 대표님과의 인터뷰입니다.





모든 사회적 관계를 제외한 ‘이정민’은 어떤 사람인가요?

비록 빠른 길이 아니라, 돌아가더라도 도전을 멈추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굳이 공대 수업에만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 율전이 아닌 명륜을 자주 다니는 몇 안 되는 공대생이었어요. 어떤 곳에서도 자신감 있게 말하고 다니는 사람인가를 시험해보려 무작정 배낭을 싸서 여행을 다니기도 했고요. 물론 그게 항상 최적의 길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최고의 길만 지나왔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아요. 시행착오도 있었고, 잃은 것도 분명히 있었어요. 그런데 경험을 헛되이 여기지는 않았고, 그런 경험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머뭇거림이 사라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지금껏 집요하게 무언가를 집착해본 경험이 있나요?


사실 창업을 한 이유가 하나에 몰두해보려고 했던 거라서 지금이 제일 몰두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평소에도 하면 열정은 있었던 것 같은데, 집착이라고 하면 지금. 지금 제가 하는 일이 집착인 것 같아요. 제 인생을 거는 만큼 창업팀에 온전히 시간을 쏟아붓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은 기술을 사람들이 잘 활용할 수 있을지 라는 관점에서 하루 종일 고민을 하는 것 같아요.


여태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지금의 여자친구예요. 일에만 매몰되어 있었던 저에게 인간관계, 특히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인 가족의 중요성을 깨우쳐 준 사람이었고요. 국제 연애다 보니까 문화적으로도 다소 차이가 있을 때 해결해 나가는 방식을 알려주는 친구죠.

제가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 편이긴 해도 또 막상 만나자고 하면 사람들을 잘 안 만났어요. 바쁜데 어떻게 봐야 할까 이런 생각이 종종 들었거든요. 그러던 와중에 지금의 여자친구와 만났고 처음 사귈 때도 사실 제 일이 조금 더 중요하기는 했어요. 제 삶이 중요했는데 여자친구와 만나면서 많은 얘기를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가족과 관계의 중요성이 깨우쳐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모든 걸 저 혼자 헤쳐 나갔다면, 이제는 저를 응원할 수 있는 사람. 그러니까 가족 외에도 저를 응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정서적으로 꽤 지지가 되는구나 싶어요.


정민님에게도 회복 탄력성이 0이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제일 0이었던 순간이 대학 입학 직전이었어요. 수능이 망했거든요. 사실 엄청 준비도 잘했고, 표현이 조심스럽긴 한데 고등학교에서도 나름 기대를 하고 있었던 학생이었어요. 근데 수능에서 망하니까 정신이 좀 나갔죠. 그런 상황에서 이제 가족들에게도 미안했고, 처음으로 하루 종일 침대에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냥 멍하게 있었는데 결국 그때는 무슨 말을 해도 사실 회복 탄력성이 없었어요. 그래도 다행히 성대 추가합격 문자가 와서 이제 여기에 집중하자고 마음을 먹었고 그걸 계기로 회복 탄력성이 생긴 거죠. 그때부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미래를 위해 행동해나간 것 같아요.


그럼 미래를 위해 달려가는 동안 놓쳤던 부분도 있을까요?

사실 아쉬운 게 많아요. 종합적으로 말하면 하나를 지속해서 끌고 가는 능력이 떨어졌던 것 같아요. 늘 어느 분야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있어요. 항상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그랬거든요. (웃음) 물론 그게 장점도 있지만, 어느 정도는 역량을 갖춰야 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작게라도 무언가를 꾸준히 실행해 나가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그리고 창업하다 보면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거든요. 사실 그동안의 쌓아온 관계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 생각해 보면 나름 잘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 더 길게 관계를 이어 나가는 사람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정민님께서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무섭지만 무언가를 하고자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세상인 것 같아요. 사실 진짜 냉철하죠. 근데 무엇이라도 하면 의외로 기회가 많은 게 현재 세상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더 발전했으면 하는 세상은 꾸준히 노력한 사람들에 대해서 기회를 많이 줄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사회가 생각보다 진짜 냉철해서 평가를 받다 보면 결국 본인이 준비가 된 건지 안 된 건지를 알 수 있어요. 본인이 어느 정도 준비를 했고 열정도 있고 그러면 이제 기회가 주어지는 거죠. 그러니까 본인 스스로 작은 노력을 너무 크게 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만 계속해서 노력하다 보면 자신이 잘했던 것도 보일 거고 못했던 것들도 보일 거예요. 그리고 부족했던 부분을 고쳐가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은 세상이고, 그렇게 움직일 거라고 희망합니다.


정민님의 삶의 나침반은 지금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요?

그저 도전을 많이 하고 싶고 지속적으로 뭔가를 바꾸고 싶어요. 투자사 인턴을 했을 때도 주변 어른들의 말씀을 듣고 저의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런 점에서 솔직히 회사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주위에서도 회사 생활을 하면 잘할 거라고 하기도 했고. 그런데 창업을 했던 이유는 좀 더 재밌는 걸로 세상을 바꾸고 싶었고, 그게 나중에 회사로 돌아갔을 때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도전을 게을리하지 않는 사람. 그다음에 물론 저만의 관점이 있겠지만, 이제 타인의 피드백과 의견을 잘 담아 들어서 고집하지 않는 사람. 도전을 계속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정직함을 지키고 싶어요.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 그런 분들로 인해서 마지막 순간에 크게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매사 솔직한 것은 어렵겠지만, 분명히 결정적인 순간에서 정직함은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정직함. 결국 정직함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어 졔졔 / 포토그래퍼 풀잎, 윤슬

2023.03.09 이정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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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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