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서 그 길을 찾다
교사와 상담심리사를 위한 독서치료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 정환이와 같은 나이인 나는 학교에 대한 추억이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다. 참 교육 운동이 싹트고는 있었지만 쌍문고 학생부장 동룡이 아버지 같은 선생님들이 더 익숙하다. 긴 당구채를 들고 다니며 학생들 엉덩이를 사정없이 내리치거나 떨어진 점수만큼 손바닥을 때리는 호랑이 선생님들만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인지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으면서 좋은 선생님들을 만날 때마다 한없이 외국의 교육환경을 부러워하곤 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의 폴커 선생님,
<꿈꾸는 레모네이드 클럽>의 위첼만 선생님
작가 패트리샤 폴라코는 어린 시절 난독증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따돌림을 당했다고 한다. 패트리샤는 자신이 어린 시절 만난 폴커 선생님과 딸이 다니는 학교의 위첼만 선생님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어서 진정한 교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난독증을 앓는 학생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선생님, 항암치료로 좌절하고 있는 학생에게 "너는 혼자가 아니야."라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선생님.
<창가의 토토>의 고바야시 교장 선생님
논술 강사 과정에 만난 '마음속 워너비'가 있었는데 바로 고바야시 선생님이다. 산만한 행동으로 일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학당한 토토는 엄마의 손에 이끌려 도모에 학원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고바야시 교장 선생님은 따뜻하고 푸근한 미소로 아이를 맞이하며 뭐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 보라고 한다. 그분은 토토의 끝없는 이야기를 4시간 이상 들어주는 넉넉한 마음을 가졌다. 한 번은 토토가 화장실에 지갑을 떨어뜨려 똥바가지로 똥오줌을 퍼내고 있었다. 고바야시 선생님은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친구 같은 목소리로 한 마디만 남기고 지나간다.
<윙윙 실팽이가 돌아가면>의 교장 선생님
이 책의 교장 선생님은 겉으로 보기엔 까다롭고 무서울 것 같지만 아이들 스스로 놀이를 찾도록 도와준다. 실팽이, 감꽃 목걸이, 풀피리 등 아이들은 선생님을 이기기 위해 저마다 놀이를 만들어 낸다.
<너는 닥스 선생님이 싫으냐?>의 닥스 선생님
하이타니 겐지로는 17년 동안의 교사 시절에 만난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고 말한다. 한 마디로 '아이들에게서 배웠다'라고 한다. 그가 만들어 낸 닥스 훈트 같은 캐릭터는 몸매가 꽝이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다가설 줄 아는 선생님이다.
<선생님, 우리 선생님>의 링컨 교장 선생님
주인공 유진은 가난한 이민가족의 아이인데 늘 괴팍한 행동을 하는 문제아다. 싸움닭 같은 유진이 새를 좋아하는 것을 관찰한 링컨 교장 선생님은 그 아이와 함께 새를 키우면서 공감대를 형성한다. 진심 어린 관심이 문제아를 멋진 교사로 성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유진은 교사가 되어 아이들과 함께 'Mr. Lee's BIRDS'라는 배지를 달고 활짝 웃고 있다.
<점>의 미술 선생님
잔뜩 심술부리는 까다로운 베티. 보통 이런 아이는 한 대 쥐어박고 싶은데 역시 피터 레이놀즈의 미술 선생님은 뭔가 다르다. 도화지에 점 하나 꾹 찍은 그림을 액자로 만들어 걸어 두는 센스를 발휘한다. 그 후로 베티는 온갖 점을 그린 작품 전시회를 열게 된다. 미국 교과서로 알려진 Literacy Place에는 <점>을 포함해서 좋은 그림책이 원작 그대로 실려 있어서 부러웠다. 우리 교과서는 어떤가. 강아지똥도 저작료가 무서워인지 줄거리만 살짝 담아두지 않던가.
<우리 선생님이 최고야>의 슬링어 선생님
릴리는 슬링어 선생님을 멋쟁이로 이상화시켰다가 도둑놈으로 떨구는 귀엽고도 영악한 아이이다. 케빈 헹크스는 괜찮은 그림책을 많이 만들었다. 그의 작품에는 아이들의 자존감을 세워주고 자율성을 키워주는 롤모델 같은 어른들이 등장한다.
· 여러분의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어떤 분인가요
· 이 책에 나오는 선생님처럼 좋은 분을 만났다면 여러분은 어땠을까요
· 나는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가요
모모의 상담실
#창가의토토 #윙윙실팽이가돌아가면 #너는닥스선생님이싫으냐 #선생님우리선생님 #점 #고맙습니다선생님 #꿈꾸는레모네이드클럽 #우리선생님이최고야 #독서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