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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의달빛정원 Mar 25. 2018

독서치료 #1  그림책의 치유적 효과

교사와 상담심리사를 위한 독서치료

독서치료 매체로 활용되는 그림책들


어린 시절 나와 친구들 집에는 모 출판사의 전집이 가구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교과서처럼 딱딱한 책 속에서 나름 감동과 의미를 찾으려고 애를 써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일부 출판사가 아이들의 꿈과 정서를 독점하던 시기를 지나 1990년대부터 외국의 작품성 있는 그림책이 번역되기 시작했다. 물론 시 OO라는 회사가 칼데콧 수상작품을 독점 출판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어린이책 시장은 무섭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울 딸들이 어릴 때는 국내 작품이 많지 않아서 외국 그림책 작가들의 매력에 푹 빠져 살았다. 그들이 보여주는 이국적이고 창의적인 주제, 캐릭터, 색감, 이야기 전개에 놀라면서 목이 아픈줄도 모르고 읽어주었다. 90년대 후반부터 점차 좋은 어린이책들이 등장했고, 2003년 'MBC 느낌표'에서 기적의 도서관을 전국에 세우기 시작하면서 어린이책과 그림책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독서치료는 책으로만 하는 걸까?


그렇지 않다. 독서치료에 사용되는 매체는 시, 문학작품, 노래, 그림책, 사진, 영화, 그림 등 다양하다. 나는 독서치료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주로 그림책(picture book)을 선호한다. 짧고 간결한 문장과 그림을 통해 그 안의 많은 정서와 감정을 전달시켜주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 안에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집단 상담에 매우 효과적이다.


우선 시간과 공간에 부담 없이 읽기가 쉽다. 가끔 프로그램 직전에 책을 못 읽었다는 참여자가 있을 때는 대략남감하지만 그림책일 경우에는 그 자리에서 부담없이 읽고 참여할 수 있다. 아이들과의 독서치료 수업도 마찬가지다. 학업 부담과 스마트폰 사용으로 책을 점점 더 멀리하는 요즘, 정성스럽게 만든 예술 작품을 만나며 심미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자녀들과 함께 책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선호한다.


그림책은 연령에 제한 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다. 참여자들은 그림책을 보면서 등장인물에 자신을 투사하기도 하고, 슬픔, 기쁨, 두려움, 분노, 미움, 질투 등을 자기 것으로 동일시하게 된다(조기영, 2012). 무엇보다 등장인물의 감정표현을 보며 정화(카타르시스)를 경험하거나 새로운 문제 해결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


문자언어(text)와 이미지 언어(illustration)의 아름다운 조합


그림책은 예술작품이다.

글로 표현되는 문자언어(text)와 그림으로 표현되는 이미지 언어(illustration)가 상호 보완적으로 어우러져 의미를 전달하는 예술장르다. 그림책을 통해 여러 나라의 다양성, 독특한 아름다움, 작가의 창의적인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일본의 그림책 작가 마쯔이 다다시는 그림책의 가치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림책은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고 즐거움과 감동을 준다.
그림책은 소리 내어 읽어줄 때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힘을 길러준다.
그림책을 통해 얻은 감성은 독자의 마음속에 씨앗으로 남아
긴 세월 동안 여러 가지 체험과 사색을 통하여 싹트고 발전하며 성장을 돕는다.


그림책은 어린아이부터 연세 드인 어르신들에게까지 치유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부모-자녀의 애착을 돌아보게 하고 형제와 또래관계를 살펴보게도 한다. 자존감을 키워주고 다문화 가정의 고달픈 차별에 공감하게 한다. 사춘기 자녀와 갱년기 부모의 힘겨운 씨름에 위로가 될 수 있고, 노년의 삶을 정리하는 어르신들을 눈물짓게 하는 힘이 있다. 한 마디로 그림책의 매력은 끝이 없다.



상담심리사 모모

#그림책 #독서치료 #독서치료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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