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드로효과를 매일 경험해보세요.
강화도에 사시는 장**님. 한 달에 한 번씩 무려 3시간을 투자해서 강남에 진행되는 유머클럽에 참석합니다.
올해 연세가 70세인데도 유머를 배우는 이유가 아내 때문이라고 합니다. 언젠가 아내에게 유머를 해주었더니 아이처럼 좋아하더랍니다. 아내의 웃는 모습에 반해서 계속 웃겨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방법을 찾다 인터넷에서 제 글을 보고 찾아온 것이지요.
이후 아내를 웃길 수 있는 다양한 유머와 기법을 나눠줬는데 얼마 전에는 아침에 전화를 해서 어제도 아내를 크게 웃겼다고 자랑하십니다.
"여보, 나무로 만들면 나막신!
고무로 만들면 고무신인데
사랑으로 만든 신은 뭔지 알아?
바로......당신이래! 하하"
저도 함께 박수를 치면서 좋아했습니다. 전화지만 천진난만한 그분의 얼굴이 생생하게 보이는 듯했습니다.
니체는 말했다지요. 우리 안에는 아직도 웃고 싶어 안달이 난 어린아이가 숨어있다고요. 나이 들면서 그 어린아이를 꼭꼭 숨겨놓고 어른 행세를 하다 보니 늘 웃고 싶고, 놀고 싶고, 행복하고 싶어 하는 그 아이는 늘 찌그러져 괴로워한다고요. 그런데 70세가 넘어서 누군가를, 그것도 아내를 웃겨보겠다고 하는 그 모습에서 그분의 어린아이가 깨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결혼 후 먹고사는데 바빠 50년 동안 한 번도 아내를 웃게 해 보겠다는 마음을 품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유머가 일상이 됐다고 합니다. 별 대단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웃을 수 있는데 왜 웃고, 웃겨보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왜 이런 재미를 모르고 한 평생을 살았을까 아쉬워하면서요. 그러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아내에게 해줬던 유머와 아내의 반응을 꼬박꼬박 자랑합니다.
그분을 보면서 어떻게 부부는 늙어가면 좋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결혼하고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많은 남편들은 '늙은이'가 되어갑니다. '늙은이'란 '늘 그런이'의 약자라고 하는데 변화 없이 늘 그저 그렇게 무덤덤하게 살아갑니다. 연애할 때 씌워진 콩깍지는 이미 너덜너덜거리게 되고 이제는 가족과 부부라는 이름만 남아있게 됩니다. 도대체 결혼의 목적이 무엇일까 헷갈리며 갈등하게 됩니다. 얼마 전에 한 분이 결혼생활을 '계륵'이라 표현합니다. 버릴 수도, 그렇다고 취하기도 애매한 것이 결혼생활이라는 거죠. 이제 더 이상 설렘이나 사랑의 열정을 잃어버린 남편이 느낄 수밖에 없는 슬픔이겠죠.
어떻게 하면 부부가 즐겁게 살 수 있을까? 저는 본질적인 남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언젠가 남편인 husband의 어원이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house band'의 약자로 풀어낸 글을 읽었습니다. 남편이란 가정이라는 악단(band)을 이끌면서 화음을 맞추는 지휘자라고요. 저는 이 어원에 공감하면서 남편이란 가정을 즐겁게 이끄는 지휘자라고 표현해봤습니다. 단순히 먹거리를 사냥해와서 가족들과 나누는 것으로 끝나는 남편이 아니라 아내와 가족들을 한 번이라도 즐겁게 해 주려는 마음먹거리까지 챙기는 남편이 되어보는 것. 근사하지 않나요? 그래서 아내나 가족보다 내가 먼저 즐겁고 행복해지면서 밝은 얼굴로 가족을 대하는 남편. 생각만 해도 찌릿찌릿하지 않나요?
30년 넘게 미국 캔자스대에서 부부커뮤니게이션을 강의하는 제프리 홀 교수가 최근 연구가 떠오릅니다. 그는 부부가 나누는 유머야말로 부부관계의 가장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 준다고요. 유머 하나는 상대방의 감정을 읽게 하고, 웃음을 공유해서 가정을 밝게 해주는 형광등과 같다고요.
그의 말은 유머가 멋진 디드로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인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에게 어느 날 선물 하나가 도착합니다. 고급스러운 진홍색의 실내복이었습니다. 옷을 입은 디드로는 진홍색 실내복과 오래되고 낡은 책상과 어울리지 않아 보여서 책상을 교체합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벽걸이가 촌스럽게 느껴져 새로 구입합니다. 이후 장롱, 책장, 시계, 서재 의자 등의 모든 가재도구들이 초라해 보여 서재 전체를 바꿉니다. 이와 같이 한 가지 물건을 새로 구입하게 되면서 점차 그에 어울리는 것으로 교체하게 되는 것을 '디드로 효과'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하나만 바뀌어도 전체가 바뀔 수 있음은 비단 가재도구뿐만이 아닙니다. 사람의 작은 행동도 시작은 미약하지만 점차 인생을 바꾸게 되는 회오리가 됩니다. 현대 심리학의 가장 큰 열매는 인간이 작은 행동 하나를 바꿈으로써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발견입니다. 인생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작은 행동과 습관부터 바꾸는 것은 인간 혁명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디드로 효과에를 응용해 디드로 유머 효과라고 부릅니다. 남편이 아내를 즐겁게 하기 위해 유머 하나를 입에 올리는 순간, 부부생활과 가정생활에 놀라운 기적이 벌어진다고요.
오늘도 저는 아내를 웃게 할 유머 하나에 설레고 미리 행복에 겨워합니다. 여러분도 오늘 당장 아내에게 이 유머로 도전할 수 있을 겁니다.
"여보! 한국 관광객들이 미국의 레스토랑에서 가장 많이 주문하는 음식이 뭔지 알아?"
"잘 모르지만 스테이크 아닐까? 비프 스테이크!"
"아냐...한국사람들은 대부분 이 음식을 주문해... 바로 미투! 미투! me, too! 하하
그리고 언젠가 당신도 미국 여행 가면 절대 미투시키지지 말고 이렇게 말해봐!
아..저는 미 쓰리! me, three! ㅋ"
이 위트를 읽고 '나도 아내에게 한번 해볼까?'라고 마음먹는 순간 이미 기분이 좋아진다면 이미 멋진 남편유머리스트가 될 자격이 충분합니다. 짝짝짝! 계속해서 다음 편에서는 도대체 유머 하나가 만들어낼 남편의 놀라운 경쟁력에 대해 나누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