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사랑"만이 인공지능시대의 해답이다
나른한 토요일 오후, 거실 소파에 누워 TV를 시청 중인 아내 눈이 살짝 풀립니다.
"여보, 나 낮잠 좀 잘 테니깐 2시쯤 깨워줘"
말이 끝나자마자 머리를 떨구고 꿈나라로 빠집니다.
아내의 명령이니 괜히 신경이 쓰여 몇 번이나 시계를 보면서 시간을 확인합니다.
드디어 2시 정각! 컵에 물을 떠 와 몇 방울을 손가락에 묻혀 아내 얼굴에 살짝 튕겼습니다.
"자기야 일어나! 2시 정각이야!"
아내가 깜짝 놀라면서 눈을 뜹니다.
"엉..근데 얼굴에 뭘 뿌린거야?"
오케이! 예상했던 아내의 반응.
"응.. 장미꽃에 물 주는거야!"
게슴츠레 눈을 뜨고 있던 아내가 갑자기 빵 터집니다.
"호호호...내 얼굴이 장미꽃밭인 줄 어떻게 알았어? 호호"
하루에 한 번 아내를 웃겨보기로 작정하니 웃음이 터지는 것들은 모두 귀한 유머소스가 됩니다. 귀에 스치는 모든 웃긴 이야기들을 번개처럼 다 잡아들여 스마트폰 메모장에 가둬둡니다. 그리고 언제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면서 잠깐 연습해봅니다.
신기하게 유머에 몰입하는 순간, 세상의 재미있는 모든 것들이 자석처럼 끌려왔습니다. 유머를 하기 전에는 아무리 재미있어도 그냥 피식하며 지나쳤는데 이제는 웃기고 재미있는 것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면서 잡아챕니다. 사람들과의 미팅에서도, 술자리에서도, TV에서도, 영화나 책을 보면서도 재미있는 것들은 빠짐없이 제 유머 안테나에 걸려듭니다.
언젠가 술자리에서 한 분이 갑자기 술잔을 뒤집으면서 한마디 합니다.
"저는 오늘 여기까지만 마시겠습니다. 집에 가서도 술 한잔을 더 해야 하거든요"
"아니.. 집에 가서 무슨 술을 또 마셔요?"
"아..제가 좋아하는 아~~주 달콤한 술이 있습니다. 아내 입술요! 얼마나 달콤한지! 하하"
당연히 이 놈도 붙잡아서 그날 집에 들어오자마자 아내 귓속에 풀어놓았습니다.
자기야, 오늘 술을 마셨는데도 부족하네... 술 한잔 더 해야겠어. 당신 이리 와봐! 입술 한잔 마시자!"
그동안 몰라서 무심코 지나쳤던 고급 위트와 애드립까지도 신기하게 제 귀에 걸립니다. 도망가지 못하게 곧바로 스마트폰 유머창고 집어넣으니 어느 순간 창고가 빵빵해지고 덤으로 자신감도 한껏 부풀어 올랐습니다.
그동안 아내와 나눌 유머소스가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 신기한 일입니다. 이렇게 몰입되어 있다 보니 유머는 단순히 웃음을 주고받는 도구를 넘어 다시 행복하게 하고, 다시 사랑하게 하는 강력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아내를 즐겁게 했던 유머 하나, 위트 하나는 저만의 핵심경쟁력이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남편들에게 유머를 권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저 웃고, 웃기는 것을 넘어 놀라운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내와 나누는 유머 하나는 부부관계를 넘어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윤활유가 되었습니다. 나아가 비즈니스에서 동료와 고객을 웃게 하는 지혜를 갖게 했고, 일거양득이 아니라 유머 하나로 백가지의 기적을 만드는 일거백득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는 남편인 당신이 유머를 맛 들이게 되면 반드시 경험하게 되는 3가지 기적만 나눕니다. 저에게 벌어진 일이 아니라 당신에게도 벌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유머는 좋은 남편을 만들었습니다.
몇 년 전 "굿닥터"라는 의학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야스퍼거 증후군인 주인공이 멋진 의사로 인정받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을 풀어냈습니다. 드라마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이 선배의사에게 질문합니다.
"어떤 의사가 좋은 의사입니까?"
이 질문에 짧지만 여운이 긴 대답을 남깁니다.
“좋은 의사가 뭔지 고민하는 의사가 모두 좋은 의사다."
이 대사 하나는 가슴에 남아 두고두고 제 삶에 화두를 던졌습니다.
"도대체 어떤 남편이 좋은 남편일까?"
단순하지만 좋은 남편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좋은 남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아내를 웃게 할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졌고 아내를 웃게 하려고 노력하는 남편이 좋은 남편이라는 확신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저만의 개똥철학이지만 좋은 남편에 대한 아름다운 정의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내를 웃게 할까?"를 마음에 품는 순간 뇌의 구조는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의 재미있는 유머뿐 아니라, 즐거움과 기쁨을 만드는 긍정, 열정, 칭찬, 사랑같은 긍정적인 단어들이 뇌 속에 똬리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점차 긍정적인 뇌 공간을 만들고 길을 만들면서 세상을 조금 더 밝고 아름답게 보도록 유도했습니다.
아내를 어떻게 하면 웃게 할까라는 질문을 품으면서 살았던 지난 15년. 돌이켜 보면 웃음은 10배로 늘었고 부부싸움은 100배로 줄었습니다. 단언컨대 유머를 나누면서 아내와 한 번도 부부싸움을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입니다.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한 번도 싸우지 않았습니다. 하하! 어쨌든 저는 늘 사람들에게 겁 없이 말합니다. 나는 정말 좋은 남편입니다. 늘 아내를 어떻게 하면 웃게 할까를 궁리하면서 좋은 남편이 되려고 노력하니까요.
유머는 유쾌한 가정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아침밥상에 오징어볶음이 나왔습니다.
"자기야! 오징어에는 팔과 다리가 많이 붙어 있잖아?
그런데 어떤 게 팔이고 다리인지 알아?"
아내가 글쎄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응... 간단해. 대가리를 한 대 때렸을 때 올라오는 것이 팔이야!"
아내가 피식 웃더라고요. 반응이 좋으니 하나 더 투척했죠!
"하하.. 오징어 볶음이 맛있으니까 오늘은 선물 하나 더! 오징어 삼행시야! 운 띄워 봐!"
"오... 오랫동안
징... 징그럽게
어... 어울려서 우리 잘 먹고 웃고 살자!"
아침부터 웃으면서 밥을 먹으면 당연히 꿀맛이겠지요.
프랑스의 유명한 소설가인 앙드레 지드는 결혼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결혼이란 날마다 새롭게 건축해야 하는 가건물이다."
가건물이니 튼튼하지도 않고, 쉽게 무너지고 날아갈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 비가 새지 않나, 쥐가 들어오지 않나 끊임없이 살펴야 합니다. 헐고 망가진 가구는 새롭게 교체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 흉가가 되어 사람이 살 수 없는 폐가가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결혼생활은 끊임없이 가건물을 보완하고 수리하면서 튼튼한 집을 짓는 과정입니다. 이 비유를 씹으면 씹을수록 공감이 갑니다. 결혼생활도 한치도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튼튼한 집을 집고, 향기나는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편과 아내가 공감하는 부부만의 문화가 필요합니다. 마치 가훈을 만들어서 기본적인 삶의 가정문화를 만들 듯이요.
아내와 유머를 나누면서 우리 부부도 하나씩 유머 문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침밥상에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밥상머리유머문화는 대표적인 우리 부부만의 문화입니다. 웃으면서 밥을 먹으니 밥맛도 좋고, 소화도 잘되어 하루 종일 유쾌하게 살아가는 힘이 됩니다. 말했듯이 아침웃음은 보약 10첩만큼이나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지켜줬습니다.
그리고 점차 잠들기 전에 침대에서도 웃음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최고의 코미디언이었던 고 김형곤 씨는 말했습니다. 잠들기 전에 웃고 자야 아침에 웃으면서 일어 난다고요. 그래서 저녁 늦게 코미디 프로그램을 만들고 국민들을 웃게 했습니다. 실제 뇌는 잠자기 전에 마지막 표정과 감정을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날 아침잠에서 깨자마자 그 표정과 감정을 되돌려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즐거운 하루를 시작하려면 전날 저녁에 웃고 미소를 짓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잠자기 전에 유머를 나누는 침대머리 유머도 우리 부부에게 좋은 문화가 되었습니다. 여러 번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습관이 되고 습관이 문화가 됩니다. 당연히 평생 웃음과 행복을 지키는 우리 부부만의 사랑문화가 되었습니다.
유머는 끊임없이 성장하게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내를 웃겨볼까?"라는 질문은 또 다른 질문들을 대량으로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내와 더 즐겁게 대화를 할까? 어떻게 하면 아내를 기쁘게 할까? 어떻게 내 마음을 근사하게 표현해볼까? 어떻게 하면 아내를 감동시킬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한 질문에 해답을 찾고자 다른 남편들의 지혜와 노하우를 듣고, 책을 읽으면서 다른 남편들의 경험을 가져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내와 유쾌한 대화법, 사랑을 지혜롭게 표현하는 방법, 아내를 감동시키는 노하우, 아내를 행복하게 하는 이벤트 하는 방법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세상에 사랑을 다 알고 결혼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저 어느 순간 붙어버린 콩깍지 덕분에 좋아하게 되었고, 사랑하게 되었고 결혼까지 이어진 삶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연애할 때 잠시 하다가 식어버린 사랑에 불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저는 결혼한 이후 잊어버린 아내사랑을 다시 되찾는 것을 "다시사랑"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그럴듯하죠?
중요한 건 이러한 질문은 삶이 모든 부분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아내를 기쁘게 하는 방법과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하는 방법과 일맥상통했습니다. 직장동료, 친구, 친척, 고객들에게도 응용해도 똑같은 반응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스포츠용품을 판매하는 분이 아내와 나눈 유머를 고객에게 활용해서 물건을 판매앴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손님! 사람의 건강을 돕는 스님이 있습니다. 신진대사라고요..하하. 그런데 이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면서 건강을 관장하는 신이 있어요. 누구냐 하면 바로.. 러닝머신입니다. 바로 이 러닝머신이 바로 그 건강신입니다. 하하"
예상치 못한 멘트에 고객이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지요.
"하하..좋네요. 러닝머신! 한대 구매하겠습니다. 하하"
고객은 웃으면 쉽게 마음을 엽니다. 그리고 웃으면 지갑도 엽니다. 아내를 즐겁게 했던 유머 하나는 이제 사랑을 나누는 도구에서 고객의 호주머니를 여는 세일즈 도구가 된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제 유머는 단순히 웃기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을 행복하게 하여 자발적으로 마음과 호주머니를 열게 하는 무기가 되었습니다.
사랑이란 참 아름다운 단어입니다. 그렇지만 아름다운 만큼 늘 사랑을 생각하는 남편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그저 한때의 아련한 추억일 뿐입니다.. 저는 종종 사람들에게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참 난감해합니다. 그럼 더 어색해지기 전에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사랑이란 사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생각의 양을 의미하는 사량(思量)입니다. 사랑은 누군가를 생각한다는 의미입니다. 점점 상대를 더 많이 생각할수록 사랑은 깊어집니다."
이제 세상은 인공지능의 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합니다.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더니 이제는 인간의 생각하는 몫까지 빼앗아가기 시작합니다. 이런 시대에 기계와 인공지능이 결코 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사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람을 웃게 하고, 행복하게 하고, 즐겁게 하고, 감동하게 하는 힘은 영원히 인간의 몫입니다. 저는 이러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랑에 인간의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정을 이끌어야 하고, 생존 전선에서 먹거리를 챙겨 와야 하는 남편에게 유머의 중요성을 말하는 이유는 유머야말로 "다시사랑"의 문을 여는 출입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궁극의 경쟁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사랑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방법과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어때요? 우리 유머로 '다시사랑'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