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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그다드Cafe Aug 11. 2024

젊은 공무원의 슬픔

누군가의 가족이고 친구입니다

https://v.daum.net/v/20240806182939638

https://v.daum.net/v/20240810121352026

요즘 젊은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이직률이 높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 공무원의 이직은 일반 직장인과는 다르게 그간 힘들게 공부한 시간들을 포기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청춘의 몇 년을 포기하면서 합격한 자리인데... 오죽하면 그랬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자체별로 이런 젊은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한 이직을 막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한다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진짜 심각성을 느낀다.


그렇다면 내맘대로 <직장인 고민 상담소>를 운영하는 바그다드Cafe가 공무원 직장인의 고민을 나름대로 분석해 봤다. 공무원도 직장인이 아닌가!


여러 기사와 주위에 공무원과 공무원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과 얘기한 결과 3가지 정도 문제점을 찾아냈다.


1. 낮은 급여


- 9급 공무원 기준으로 연봉이  2XXX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 다른 직업군과 혹은 다른 기업체들과 바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낮다는 생각이 든다.

- 적정 급여 수준에 대해서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한 시기이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예전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공무원 조직의 급여가 안정성과 연금의 혜택으로 어느 정도 상쇄가 되었는데, 지금은 연금제도도 그렇고 안정성이 장점인 시대는 끝났기 때문이다.

(아직 공무원 연봉과 연금제도 등에 대해 제대로 논하기는 나의 공부가 부족해서 여기서 마무리하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얘기하고자 한다)


2. 조직의 경직성


- 아무래도 '안정적인 운영'을 모토로 하는 공무원 조직은 바깥의 변화 속도와는 다르다고 한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다고만 핑계대기에는 요즘 친구들 너무 똑똑해졌다.

- 그리고 스마트폰만 켜면 세상 발전된 조직, 그리고 훌륭한 멘토들 천지다. 그런데 조직 핑계만 대며, 언제까지 경직되어 있을 텐가?

- 나는 젊은 축에는 당연히 끼지 못하고, 그렇다고 늙은 축도 아닌 애매한 나이고 세대다. (40대 극 초)

- 하지만 사회생활 초기에 하도 고생을 해서인지 늙은 축의 문화도 어느 정도 이해도 하고 제법 맞춰주는데 능숙하다. 하지만 이런 나도 학을 뗀 사건이 있다.

- 얼마 전, 지방의 발전 공기업( 공무원 조직) 사람들과 저녁때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다. 그때 충격을 받았다. 술을 많이 마셔서?(나도 술이라면 안 진다. 고객보다 항상 '한잔 더!') 술자리에서 헛소리가 난무해서? (아마 내 구라가 더 심했으면 심했지...)

- 내가 충격받은 장면은, 바로 쏘주잔 씻기. 10여 년 전 내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초기에 잔 돌리기 문화는 사기업에도 남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의 사라졌다고... 믿었다. 내 앞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도하기 전까진.

- 내 앞에 앉은 발전 공기업의 간부(처장)는 쏘주를 호방하게 들이킨 후, 빈 쏘주잔을 물이 담긴 컵에 몇 번 휘휘 넣어 씻고는 앞에 놓인 물수건으로 닦아서 나에게 주는 게 아닌가...

- 그리고 다른 발전 공기업 사람들은 '처장님이 정이 많아서' 그렇다며 연신 싱글벙글 대는 게 아닌가.

- 아직 술자리에서 이런 문화가 남아있다면 업무에서는 대체 어떨까? 내가 이렇게 충격을 받을 정도이면, 젊은 친구들은 기절초풍할 것이다.

- 처장님! 요즘 코로나가 다시 유행이랍니다. 그리고 전염병 도지기 전에 젊은 친구들 다 도망갑니다.


3. 민원 갑질


https://v.daum.net/v/20240723131500073

- 앞서 언급한 처우(급여 등)와 조직의 경직성도 문제지만 민원 갑질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 내 고향 친구 중에 한 명인 SW 사연이다.

- SW는 시청에 소속된 무기계약직 불법주차 단속 요원이다. (내가 봤을 땐 시청에 소속되어 시청 공무원과 함께 일하기 때문에, 내 친구 SW도 공무원이라고 생각한다)

- 얼마 전, SW가 울먹이며 전화를 걸어왔다. 사연인 즉, 불법주차 단속을 맞은 어떤 사람이 친구 얼굴에 침을 뱉으며 욕을 했다고 한다.

- 그전에도 SW는 단속을 맞은 사람들의 온갖 욕설과 협박에 힘들어했었다.

- 나는 함께 분개하며, 욕을 했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 SW는 그래도 어린 딸아이를 생각해서 참는다며, 아내한테도 이런 얘기는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 멀리 떨어진 나에게는 하소연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 하고, 애써 괜찮은 적 전화를 끊었다.


공무원의 처우와 경직된 문화는 국가에서 나서서 공론화하고 바꿔 나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민원 갑질 문제는 당장이라도 고쳐나갈 수 있다. 그들도 누군가의 가족이고 친구다. (진짜 내 친구다) 그리고 심지어 그들은 잘 못 한 게 없다. 그저 업무를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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