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으로 여행객의 피로를 언제든 풀어주는 한집 건너 한집 마사지와 맵고 짜고 시고 달콤한 태국의 많은 음식들을 또 만다고 싶다.
여기까지는 대중적인 태국의 모습이다. 지금부터는 많은 한국인들이 잘 모르는 태국의 모습을 얘기하고자한다.
나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년간 미얀마에 위치한 시멘트 공장의 노동자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 때 구매팀에서 일했는데, 시멘트 공장에 필요한 많은 자재와 제품과 기계들을 인근의 중국과 태국으로부터 수입했다. (미얀마는 기초 제조업이 매우 취약해, 인근의 중국과 태국 의존도가 높다)
시멘트백은 원가경쟁력 때문에, 방콕 외곽에 위치한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수입했다. 종종 시멘트백에 문제가 생길 때, 그 공장을 방문했다. 그때마다 중국 화교 3세 태국인 사장님이 직접 나를 대응하셨다.
공장을 둘러보며, 놀랐던 점이 있었다. 바로, 태국인 노동자는 거의 없고, 미얀마 노동자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중국 화교 3세 태국인 사장님께 물었다. 왜, 태국인 노동자는 거의 없느냐고. 사장님께서는 태국 젊은이들이 제조업쪽힘든 일은 기피하는 성향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미얀마인 노동자를 고용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리고 덧붙이길, 태국 젊은이들은 방콕 시내에서 서비스업에서 일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시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감히, 내가 태국의 노동 시장 구조를 논할 수 없기 때문에 보고, 들은 점을 충실히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나는 방콕에서는 가급적 택시를 피하고, 전철을 애용하는 편이다. 택시 기사님과 불필요한 신경전이 싫고, 무엇보다 현지의 대중 교통을 이용하면 현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어떤 무언가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현지의 대중교통 만큼이나, 현지의 시장도 사랑한다)
<방콕 전철 풍경>
그 날도 그랬다. 평일 퇴근 시간인 6시쯤, 숙소가 있는 아속에서 나와 방콕 외곽에 위치한 유명한 재즈바로 가기 위해 전철을 탔다. 그 때 나는 방콕 노동자들의 퇴근 냄새를 맡았다. 습습하고, 지쳤으며, 다소 무겁기까지한 그 냄새. 중국 화교 3세 태국인 사장님은 태국의 젊은이들이 서비스업에만 종사하려는 세태를 비난 하셨지만(젊은이들이 편한 일만 쫓는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 내가 그 날 직접 본 퇴근의 광경으로 미루어 짐작컨데, 절대 노동의 강도가 낮지 않아 보였다. 이방인인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
나는 환승이긴 하지만 공항철도를 출퇴근에 많이 애용한다. 공항 직통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인과, 직장인 그리고 다른 목적의 승객이 혼재되어 있다. 하지만 다른 지하철과 전철에 비해서는 확연히 여행 온 외국인이 많다. 나는 궁금해진다. 그들의, 이방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서울의 퇴근냄새는 어떨까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