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이 심각한 이라크의 직장인 고민
직장인 짧은 소설
아흐메드는 새벽에 동네에 퍼지는 첫 아잔 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전기 없는 밤'의 여름 더위는 밤을 가혹하게 만들었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었지만 더운 공기만이 들어올 뿐이었다. 밤새도록 정전이 지속되었고,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조차 작동되지 않았다.
아흐메드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암울한 상황을 마주하면 어김없이 그때가 떠올랐다. 20년 전, 아흐메드가 10살 때 미국과 다국적연합군이 침공한 그때.
그때부터 이라크는 사람들이 살기 힘든 곳이 되었다. 미국이 성공적으로 침공했을 때, 미국의 대표*는 이라크가 앞으로 독재로부터 해방되고 더욱더 자유롭고 잘 살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하지만 그의 공언과는 정확하게 반대의 상황이 20년째 지속되고 있음을 생각하니 아흐메드는 헛웃음이 났다.
어제도 그랬다. 그리고 그 전날도. 이젠 전기가 들어오는 시간보다 정전이 더 익숙해졌다. 아침을 준비하려고 부엌으로 갔지만, 전기 오븐은 여전히 먹통이었다. 냉장고 안의 우유는 이미 상했다. 전기가 끊긴 지 10시간이 넘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는 냉장고에서 마실 물 한 병을 꺼냈다. 물조차 미지근했다.
출근 준비를 마친 아흐메드는 집을 나섰다. 길거리엔 제너레이터의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 각 가정마다 큰 소음을 내며 돌아가는 이 제너레이터는 이제 이라크 가정의 필수품이 되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늘 돌릴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기름값은 비쌌고, 제너레이터도 자주 고장 났다. 원유 매장량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나라에서 기름값이 비싸다니... 아흐메드는 도저히 현재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회사에 도착했지만, 사무실은 여전히 어두웠다. 비상 전원으로 겨우 컴퓨터 몇 대만이 켜져 있었다. 동료들은 하나둘씩 모여 앉아, 어둠 속에서 소리만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오늘도 몇 시간이나 버틸 수 있을까요?" 누군가가 농담처럼 말했지만, 아무도 웃지 않았다. 웃을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아흐메드는 인근 식당으로 갔다. 식당 주인도 전력 부족에 지쳐 있었다. "오늘은 차가운 음식밖에 없습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요." 그는 손님들에게 이렇게 말하며 미안한 듯 웃었다. 아흐메드는 샐러드와 차가운 빵을 주문했다.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온 아흐메드는 가족들이 어둠 속에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제너레이터가 고장 나서 집은 완전히 암흑이었다. 그는 손전등을 켜고 가족들에게 다가갔다. 저녁식사는 간단히 해결했다. 그저 미리 준비해 둔 마른 식품들로 끼니를 때웠다.
아흐메드는 피로감에 눌려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어둠과 더위 속에서 그는 내일도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정전, 더위, 그리고 계속되는 불편함 속에서 이라크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흐메드는 그때로 돌아가서 되묻고 싶었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후, 이라크 임시 정부의 수장은 폴 브레머(Paul Bremer)였다. 그는 이라크 침공 후 설립된 연합 임시 당국(Coalition Provisional Authority, CPA)의 행정관으로 임명되어 이라크를 통치했다. 브레머는 2003년 5월부터 2004년 6월까지 이라크에서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설치한 임시 정부를 이끌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이라크의 정치, 경제, 군사 구조를 재편하는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브레머는 2003년 7월 13일, 이라크 통치위원회(Iraqi Governing Council)가 설립된 날에 중요한 연설을 했다. 이 연설에서 그는 이라크 국민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번영을 약속하며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1) 이라크의 미래는 이라크인들에게 있다. 브레머는 이라크 통치위원회의 설립을 통해 이라크인들이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라크 국민이 독립적으로 자신들의 정부를 구성하고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2) 민주주의와 자유의 약속. 브레머는 이라크가 앞으로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로 발전할 것이며, 이는 이라크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라크인들이 전 세계의 다른 민주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3) 미래에 대한 낙관. 브레머는 이라크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며, 경제 재건과 사회 안정을 이루기 위해 국제 사회의 지원과 협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20년이 흐른 지금도 브레머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