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대기업 출신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과거의 직위나 경험에 기대는 것입니다. 앞선 글에서 언급했던 B부사장님의 사례처럼, '나는 대기업 출신'이라는 생각은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에서는 과거의 명함이 아닌 현재의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2. 경계 없는 업무를 받아들이기
우리 팀을 '전략구매투자해외사업지원인사총무물류대외협력팀'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중소기업에서는 업무의 경계가 모호합니다. 대기업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해야 할 때가 많죠. 이때 중요한 것은 '이런 일까지 내가?'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입니다. 오히려 다양한 경험이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3. 빠른 속도에 적응하기
대기업은 많은 인력과 자원이 있지만, 의사결정은 느립니다. 부서 간 협의, 결재 단계, 내부 정책 검토 등 거쳐야 할 관문이 많기 때문입니다. 반면 중소기업은 의사결정이 매우 빠릅니다. 대표이사와의 짧은 미팅 한 번으로 중요한 결정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의 해외 공장 설립 프로젝트는 대기업이었다면 수개월이 걸렸을 의사결정이 단 몇 번의 회의로 결정되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평소 독서와 학습을 통해 쌓아 둔 지식과 통찰이 큰 도움이 됩니다. 빠른 판단이 필요한 순간에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4. 시스템의 부재를 기회로 삼기
대기업의 장점인 체계적인 시스템은 때로는 족쇄가 되기도 합니다. 반면 중소기업은 시스템이 부족하지만, 이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해외 공장 설립 과정에서도 기존 시스템이 없었기에 오히려 더 자유롭게 새로운 방식을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5. 배우는 자세를 잃지 말기
영화 '인턴'의 벤 어르신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입니다. 중소기업에는 오랫동안 그 회사를 지켜온 베테랑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경험과 노하우는 책에서도 배울 수 없는 귀중한 자산입니다. 겸손한 자세로 이들에게서 배우려 노력한다면, 그들도 우리의 대기업 경험에서 배우려 할 것입니다.
처음 중소기업에 왔을 때는 많이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저는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었죠. 중소기업에서의 성공은 결국 마음가짐에 달려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에 연연하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며,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려는 자세. 이것이 바로 중소기업에서 살아남는 핵심입니다.
영화 '쇼생크 탈출'의 앤디가 보여준 것처럼, 환경이 바뀌어도 자신의 역량을 상황에 맞게 조절하고 겸손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환경에서도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