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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그다드Cafe Jan 05. 2025

테슬라와 루이비통

그래서 사람 몇 명이나 줄일 건데?

"1년 전만 해도 우리 공장에는 생산직 직원이 XX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로봇 3대를 도입한 후, 지금은 YY명만 남았습니다. 내년에는 또 몇 명이나 줄어들까요?"


저는 제조업 기반의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구매를 담당하고 있는데, 매일 같이 마주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 장비를 도입하면 사람을 몇 명이나 줄이는데?" 공장에 필요한 장비를 구매할 때, 장비의 가격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장비를 설치함으로써 인건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가격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무인화의 물결


생인화(사람을 덜어낸다는 뜻), 무인화, 스마트 팩토리 등으로 불리는 이 움직임의 핵심은 결국 '사람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입니다. 전 세계에서 스마트 팩토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회사가 바로 테슬라입니다. 테슬라의 최종 목표는 사람이 필요 없는 자동차 공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로 테슬라의 텍사스 공장은 이미 90% 이상의 자동화율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테슬라의 스마트 팩토리 (출처: 테슬라)

제조 현장에서 생인화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요소는 로봇과 더불어 '인공지능'의 발전입니다. 로봇에 (인공) 지능이 더해지니 로봇도 사람처럼 지능을 활용해 '판단'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불량품을 찾아내는 데 숙련된 작업자의 눈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AI가 탑재된 비전 카메라가 그 역할을 대신합니다. 인간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현상입니다. 아니, 무섭습니다.


희망은 있다


그러나 희망은 있습니다. 얼마 전 루이비통 관련 기사를 보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루이비통의 제작 공장은 첨단 자동화 시설 대신, 여전히 사람의 손길을 중요시합니다. 한 개의 가방을 만드는 데 평균 15시간이 걸리며, 300개가 넘는 수작업 공정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숙련된 기술자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루이비통 가방 제조 공장 (출처: Getty Image)

이러한 대비는 흥미롭습니다. 한쪽에서는 생인화와 무인화를 통해 사람을 줄이려 하고, 다른 쪽에서는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이 차이는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전합니다.


위기의 일자리들


사무실에서든 공장에서든 단순반복적인 일을 하는 직업은 빠르게 사라질 것입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8억 개의 일자리가 자동화로 인해 사라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실제로 저는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음에도 인력 감축이 회사의 중요한 미션이 되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사무직은 더 취약한 상황입니다. 한국의 사무실 문화는 그동안 반복적인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왔기 때문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무직 업무의 70%가 자동화 가능한 업무라고 합니다. 게다가 AI는 졸리지도, 배고프지도 않으며, 불평도 없고, 휴식도 필요 없습니다. 이런 AI와 같은 일로 경쟁한다면, 인간은 백전백패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첫째, 자신만의 독특한 가치를 찾아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을 넘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것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한 직무

- 높은 수준의 감성 지능이 요구되는 일

- 복잡한 의사결정과 판단이 필요한 분야

- 예술성과 창의성이 필요한 작업


둘째, 발견한 분야에서 깊이 있는 전문성을 쌓아야 합니다. 단순히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의 장인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정진해야 합니다.


장인 정신의 힘


제가 특별한 날마다 찾는 여의도의 한 초밥집이 있습니다. 좌석이 10석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이 작은 가게는 철저한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셰프는 즉석에서 한 점 한 점 초밥을 만들어내는데, 놀라운 것은 손님 개개인의 취향을 섬세하게 반영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손으로 초밥 먹는 것을 선호한다고 하자 셰프는 즉시 손으로 먹기 좋게 크기와 모양을 조절해 주십니다. 이런 섬세한 개인화와 장인 정신은 AI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입니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쌓는 것입니다. 기계는 효율성으로 승부하지만, 우리 인간은 창의성과 섬세함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AI 시대를 헤쳐나갈 우리의 생존 전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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