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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그다드Cafe Jan 07. 2025

대기업 간 이직

Experience Never Gets Old

제가 아끼는 후배가 있습니다. 이 후배는 영화 <인턴>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영화 중에 대사 "Experience never gets old(경험은 결코 늙지 않아요)"를 가장 좋아한다고 합니다. 제가 아끼는 후배가 좋아하는 대사이니, 당연히 저도 좋아하는 대사입니다.


영화 <인턴>의 매력은 무궁무진합니다. 벌써 개봉한 지 1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간직되어 있는 영화입니다. 특히, 직장인에게는 더 특별하게 다가오고요. 마피아 프랭크 시런 역할의 '로버트 드 니로'도 좋지만, 어른다운 어른 역할인 벤 휘태커의 '로버트 드 니로'도 좋아합니다.


마치 영화 속 벤 휘태커처럼, 저 또한 다양한 직장 경험을 통해 얻은 통찰을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대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할 때 주의할 점입니다. 저는 지금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대기업(L기업)에서 대기업(S기업)으로 이직한 경험도 있고, 제가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 다른 대기업에서 이직한 동료들도 많이 봤었습니다.


사실 저의 주된 관심사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이직했을 때의 적응법과 참고할 점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의 지금 상황이 딱 그렇고, (대기업에서 계속 근무하면 좋겠지만) 대기업의 일자리는 계속해서 줄어들면서 중소기업으로 이직하는 분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대기업에서 보고 느낀 점들을 공유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 이번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경험은 결코 늙지 않는 것이고, 또 누군가에는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1.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잦은 이직은 위험합니다


제가 중소기업에서 이력서를 검토하고 직접 사람을 뽑아보니 알겠더군요. 아무리 스펙이 뛰어나도 너무 잦은 이직은 뽑기에 꺼려집니다. 예를 들어 1년 혹은 2년에 한 번씩 3번 이상 이직을 했다면, 정말 가고 싶은 회사가 생겨 이직을 할 때 걸림돌이 됩니다. 물론, 업종에 따라 잦은 이직이 흠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일반적인 제조업에서 잦은 이직은 약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꼰대 생각]

- 이직 전 최소 3년은 한 회사에서 성과를 만들어내세요.

- 불가피한 이직이라면 면접에서 설득력 있는 이직 사유를 준비하세요.

- 현 회사에서 맡은 프로젝트는 반드시 마무리하고 이직하세요.


2. 물경력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대기업은 시스템의 힘이 큽니다. 시스템의 힘이 크다는 얘기는 개인이 오롯이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제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모두 경험했기 때문에, 대기업에 있을 때 눈에 보이지 않아 공기 같이 당연시했던 시스템(예를 들어, 리스크 관리 팀, 법무팀, 조직 문화팀 등등)이 중소기업으로 이직하며 사라졌습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금방 안다'는 속담이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닙니다.


대기업의 특성이 이러할진대, 대기업 간 이직을 몇 번 한다면 물경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분야에 확실한 경쟁력이 있지 않은 이상, 갓 이직러에겐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의 보이지 않는 시스템에'만' 익숙해진다면 설령 대기업 간의 이직이라 할지라도 금방 경력에 물이 차오를 수 있습니다.


[꼰대 생각]

- 이직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업무를 요청하세요.

- 시스템에 의존하지 말고 본인만의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세요.

- 업무 외에도 자기 계발을 통해 전문성을 쌓으세요


3. 이전 회사와 비교해서 지금 회사를 욕하지 마세요


제가 L기업에 다닐 때, 입만 열면 이직한 지금 회사를 욕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레퍼토리는 항상 본인이 다녔던 이전 대기업의 장점만을 극대화하여 지금 회사를 욕했습니다. 한두 번 정도야 들어줄 수도 있지만 계속 거듭된다면 결국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니, 그렇게 좋은 회사 계속 다니지 왜 이직했데?' 이런 생각이 드는 자체가 그 사람과 결국 멀어진다는 뜻입니다.


[꼰대 생각]

-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세요.

- 이전 회사의 장점은 현 회사에 제안하는 형태로 공유하세요.

- 불만이 있다면 건설적인 방향으로 개선점을 제시하세요.


4. 보이는 직급보다 실제 역할에 집중하세요


대기업으로 이직할 때 많은 사람들이 직급에 집착합니다. 하지만 같은 과장이라도 회사마다 역할과 권한이 다릅니다. 제가 본 케이스 중에는 직급은 높였지만 실제로는 이전 회사보다 작은 권한을 가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국 그 동료는 1년 후 다시 이직을 준비해야 했죠.


[꼰대 생각]

- 직급보다는 실제 업무 범위와 권한을 꼼꼼히 살펴보세요.

- 입사 전 해당 포지션의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확인하세요.

- 팀의 규모와 영향력도 고려하세요.


5. 새로운 기업문화 적응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세요


대기업은 각자의 고유한 문화와 언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협업'이라는 단어도 회사마다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어떤 회사는 수평적 소통을 중시하고, 다른 회사는 체계적인 보고 체계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제가 다녔던 S기업은 ‘별다줄’이어서, 처음 사내 용어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꼰대 생각]

-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는데 최소 3개월은 투자하세요.

- 회사의 공식/비공식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파악하세요.

- 선배들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구하세요.


결론적으로, 대기업 간의 이직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실질적인 성장 가능성과 적응 기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 <인턴>의 벤처럼 겸손한 자세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경험은 결코 늙지 않지만, 그 경험을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 적용할지는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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