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칭찬에 약한 40대 팀장이 극복한 '인정 중독'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지만, 늘 그렇듯 중독은 경계해야 합니다.

by 바그다드Cafe

저는 오랫동안 칭찬에 민감한 사람이었습니다.

"팀장님, 이번 보고서 좋았어요."와 같은 말 한마디에 기분이 좋아졌고, "발표가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웠어요."라는 평가에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칭찬이 없으면 일을 잘못했나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서서히 '인정 중독'에 빠져들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동료들과의 긍정적 관계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아무도 특별한 반응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하루 종일 마음이 무거운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인정과 칭찬이 없으면 불안해하고 의기소침해졌습니다. 제가 인정 중독에 빠졌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이를 '외적 인정 욕구' 또는 '사회적 보상 의존성'이라고 부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타인의 인정을 통해 존재 가치를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 과거 원시시대에는 무리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태곳적 인류 DNA 영향이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것이죠. 예를 들어, 현대사회에서는 SNS에서의 '좋아요' 숫자에 연연하거나, 타인의 평가에 따라 스스로의 가치를 평가하는 현대인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문제는 지나친 인정 욕구가 자존감을 외부에 의존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외부 평가에만 의존하면 내적 만족감이 약해지고, 결국 타인의 인정 없이는 행복감을 느끼기 어렵게 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는 회사에서 몇 가지 방법을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첫째, 객관적인 평가와 자기 인식을 분리했습니다. 칭찬이나 비판이 개인적 평가가 아니라 업무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했습니다. 개인의 정체성을 결과와 완전히 동일시하지 않으니 훨씬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둘째, 업무 수행 과정에 집중했습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의 노력과 성취감을 더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작은 업무라도 성실히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스스로 만족하는 습관을 기르니, 타인의 칭찬 없이도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셋째, 타인의 평가보다는 스스로 정한 목표와 기준을 중시했습니다. 제가 정한 목표를 달성했다면 다른 사람의 반응과 상관없이 성취감을 느끼기로 했습니다. 외부의 인정보다는 자신의 성장을 확인하는 것이 더 큰 보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인정 욕구가 특히 강했던 이유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저는 어릴 때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하다 보니, 더더욱 타인의 인정에 대한 의존증이 심했습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도 이 습관이 지속되었습니다. 과거의 습관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깨닫고, 천천히 그 습관을 바꾸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저는 칭찬을 들으면 기쁘지만, 듣지 않아도 초조하지 않습니다. 담백하게 업무를 수행하며 타인의 인정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인정 중독을 극복한 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볍고 자유로워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가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그리고 지금 돌아보면, 이러한 과정들은 결국 자아를 단단하게 만드는 여정이었습니다. 외부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를 인정하는 법을 익히는 일이었습니다. 회사라는 공동체 안에서 시작한 이 훈련이 지속된다면, 일뿐 아니라 인생 전체를 보다 단단하고 균형 있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그럼에도 브런치에서 라이킷은 여전히... 많이 받고 싶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