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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자존감 지키는 법

어제의 나와만 비교하기

by 바그다드Cafe

회사에 다니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말을 잘하지?”, “어떻게 저걸 저렇게 빨리 처리하지?”, “나는 왜 아직도 이걸 이렇게밖에 못하지…” 특히 회사라는 공간은 비교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성과는 숫자로 나오고, 보고는 줄 세워지고, 칭찬은 일부에게만 몰립니다. 옆자리 선배는 완벽해 보이고, 신입은 똑똑해 보이고, 다른 팀장은 못하는 게 없어 보입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이렇게 다잡습니다.


"나는 어제의 나와만 경쟁한다."


이 말을 붙잡고 살아야 버틸 수 있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 말을 붙잡고 살아야, 회사에서 나를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조금 더 깊게 풀어보려 합니다.


1. 비교는 본능, 하지만 계속하면 탈 난다


비교하지 않는 건 어렵습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비교 속에서 자랐습니다.
형보다 공부를 잘하니 못하니, 친구보다 키가 크니 작니, 대학교 들어가면 동기들보다 스펙이 좋으니 나쁘니, 회사 오면 연봉, 직급, 성과… 삶의 거의 모든 시점이 비교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래서 비교심 자체를 없애려고 하면 오히려 더 힘들어집니다. 비교는 본능입니다.


문제는 그 본능을 매번 따라갈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잠깐 부럽다고 느끼는 건 괜찮습니다. 그 감정을 하루 종일 붙잡고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게 문제입니다. 괜히 옆 사람 엑셀 단축키 속도를 보며 자괴감 느끼지 마세요. 그 사람도 집에서는 간장 뚜껑을 힘으로 못 열고 결국 숟가락으로 딴 적이 있을지 모릅니다.


2. 작은 성장, 남들은 몰라도 나는 안다


어제보다 메일을 한 줄 더 다듬어 보냈나요? 어제보다 회의에서 한마디 더 꺼냈나요? 어제보다 실수를 덜 반복했나요?

이런 변화들은 남들은 거의 모릅니다. 심지어 팀장도, 옆자리 선배도, 보고 시스템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압니다. 내가 어디에서 조금이라도 나아졌는지, 어디에서 용기를 냈는지, 내 성장은 내가 가장 먼저 알아차려야 자존감이 채워집니다.


그걸 깨닫지 못하면 평생 누군가의 박수만 기다리며 살게 됩니다. 스스로 박수 쳐주는 연습, 처음에는 어색해도 필요합니다. “나 오늘은 그래도 이거 잘했다.” 작게라도 그렇게 말해주는 게, 마음을 단단하게 해 줍니다.


3. 큰 변화는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성장하면 무언가 화려한 변화가 따라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성과 폭등, 리더십 강화, 업무 혁신 같은 것들요. 하지만 진짜 변화의 시작은 소소하고 사소한 데서 일어납니다.


점심시간에 조금 덜 불평하기


책상 위에 쌓인 커피컵 하나 치우기


파일 이름을 ‘최종최종본_진짜최종’ 대신 ‘202505’로 정리하기


이런 것들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쌓이면 큰 변화를 만듭니다. 한 번에 성장하려 하지 마세요. 그건 무리입니다. 인간은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한 번에 10kg 빼겠다고 결심했다가 배달 앱을 다시 여는 경험, 다들 해보셨을 겁니다. 성장은 그렇게 급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4. 남의 눈 대신 내 눈으로 나를 본다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남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됩니다. 팀장 눈치, 임원 눈치, 잘 모르는 옆팀 과장 눈치까지요. 그러다 보니 내 성장조차 남의 평가로만 확인하려고 하게 됩니다. 하지만 남의 평가를 기다리다 보면 내 성장은 늘 2등이 됩니다. 스스로 물어보세요.


“나는 오늘 어제보다 뭐가 달라졌지?”


떠오르는 게 없다면 이렇게 말해도 됩니다.


“그래도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버텼다.”


그거면 충분합니다. 어떤 날은 성장 대신 버티는 것만으로도 큰일을 해낸 겁니다. 그걸 스스로 인정하는 마음이, 결국 긴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 줍니다.


5. 내 속도로 가야 끝까지 간다


회사에는 빠른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답도 빠르고, 일 처리도 빠르고, 승진도 빠른 사람들. 그들을 보며 자꾸 초조해집니다. 하지만 마라톤은 속도가 아니라 페이스로 가는 경기입니다. 내 속도가 느려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이 속도로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느냐, 포기하지 않느냐입니다. 가끔은 멈춰도 됩니다.


길 옆 벤치에서 잠깐 커피 한 잔 마시며 숨 고르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인간은 로봇이 아닙니다. 스스로에게 관대할 줄 아는 사람만이 길게 갈 수 있습니다. 내 속도는 남의 속도와 같을 필요가 없습니다. 내 속도로 내 길을 가는 것, 그것만이 진짜 경쟁입니다.


마치며 – 오늘의 나는 충분하다


저도 여전히 자주 흔들립니다.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멍하니 있다가 “오늘도 하루가 또 시작되네…” 하고 한숨 쉬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어제의 나와만 경쟁한다."


남과의 경쟁은 끝이 없습니다. 하지만 어제보다 오늘 내가 더 나아졌다면, 그건 분명히 내가 이긴 겁니다. 오늘 조금 더 성장했나요? 혹은 오늘 조금 더 버텼나요? 혹은 오늘은 그냥 잠깐 멈췄더라도, 내일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나요? 그렇다면 충분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오늘도 잘 해냈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 겁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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