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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그다드Cafe Jul 18. 2024

폭우를 만난 K직장인 출근 고민

K직장인의 폭우 대처법

팩트1. 나의 직장 근무 시간은 8 to 5이다. 나는 서울 마곡 사무소에 근무함에도 지방에 위치한 본사 공장의 운영 시간에 맞춰 근무 시간이 정해졌다.


팩트2. 나의 지금 집은 서대문구 어느 산아래 위치한 30년 넘은 복도식 아파트다. 오늘 같이 비가 억수로 오는 날, 산아래는 기후 변화가 특히 변화무쌍하다.


팩트3. 2024년 7월 18일 새벽 4시 8분부터 재난 안전 문자가 계속해서 울렸다. 폭우로 인해 위험을 알리는 문자였다.


K직장인의 마음을 약하게 만드는 재난 안전 문자

팩트4. 내가 지금 직장을 다닌지는 딱 2년이 되었다. 2년 동안 내가 잘한 짓 중 가장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일을 못하지만 개근상 혹은 정시 출근 부심이 있다) 8시 출근을 위해 보통 6시에 일어나 6시 30분에 집을 나선다.


팩트5. 나는, 오늘 특히 고민이 많았다. 6시 30분 복도식 아파트의 현관문을 열자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음를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마침 현관문을 열자마자 비가 바로 내 얼굴을 세차게 그리고 가혹하게 때렸다. (이래도 출근할꺼야?)


현관문을 열면 바로 야생이다. 오늘 새벽에 문을 열었을 때는 얼굴로 비를 맞았다. 새벽에는 도저히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저녁에야 사진을 찍었다. 야생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1. 나는 비를 맞으며 고민과 번뇌에 휩싸였다. 이런 날 출근을 해야 하는지. 지하철 타러 가는 그 길이 지옥임을 알기에.


선택1. 그렇지만 나는 결국 크록스를 신고, 기존에 출퇴근용으로 주로 신는 뉴발란스 운동화를 종이 가방에 넣고 동시에 출근했다.


오늘 출근때 신은 내 크록스

선택2. 크록스를 신고 비가 억수로 오는 산밑의 아파트를 떠나, 평소와 같이 3호선을 탄 다음, 연신내에서 6호선으로 갈아타고,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간 다음, 마지막으로 공항철도로 환승해 마곡나루역에서 내렸다. 그리고 또 비가 억수로 오는 길을 15분간 걸어서 직장에 도착했다. 도착한 시간은 7시 40분으로 평소와 비슷했으나, 바지가 허벅지까지 젖은 것은 평소와 달랐다. 대충 비를 닦고, 챙겨간 양말을 신고, 뉴발란스를 착용한 다음, 평소와 같이 근무했다.


고민과 연대1. 내 팀원 중 한 명도 신발이 엄청 젖었나보다. 운동화에 신문지를 끼워놓고 말리는 것을 보니.

내 팀원 중 한 명이 신문지를 끼워넣어 운동화를 말리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

오늘 하루, 수 많은 번뇌에 휩싸였으나 결국 평소와 같이 출근에 성공했고, 하루를 보냈다. 셀프 토닥토닥.


그리고 오늘같이 비가 억수로 오는 날 대중교통으로 출근했던 모든 K직장인 수고 많으셨습니다.  말이 하고 싶어, 마음을 옮기고 글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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