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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그다드Cafe Jul 17. 2024

네카라쿠배당토가 더 이상 혁신기업이 아닌 이유

혁신기업의 꼰대화 과정

내가 쓴 글 <네카라쿠배당토를 다니다가 또 이직한 후배>의 핵심 질문은, 처음에는 혁신적이었던 회사가 왜 시간이 지나면 꼰대화가 되는가? 였다.


https://brunch.co.kr/@humorist/46



나름대로 나의 답변은 아래와 같다. (궁금하신 분들은 이 글 밑에 밑에 있는 <네카라쿠배당토를 다니다가 또 이직한 후배> 참고하시길)


1. 지킬 게 없을 때와 많을 때의 차이

2.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그레샴의 법칙, Gresham's Law)

3. 배달의 게르만족(우아한형제들에만 해당)


최근에 다시 읽은 책 야마구치 슈 작가님의 <쇠퇴하는 아저씨 처방전>에서 같은 고민에 대한 답을, 다른 시각으로 찾을 수 있었다. 다음은 관련된 책 내용을 요약한 내용이다. (괄호 내용은 내가 일부러 이해하기 쉽게 첨언하였다)


- 모든 기업은 어디선가 사업을 일으키고 성장한 결과 현재의 상태에 이르렀다.

- 기업이 성장해서 안정 궤도에 올라 인적 자원의 강화가 필요할 즈음이면 회사를 일으키고 성장시킨 재인이나 천재들은 은퇴를 하거나 채용 활동에서 멀어지고 범인(혹은 꼰대)이 그것을 담당하게 된다.

- 결국 (의식적으로) 천재와 재인(뛰어난 인재)을 인선에 내세우지 않으면 그 조직의 인재 수준은 한없이 평범함에 가까워지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삼류(혹은 꼰대)가 조직을 채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야마구치 슈 작가님은 같은 책에서 다음과 같이 분석 하고 있다.


- 이류의 사람은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으며 누가 일류인지도 잘 알고 있다. 일류들은 원래 사람을 평가하거나 혹은 사람을 밀어내는 권력에 그다지 흥미가 없기 때문에 자신과 타인이 어디에 속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 삼류(혹은 꼰대) 사람들은 종종 주위에 있는 이류가 일류이고, 자신은 이류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지금은 이류지만 노력하면 언젠가 저렇게 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이류의 비위를 맞추며 주변을 얼쩡거린다. 진짜 일류에 대해서는 자신의 척도로는 측정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구조를 인원수의 비율로 생각해 보면 일류는 이류보다 적고, 이류는 삼류보다 압도적으로 적다. (즉, 삼류 꼰대가 조직에 많을 수 밖에 없다)

- 이류는 자신의 실제 위치와 실제 위치와 누가 진정한 일류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지위가 올라갈수록 자신의 허상이 벗겨질까 봐 두려워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류들이 권력을 손에 넣으면 주변에 있는 중요 인물을 말살하려고 한다.

- 예수를 죽이려고 한 헤롯과 바리새인의 성직자, 조르다노 브루노를 화형에 처한 심문관, 트로츠키에게 자객을 보내 암살한 스탈린은 모두 실상이 탄로 날까 두려워 일류를 죽인 이류 권력자들이다.

- 이류에 의해 일류가 말살되면 다음 세대에 큰 화근이 남는다. 이류들이 중요한 인물을 말살하고 조직의 리더로서 권력을 굳건히 하면 그 사람에게 아첨을 하며 권력의 덕을 보려면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류들은 일류를 두려워하므로 일류를 측근으로 두지않고 자신보다 레벨이 낮고 취급하기 쉬운 삼류들을 중요하기 마련이다.

- 결국 이류의 리더가 은퇴하고 그들에게 아첨과 아부를 하여 신뢰를 얻은 삼류 추종자들이 리더로서 권력을 갖게 되면 그 조직은 비전을 잃고 도덕적 붕괴, 냉소와 허무주의에 빠질 것이다. 조직이 이런 상황까지 쇠퇴하면 일류를 불러들여 중역에 등용하려는 자정 작용은 전혀 작동되지 않는다. 때문에 조직의 쇠퇴는 불가역적으로 진행되어 세대가 바뀔 때마다 리더의 능력은 점점 쇠퇴하게 된다. (즉, 회사는 산업을 불문하고 시간이 지나면 꼰대화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그림으로 그려보았다.

혁신기업의 꼰대화 과정


그렇다면 나의 최초 질문, 처음에는 혁신적이었던 회사가 왜 시간이 지나면 꼰대화가 되는가?에 대한 답은 다음과 같다.


1) 혁신기업은 초기에 일류들로 인해 혁신 기업을 세울 수 있었다.(혁신하지 않았으면 기업을 세울 수 없었을테니) 하지만 여전히 혁신기업 바깥에서 혁신기업을 노리는 삼류와 꼰대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삼류와 꼰대는 스스로 객관화가 잘 되지 않아, 삼류와 꼰대인지 모른다. (꼰대의 법칙)


2) 시간이 흐를수록 기업 바깥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꼰대와 삼류가 기업에 합류할 수 밖에 없다. (물량의 법칙)


3) 결국 IT 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속한 산업이 문제가 아니라, 기업이 엄청난 노력과 각성을 하지 않는 이상 꼰대의 유입을 막을 수 없고, 혁신기업의 꼰대화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혁신기업의 꼰대화 과정의 법칙)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결국 시간이 흐르면 노화를 막을 수 없듯이 기업도 꼰대화를 막을 순 없다. 하지만 엄청난 노력과 각성을 기업이 한다면 어느 정도 꼰대화를 막을 순 있다. 사람도 노화를 늦추거나 잘 늙을 수 있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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