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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그다드Cafe Jul 28. 2024

불확실한 미래가 걱정되는 직장인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by 유발 하라리

지금 직장에서 나의 주위 동료들의 평가 중 하나는 '남들의 눈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이다.


진짜 그래? 나에게 내가 묻는다. 정답은 '아니다. 남들의 눈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는 엄청 신경을 쓴다.'이다. 다만, 조금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나는 타인의 감정에 관심이 많다. 그러다 보니 내가 어떤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 타인이 어떻게 받아들이지에 대해 고민하고, 가급적 같은 말이라도 타인이 상처를 덜 받는 쪽으로 말을 하고자 한다.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어쨌든 노력할 뿐.


1달 전, 카카오브런치 작가 승인을 받고, 여러 가지 실험을 했더랬다. 어떤 콘셉트로 소중한 나의 지면을 운영할지에 대한 고민과 실험이었다. 결국, 내가 가장 오랫동안 해 왔고, 여전히 진행 중인 직장생활에 대해 주로 얘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직장인 작가님은 어떤 글을 쓰는지 관찰하게 되었다. 트렌드를 알아야 나도 잘 쓸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사실, 카카오브런치 작가가 되기 전까진, 나는 가급적 블로그나 기사 등 짧은 글은 일부러 잘 보려고 하지 않았다. 아니, 아예 그러한 플랫폼에 접속하려는 시도를 의도적으로 막았다. 물론, 나도 예전에는 포털의 기사를 읽거나 짧은 블로그 글을 읽는 것을 매우 즐겼다. 지하철에서나 이동할 때, 자기 전에 스포츠 관련 기사 읽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장강명 작가님의 <미세 좌절의 시대>라는 책을 보고 가급적 기사를 아니, 포털에 접속하지 말자고 굳게 마음먹었다.



2021년 한 해 동안 사람들이 네이버에서 어떤 기사를 가장 많이 봤는지 기자협회보에서 조사했다. 1위는 213만여 명이 클릭한 「이혼 후 자연인 된 송종국, 해발 1000m 산속서 약초 캔다」였다. 기자가 그 내용을 취재한 것도 아니었다. 방송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기사였다. 2위는 195만여 조회수를 기록한 ‘대구 상간녀 결혼식 습격 사건… 스와핑 폭로 논란’이었다.
상위 50위 기사들이 대체로 이런 식이었다...



물론, 내가 읽었던 기사 중에는 분명히 일이나 삶에 도움이 되는 기사가 있었다. 하지만 알고리즘에 의해 나도 모르게 결국에는, 「이혼 후 자연인 된...」 같은 기사를 보고 있음을 깨닫고, 과감히 포털과 블로그와 기사를 끊게 되었다. 이러한 자극적인 기사들이 절대적인 시간과 체력이 부족한 맞벌이 중년남성인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랬던 내가, 카카오브런치와 포털을 다시 슬금슬금 접속하게 되었다. 다른 작가님들은 어떤 글을 쓰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다만, 카카오브런치에 올라오는 글들은 양질의 글이 많아 다소 안심하고(?) 읽고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좋은 팀장이 되려면...>, <중년의 인간관계...> 글들을 찾아 읽고 있다. 물론, 여전히 자극적인 기사들은 가급적 보지 않으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카카오브런치에 올라오는 글들은 양질의 정보들이 많고,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글과 문장들이 많다. 걔 중에 <좋은 팀장이 되려면...>이라는 글 중에 '가급적 직접적인 충고는 삼가주세요'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왜냐하면 앞으로 다가올 시대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시대이기 때문에,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하는 조언이 예전처럼 권위도 없거니와, 잘 맞지도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조언과 충고, 제언을 막 날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바로 이스라엘 출신의 유발 하라리 작가님. (물론, 작가님은 나를 모를 것이다)


심지어 충고를 대놓고 많이 쓴,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이라는 책도 발간했다. 


 내용을 21가지 주제로 요약하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일부러 책에 실린 진짜 목차와 제목은 조금씩 변경했다)


1. 디지털 혁명: 인공지능, 빅데이터, 생명공학 등 기술 발전이 가져올 변화와 그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영향에 대해 설명.


2. 작업의 미래: 자동화와 인공지능이 노동 시장에 미칠 영향과 이에 대비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


3. 정치와 민주주의: 민주주의의 위기와 새로운 형태의 정치 체계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


4. 불평등: 세계화와 기술 발전으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다루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


5. 민족주의: 글로벌화 시대에 민족주의의 부활과 그로 인한 갈등에 대해 논의.


6. 종교: 종교의 역할과 현대 사회에서 종교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설명.


7. 이민: 이민 문제와 그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영향에 대해 다룸.


8. 테러리즘: 테러리즘의 실제 위험과 이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의 문제를 지적.


9. 전쟁: 현대 전쟁의 양상과 그 영향, 그리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논의.


10. 교육: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의 중요성과 교육 시스템의 개혁 필요성에 대해 설명.


11. 인류의 행복: 기술 발전이 인류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과 진정한 행복을 위한 방안을 제안.


12. 지구 온난화: 기후 변화의 심각성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


13. 자유와 정의: 자유와 정의의 개념을 재검토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 구조와 법 제도를 논의.


14. 외계 생명체: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과 그 발견이 인류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상상.


15. 진리와 과학: 진리와 과학의 역할과 현대 사회에서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설명.


16. 의미와 목표: 인간 존재의 의미와 목표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


17. 공감과 이타심: 공감과 이타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증진시키기 위한 방안을 제안.


18. 동물의 권리: 동물 권리와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 논의.


19. 미래 예측: 미래 예측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을 인정하며, 이에 대한 대비 방법을 제안.


20. 권력과 기술: 기술 발전이 권력 구조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제어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21. 인류의 협력: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 


그렇다... 유발 하라리 님 정도 되면 제언이든 조언이든 충고든 머든 다 날려도 된다. 내 생각이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모든 카테고리는 읽어볼 만 하지만 그중에서 나는 19. 미래 예측 편을 가장 좋아하는 데, 실제 책에 실린 제목은 19. 교육( 변화만이 유일한 상수다).


저자는 아래와 같이 먼저 질문한다.


Q. 오늘 태어나는 아기는 2050년이면 30대가 된다. 모든 것이 잘되면 그 아기는 2100년 무렵까지도 살아 있을 것이고, 심지어 22세기에도 활발한 시민으로 남아 있을지 모른다. 그런 아기가 2050년 혹은 22세기 세계에서도 살아남아 번창하는 데 도움을 주려면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일자리를 구하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해하고, 미로 같은 인생을 헤쳐 나가려면 어떤 종류의 능력이 필요할까?


애석하게도 작가는 본인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못한다.


A. 불행히도 2050년의 세상이 어떨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2100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 우리로서는 이 질문의 답을 알지 못한다. 물론 그전에도 인간은 미래를 결코 정확히 예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전에 없이 더 어려워졌다. 기술을 이용해 우리의 몸과 뇌와 정신을 공학적으로 개조할 수 있게 된 이상, 이제 우리는 그 무엇도 확신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그전까지는 고정돼 있었고 영원불변일 것처럼 보이던 것들까지 포함된다.


1,000년 전인 1018년에만 해도 미래에 관해서는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많았다. 그럼에도 당시 사람들은 인간 사회의 기본적인 특징만큼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1018년 중국에 살던 사람이라면 1050년쯤이면 송 제국이 멸망할 것이고, 북쪽에서 거란이 쳐들어올 수도 있으며, 역병이 닥쳐 수백만 명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1050년이 되더라도 여전히 대다수 사람은 농사를 짓거나 베 짜는 일을 하고, 통치자는 군대와 관직에 사람을 충원하며, 남성은 여성 위에 군림하고, 인간의 기대수명은 40세 정도에 신체는 예전과 똑같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러니 1018년 가난한 중국 농부라면 아이들에게 벼를 심고 비단을 짜는 법을 가르쳤고, 부유한 부모라면 사내아이에게는 유교 고전을 읽고 붓글씨를 쓰고 말을 타고 싸우는 법을 가르치는 한편, 여자아이에게는 조신하고 순종적인 주부가 되도록 가르쳤다. 이런 능력이 1050년에도 여전히 필요할 거란 사실은 분명해 보였다.


반면, 오늘날 우리는 2050년에 중국이나 세계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돼 있을지 알지 못한다.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군대와 관료제는 어떻게 작동할지, 젠더 관계는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한다. 어떤 사람은 십중팔구 지금보다 훨씬 오래 살 것이고, 인간의 몸 자체도 생명공학과 직접적인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덕분에 유례없는 혁명적 변화를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 아이들이 배우는 것의 대부분은 2050년이면 별 소용이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큰 가르침을 던진다.



비록 지금으로서는 세부 내용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변한다는 것만큼은 유일하게 확실한 미래의 진실이다.


...


멕시코나 인도, 앨라배마 어느 동네의 구식 학교에 묶여 있는 15세 소년에게 지금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조언은 이것이다. “어른들에게 너무 의존하지 말라.” 대부분은 나름 선의를 갖고 하는 말이겠지만, 사실은 어른들 자신이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과거에는 어른 말을 따르는 편이 상대적으로 안전했다. 왜냐하면 어른들이 세상을 아주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때만 해도 세계는 천천히 변했다. 하지만 21세기는 다를 것이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어른들의 말이 시간을 초월한 지혜인지 시대에 뒤떨어진 편견에 불과한지 결코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저자는 이 책을 2018년도에 썼다는 것이다. 이런 통찰력을 가진 은 조언을 21가지 혹은 210가지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정작 작가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더욱더 불확실하니, 가급적 어른을 믿지 말고 자기 자신을 믿으라고 말하지만... 

 

조언... 그거 함부로 하는 거 아님을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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