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 없는 지식, 그 위험한 유산

by 정용우

며칠 전, 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또 다른 비위 관련 기사를 접했습니다(2025. 10. 12. CBS노컷뉴스 : 자사 임직원 가족 소유 주택 매입한 LH…매입임대사업 비위·부정 적발). 이 소식은 몇 년 전, 국민적 공분을 샀던 한 LH 직원의 뻔뻔한 투기 의혹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는 세상을 향해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잊힌다"며,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그리 하겠다"고 오만하게 말했습니다. 심지어 자신들이 누리는 기회를 갖지 못한 이들을 향해 "공부 못해서 우리 공사에 못 온 것들이"라고 조롱하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의 말과 행동에서는 인간으로서의 부끄러움보다는 오직 세속적 욕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이 광경은 오래전 보았던 영화(바람의 검심-るろうに剣心) 속의 한 대사를 제 뇌리에 떠오르게 했습니다. "인간이란 약한 존재야. 입으로는 이상에 대해 떠들지만 세 가지를 위해서라면 결국 짐승이 되지. 자신을 위해, 돈을 위해 그리고 쾌락을 위해." 자신의 탐욕을 위해 공직의 자리를 사적으로 이용하고 타인을 조롱했던 그 직원의 모습은 이 대사에 비추어볼 때 영락없는 '짐승'의 모습이었습니다. 스스로 '공부'를 많이 했다고 자부했기에 그의 행동은 더욱 큰 모순으로 다가왔고, 저는 그 답답함에 며칠을 우울하게 보냈습니다.


그가 말한 공부는 결국 더 많은 돈과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끊임없이 공부를 계속해야 할까요?


참된 공부란 단순히 지식을 쌓아 자격이나 지위를 얻는 것을 넘어섭니다. 공부란 감각적 만족이나 단기적 이익에 얽매이지 않고, 세속의 굴레와 탐욕에서 벗어난 자유인으로서 세상 한복판을 오히려 당당하고 의연하게 걸을 수 있는 '길(道)'을 찾는 행위입니다. 공부는 우리의 영혼을 끊임없이 정화하고 내면의 기준을 확립하는 영적 여정이기 때문에, 우리는 멈추지 않고 공부해야 합니다.


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공부’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은 바로 이 윤리와 공공의 양심이 결여되었다는 점에 있습니다. 도덕적 기반 없는 공부는 오히려 탐욕에 봉사하는 정교한 수단이 될 뿐입니다. 지식을 사익 추구에만 활용할 때, 그 사람은 탐욕, 돈, 쾌락이라는 세 가지 욕망 앞에서 무릎 꿇고 '짐승'이 되는 비극을 낳게 됩니다.


따라서 지혜로운 자의 공부는 결코 완결된 목표가 아니라 그 자체가 과정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성장은 끝이 정해진 목표가 아니라 지속적인 흐름인 것입니다. 우리에게 진정한 기쁨을 주는 것은 어떤 절대적인 진리를 획득하는 데 있지 않고, 그 진리를 향해 매 순간 노력하며 올바른 도덕적 흐름에 몸을 싣는 행위에 있습니다. 끊임없이 '공부란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내면화함으로써, 세속의 욕망 앞에서 무릎 꿇고 '짐승'이 되는 것만은 면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쉬지 않고, 끊임없이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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