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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리 Sep 22. 2024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그러나 짧은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그러나 짧은

우리 삶의 끝에


너는

어떤 '나'를

어떤 '날'을 

만나고 싶니? 


난 자주 상상해

최종 목적지에 도달한 나의 모습

어쩌면 그건 최종이 아닌 중간 목적지일 수도 있어


그래도 상상해

서울 도시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창 밖을 바라보며

아일랜드 식탁에 한 팔 기대어, 커피를 내리고 마시는 나를

옆 방에서 남편이 나오는 모습을

그날 밤의 어둠과 불 빛의 밝기를

난 생각해


전원이 어울리는 집에서

벽 한가득을 차지한 창가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눈부신 그러나 견딜만하다는 듯이

몸은 편안하게 기대어 책 장을 넘기고 있는 내 모습을

난 생각해


짧고도 생생한 나의 이 삶에서

언젠가는 만나고 싶은 '나'의 모습 그 '날'의 느낌을

어쩌면 그건 2025년, 아니면 2029년, 2035년, 2050년

연속되는 시간의 순간들을

나는 생각해


나는 언젠간 내가 그린 '너'를 만날 수 있겠지?

'너'를 그리면 그릴 수록

지금의 내가 더욱 생경하게 느껴진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참 간절하고, 행복하고, 슬프고, 아프고, 기쁘고, 지친다 그치?

지금 이 순간을 산다는 건 참 생생하니까.


그런 내가 지금 이 길을 이렇게 걷고 걷다보면

나는 그 어떤 '나'를 그 어떤 '날'을 살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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