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그러나 짧은
우리 삶의 끝에
너는
어떤 '나'를
어떤 '날'을
만나고 싶니?
난 자주 상상해
최종 목적지에 도달한 나의 모습
어쩌면 그건 최종이 아닌 중간 목적지일 수도 있어
그래도 상상해
서울 도시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창 밖을 바라보며
아일랜드 식탁에 한 팔 기대어, 커피를 내리고 마시는 나를
옆 방에서 남편이 나오는 모습을
그날 밤의 어둠과 불 빛의 밝기를
난 생각해
전원이 어울리는 집에서
벽 한가득을 차지한 창가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눈부신 그러나 견딜만하다는 듯이
몸은 편안하게 기대어 책 장을 넘기고 있는 내 모습을
난 생각해
짧고도 생생한 나의 이 삶에서
언젠가는 만나고 싶은 '나'의 모습 그 '날'의 느낌을
어쩌면 그건 2025년, 아니면 2029년, 2035년, 2050년
연속되는 시간의 순간들을
나는 생각해
나는 언젠간 내가 그린 '너'를 만날 수 있겠지?
'너'를 그리면 그릴 수록
지금의 내가 더욱 생경하게 느껴진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참 간절하고, 행복하고, 슬프고, 아프고, 기쁘고, 지친다 그치?
지금 이 순간을 산다는 건 참 생생하니까.
그런 내가 지금 이 길을 이렇게 걷고 걷다보면
나는 그 어떤 '나'를 그 어떤 '날'을 살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