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많이 하고 난 다음에는
어김없이 후회와 번민이 찾아와.
분명, 낙산사 홍련암 아래에 서서
해가 뜨는 것을 바라보고 있을 때까지만 해도
밝은 태양의 밝기와 같은
마음에 빛이 찬란하게 떠올랐지.
집에 돌아와
문을 닫고 적막함에 젖어드니
드는 생각은
왠지 모를 불쾌함이야.
오늘 말을 너무 많이 했고
또 과하게 많이 들었어.
원하지 않는
칭찬과 걱정이 나는 불편했던 거야.
나는 어쩐지
칭찬과 걱정이
따뜻하게 느껴지지가 않는거야.
그 또한 그저 존재하고 있던 나에게
등급을 매기고 점수를 주는 것으로 느껴진거야.
마음을 달래려 틀은 음악은
내 감정을 더욱 파고들어
평정심이라는 팻말로 막으려던 나의 창문을 깨고 들어와.
그러니,
나는 금기를 깨버린거야.
음악은 괜찮기 위해 틀었다고 하지만
사실 괜찮지 않다는 걸 인정하려고 듣는거야.
금기를 깨고야 말았으니,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나의 오랜 벗인 여기 허공에 손가락을 들고 외쳐
그리스인 조르바가 저 위에서부터 골목을 하나씩 내려오던
장면이 갑자기 떠올라.
조르바를 향했던 웅성거림에 비할 바 없겠지만
(너무 당연한 이야기는 하지 않을게)
나를 향해 선의라는 가면으로 떠드는 그 소리가 난 너무 시끄러워.
그들의 칭찬과 위로와 걱정이 섞인 고매한 말솜씨가 너무나 두려워.
또 다시 그들의 입 맛에 나를 맞추려는 것만 같아서
두 걸음 가까워진 걸음에서 다시 뒷걸음질을 치는거야.
나는 그런 말을 듣기 위해
나는 그런 말을 조심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야.
나는 그저
나의 인생을
나의 사람을
나의 시간을 사랑하고 있는거야.
구한 적이 없는데
마음대로 다가와서 내 귀에 속삭이는 그 입들이 나의 마음을 혼미하게 만드는거야.
나는 그저 사랑을 하고 싶은 것 뿐이야.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고 싶은게 아니었어.
순간 내 말이 너무 길어지고
내 귀가 너무 늘어져서
나른하고 슬퍼졌어.
나 오직 내 안의 너 만을 사랑하려고 했을 뿐이야.
세상의 평가와 판단을 또 마주하는 순간이 나는 싫어.
내가 이렇게 사는 건, 인생이 아름답기 때문이야.
내가 이렇게 하는 건, 사람이 존귀하기 때문이야.
내가 이렇게 생긴 건, 내가 그저 나이고 싶기 때문이야.
성급하게 다가온다면
섣부르게 움직인다면
빈 자리만이 남을 뿐이야.
나 오직 너 만을 사랑하고 싶었을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