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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니홉 Jul 23. 2024

'신해철의 노래' 같은 글을 쓰고 싶다.

요즘 신해철의 곡을 다시 즐겨 들으며, 이 가수의 명곡들을 떠올려 보며.

  지금은 고인이 된 '신해철'이라는 가수를 아는 사람은 나이가 마흔 전후일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그 가수의 노래를 요즘 즐겨 듣는다. 신해철을 네이버에 찾아보니, 1968년생, 살아있다면 올해 만 56세이다. 사망은 2014년 10월 27일이다. 벌써 사망한 지 10년이 지났다. 그 당시 정확한 사인은 모르겠지만 의료사고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걸로 알고 있다. 당시 46세에 사망했다니, 젊은 나이에 참 안타까운 일이긴 하다. 그 가수가 계속 살아 있었다면 주옥같은 명곡을 더 많이 만들지 않았을까? 오늘도 신해철의 노래를 들으며 출근하며, 문득 '신해철의 노래' 같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자판을 두드려 본다.


  요즘 아침마다 출근할 때 신해철의 '나에게 쓰는 편지'라는 곡을 즐겨 듣는다. 유튜브뮤직으로 이 노래를 들으면 다음 곡은 신해철의 다른 곡이나, 느낌이 비슷한 곡으로 선곡되어 재생된다. 이상하게 요즘 이 노래가 끌린다. 곡 정보를 찾아보니, 1991년 곡이다. 신해철이 20대 초반 젊은 시절에 작곡한 이 곡이, 어찌 요즘 내 마음을 이리도 잘 대변하고 있는지! 그 당시 젊은 나이에 어떻게 삶에 대하여, 인생에 대하여 이런 가사를 쓸 생각을 했는지 참 대단하다.


  곡의 가사를 들여다보면,

  '난 잃어버린 나를 만나고 싶어. 모두 잠든 후에 나에게 편지를 쓰네. 내 마음 깊이 초라한 모습으로 힘없이 서있는 나를 안아주고 싶어.'

  요즘 난 모든 가족이 잠든 후에 글을 쓴다. 아마도 나에게 쓰는 편지가 아닐까 싶다. 육아와 일상에 지친 초라한 나를 안아주고 싶은데, 어찌 그 마음이 이리도 똑같을까!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누군가는 승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누군가는 집에서 육아를 위해 열심히 살림한다. 그러면서 나는 과연 잘 살고 있는가? 혼자 뒤처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요즘 나 스스로 위안을 받고 있다. 내 삶 속에서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과 번뇌를 이 곡이 날려주는 기분이다. 1991년에 만들어진 이 곡이 33년이 지난 지금의 나에게 이리도 큰 감동을 주다니! 신기한 것은 예전에도 이 노래를 알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많이 듣거나 좋아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요즘 유난히 이 곡을 찾아 듣고 있다. 30년 전의 노래이지만, 내 마음에 감동을 주는 이 곡이 좋다.


출처: 블로그, 호밀밭을 판 술꾼

  신해철의 노래 중에는 유명한 곡이 참 많다. '그대에게'라는 곡은 정말 명곡이다. 앞부분에 '빠바바바바바밤 빠바바바바밤 빠바바바바바밤 빠바바바바밤 딴따라라라라라라 워어~'이 부분이 나오면 심장이 두근거린다. 노래가 시작되고 절정에 다 달으면 심장이 터질 듯이 뛴다. 내 몸도 함께 뛴다. 치어리딩의 가장 대표적인 이 곡은 지금도 계속 쓰이고 앞으로도 계속 쓰일 것이다. 이 곡은 그런 에너지가 있는 곡이다. 지금의 초등학생들도 이 곡은 다 알고 있다. 참 대단하다. 전 세대가 알고 있는 곡, 치어리딩 때는 무조건 쓰이는 곡을 만든 신해철이다. 이 곡도 정보를 찾아보니, 1991년 'My self' 앨범에 앞서 소개한 곡과 같이 있다.


  그 앨범에 있는 곡들 중에는 '내 마음 깊은 곳의 너'도 눈에 띈다. 한 여자를 너무나도 좋아하지만 나의 미래가 불안하여 함께 하자고 말하지 못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이 곡의 첫 부분은 이렇게 시작한다.

  '너에게 전화를 하려다 수화기를 놓았네. 잠시 잊고 있었나 봐. 이미 그곳에는 넌 있지 않은걸.'

  아마 이 곡을 요즘 아이들이 듣는다면 '수화기'가 뭔지 몰라서 물어볼 것 같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공중전화에서 전화해 본 경험이 없기에. 그래도 그 남자의 절실한 마음은 느끼겠지.


  '날아라 병아리'라는 곡도 아주 많이 들었었다. 내가 중학교 때 그 노래를 들으며 참 마음 아파했던 기억이 난다. 자신이 키우던 병아리가 어느 날 힘없이 누워있다가 숨을 거두었을 때 그 느낌이 어떨까? 차디차게 식어버린 병아리를 묻을 때 그 기분이 어떨까 하면서 혼자 상상하며 슬퍼했었다. 당시 병아리를 샀던 소년 신해철은 '병아리등'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을 것이다. 병아리는 혼자 체온유지가 안되어 항시 따뜻한 등을 켜줘야 함을 몰랐을 것이다.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병아리 키우기'를 검색하여 알 수 있던 때도 아니니.


  아마 내가 병아리를 키우고 싶었던 것 중에는, 이 곡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었으리라. 이 곡에서는 '병아리가 죽어서 슬퍼했지만, 나는 병아리를 안 죽이고 잘 키워봐야지!' 하는 결연한 의지로 병아리를 키웠던 것 같다. 병아리가 너무나도 급성장하여 금방 닭이 되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계란을 부리로 콕콕콕 쪼아서 나와 숨을 헐떡이며 젖어 있는 병아리가 점점 뽀송뽀송해져서 '삐약삐약' 다니는 것을 보면 참 경이롭다. 살면서 병아리를 키워본 경험은 나에게나, 우리 집 애들에게나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출처: sfuikg님의 블로그

  신해철의 여러 곡들을 들으면서 자라났다. 그리고 지금도 듣고 있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들을 것 같다. 그러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적고 있는 글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내 브런치북이 여러 개 생겨날 것이다. 그 글들을 독자들이 읽고 다시 또 찾아와 읽고, 나중에 또 생각이 나서 찾아와 읽는 그런 글을 쓰면 좋겠다! 내 글을 읽고 격한 공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에게도 소개해주며 내 글을 뭇사람들이 즐기면 참 좋겠다는 생각. '신해철의 노래'와 같이 몇 년이 흐르고 흘러도 사람들이 계속 읽게 되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내 머릿속에 든 생각을 주저리주저리 '활자'로 적어 내려감이 좋다. 그리고 이 글을 누군가가 읽고 공감하거나 댓글을 달아줌이 좋다. 그러면서 나의 글쓰기는 오늘도 계속된다. 사실 글쓰기 실력이 느는지, 그대로인지, 도태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누군가 내 글을 읽고 '100점 만점에 몇 점입니다.' 하면서 점수를 매겨주고, 코멘트도 달아주면 좋겠다. 그러면 내 글이 더 성장할 텐데. 글쓰기 학원을 다녀야 하나. 더 멋진 글,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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