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달밤 : 두번째 이야기
내가 몇개월 지방에 파견 내려가 있을 때 일
어느 해 장마기간 이었다. 비가 정말 많이왔다. 공사가 있어 잠시 내려온 전철역 근처 최과장을 찾아갔다. 빌라 입구문은 열려 있는데 최과장 창문은 조용했다. 나는 밖에서 혼자 머뭇거리다 노크를 하지 않고 그대로 돌아섰다.
최과장을 못 만나고 돌아오는 길 빗물이 합쳐져 하수도로 몰리는 좁은 갈림돌 중간에 왠 고양이가 앉아서 밀려드는 물살을 주시하고 있었다. 나는 걸음을 그리로 옮겼다. 그는 내가 가까이 가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아니했다.
"야옹! 물살 때문에 거기있는 거니?."
하며 다가가는데, 그는 내가 위협하는 걸로 생각했는지, 좁은 돌 위에서 허리를 올리고 빙빙돌며 안절부절이었다.
"야옹 야~옹 야~~옹"
"알았다 알았어 도와줄려구 그런거야······."
"야~~~옹 야~~옹 야~옹"
나는 일단 뒷걸음치고 쓰고 있는 우산을 깊이 내려 가렸다.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고양이는 조용했다. 쏟아지는 빗물은 골목 구석구석을 씻어내리고, 바닥 물줄기는 계곡처럼 구비구비 흘러가고 있었다. 고양이가 성큼 일어서더니, 뒷쪽 벽을 쳐다보고 다시 앞에 더욱 거세게 튀는 물살을 보더니 이제는 나를 보고 또다시 울기 시작했다. 목에 목걸이가 있는 걸 보아 누가 잃어버린 듯 했다.
"야옹 야옹 야옹 야옹······."
녀석을 잡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지나칠 수도 없어 일단 쓰고 있는 우산을 덮어줬다. 더 굵어진 비가 제법 세게 어깨에 내려치고 눈썹도 기능을 잃어 손으로 가려도 시야까지 뿌해졌다. 비가 쉴새가 전혀 보이지 않아 나도 일단 가까운 처마로 몸을 피했다. 주기적으로 지나가는 전철소리는 모든 곳에 떨어져 부딪치는 빗소리를 도와 하늘과 땅사이를 좁히듯 영상음향을 만들며 오감을 더 긴장케 했다.
이윽고,
"야옹... 야옹... 야옹..."
비가 잠시 약해지더니 녀석이 다시 울기 시작했다. 조심스레 다가가 우산을 걷어 보려고하는데 어찌나 빠른지 우산을 잡아채기도 전에 뛰쳐나와 방향을 모르게 사라졌다. 얼마쯤 내려오다 녀석이 있던 자리를 다시 보니, 이미 물로 덮혀서 찾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