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달밤 : 세번째 이야기
내가 잠시 시골에 내려와서 있었을 때 일.
어느 날 초저녁쯤이었다. 구름이 몹시 많았다. 인천서 이사 온 아랫길 최군을 찾아갔다. 집 앞은 고요했고 주위는 어둡기만 했다. 나는 밖에서 혼자 서성거리다가 아무런 기척을 내지 않고 그대로 돌아섰다.
최군을 못 만나고 돌아오는 길 대각선 방향 집 문옆 작은 화단에 웬 흑인이 걸터앉아 하늘을 기웃거리며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고 있었다. 그가 주시하는 곳을 보려고 나도 모르게 옆에 다가갔다.
그는 내가 가까워 지자 시선을 옮겨 나를 훑어보더니
"초저녁인데 너무 어둡죠?."
하며 흰 이빨을 더욱 크고 하얗게 들어내 웃으며 물었다. 그는 내가 이해를 못 했다고 생각한 듯 바로 이어 물었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죠?"
"네, 그래서 아직은 초저녁인데 꽤 어둡네요······."
고개와 눈동자를 좌우 휘저으면서
"달도 별도 다 어딘가에 있을 텐데요." 하며 특유의 어깨 제스처를 보이며 고개도 좌우로 살짝 설레설레 했다.
두 사람은 각각 말이 없었다. 검게 비친 구름은 하늘 구석구석을 채우고 달빛을 삼킨 마을은 어둑히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대문 안으로 들어가더니, 뭘 들고 딸깍 딸깍 버튼 누르는 소리가 나고 갑자기 빛이 번쩍이는가 싶더니 다시금 하늘 끝에 닿을 만한 아주 강한 빛의 랜턴을 들고 나왔다.
"이게 빛이 정말 강해서 떠 있는 별을 하나하나 다 가리키며 볼 수 있는데 지금은 구름만 가득해서······."
하고 하늘에 랜턴을 비추며 이곳저곳 구름들 틈틈이를 가리켰다. 난 랜턴이 그렇게 멀리 매우 세게 비춘 걸 본 적이 없어 신기해하며 그가 비추는 곳 들을 넋을 놓고 봤다.
이윽고,
"조심히 가세요."
하고 인사를 들으며 내려왔다. 얼마쯤 내려오다 보니, 여전히 랜턴 빛이 하늘, 아니 구름 이곳저곳 비추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