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 없는 하루(Monday-free day)
가끔씩 핸드폰 게임을 미치도록 한 적이 있다.
최근에도 앱을 다운로드하고 삭제를 수없이 반복한다. 내 인생의 한 편린을 보는 거 같다. 그게 내 마음의 표현일 수도..
내 욕망, 본능을 억누를 수 없을 때, 미치도록 하다가 이내, 그다음 날 지워 버린다.
더 이상 아들한테 게임하지 말라고 하는 게 양심에 찔린다.
요즘 핸드폰 게임들은 영리한다. 설치하기도 쉽고 그래픽도 뛰어나다. PC 게임보다는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에 매료되어, 복잡한 내 뇌도 단순하게 만들어 버린다.
Simply the best!
이렇게 1~2시간 흐르고, 2~3시간이 흐르면 내 머리는 정말로 단순해지면서 생각이 명료해진다.
단순함이라면 운전도 한몫하지만, 운전하고는 확실히 다르다. 운전은 단순함 속에 생명을 거는 긴장감이 꽉 차게 내재되어 있어 뇌가 긴장한 동시에 경직되어 있다.
내 자아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행위들이 갑자기 떠오른다. 어제는 피아노를 배워 곡을 한번 써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의 버킷 리스트 하나가 또 추가됐다.
아직 피아노를 못 치지만 언젠가는 집에 있는 하얀 코끼리가 재롱을 부려 나를 즐겁게 해 줄 날을 상상하며 설레고 있다.
꾹꾹 눌러쓰는 컴퓨터 키보드를 치는 타격감이 손가락의 감촉도 전이되어 타악기인 피아노처럼 연주하니 다른 게 없다고 장담한다.
안경을 썼다.
중학교 2학년때인가 싶다. 그 당시 오락실이 유행이었다. 갤러그, 제비우스, 올림픽 같은 전자게임에 홀려 오락실에서 친구들과 많은 시간들을 보냈다. 올림픽 게임의 경우는 쇠로 만든 자를 이용하면 달리기나, 넓이뛰기 종목에서는 최고의 기록이 나왔다. 열심히 버튼을 누른 덕분인지 눈앞이 시야가 흐려졌다. 그리고 안경을 맞추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갔다 온 후 취직을 했다.
드디어 집에서 독립하여 나에게는 엄청 큰 아파트에서 혼자 살면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2 게임 콘솔 박스를 샀다. 그토록 사고 싶었던 게임이었다. 그 당시 액션 총격 게임을 좋아하여 블랙, 콜 어브 더 데이 등 모든 게임을 끝까지 완수를 하였다. 모든 미션을 완성하기 위해 그 집중력은 휴일에도 변함없었다. 밤새는 일도 허다했다. 거실에서 게임을 하는데 오른쪽 베란다가 있다는 인식이 없이 하얗고 까맣고 하얗고 까맣고를 몇 번 반복했다. 화장실이 급하면 최대한 참다가 더 이상 오줌보가 터질 거 같은 한계에 도달했을 때, 화장실로 냅다 튄다. 아마도 총에서 발사되는 총알보다 빨랐을 것이다.
인생은 4드론
대학교 시절부터 공익 근무 시절에는 블리자드사에서 나온 스타크래프트가 단연 으뜸이다. PC방에 모인 우리 친구들은 각각 자리를 잡고 방을 만들어 일명 '스타'를 하기 시작한다. 테란, 저그, 프로토스 세 종족이 상대방의 진지를 공격하여 제거하면 승리하는 방식이다. 물론 편을 짜 연대하여 게임을 할 수도 있다. 각 종족마다의 공격 및 수비 모드나 특성이 다르므로 전략과 팀워크, 타이밍등 여러 요소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나는 보통 테란 유저였다. 선택한 이유는 테란 종족이 잘 생겨서 택했다. 할리우드 영화의 탓으로 잘 생기면 정의를 수호하는 주인공을 생각했던 것이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초반 핸들링이 제일 어려운 종족이 테란이었다. 그걸 안 순간은 손에 익숙해져서 다른 종족으로 변경하기는 이미 늦어 버렸다. 반면 저그는 벌레처럼 징그러웠지만 마치 발 빠른 주자가 도루를 연거 푸하면서 투수를 흔들어 놓듯이, 게임에서도 개떼처럼 무리를 지어 기동력을 발휘하며 상대방의 혼을 빼앗아 놓는다. 마지막 프로토스는 두개골이 길쭉한 외계인처럼 생긴 외모로 날카롭고 긴 팔을 앞으로 쑥쑥 내밀며 공격을 한다.
이들 세 종족 모두 복잡하고 정교한 키보드 컨트롤링과 단축키를 외워 적절하게 잘 사용해야 승리로 갈 수 있다. 기계에 문외한 나는 그들 모두 컨트롤할 수가 없어 결국은 나만의 필승 공략법을 터득하였다.
바로 4드론이다!
저그를 선택하여 무조건 4개의 개 때들을 만들어 적이 있다고 생각하는 적진을 향해 달려가는 거다. 보통 팀플레이에서는 내가 희생이 되어, 내 공격이 막히면 일찌감치 GG 치고 나와서 친구들의 경기를 보며 해설을 한다. 관람하는 재미도 하는 만큼 크다.
언제부턴가 큰 스릴이나 도전할 상황이 되면 '인생은 4드론'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적이 있었다. 인생이 별거야, 인생은 한 방이야, 이런 의미로 젊음의 한 호기로서, 허세 같은 말이었던 거 같다.
바이 바이 두바이야~ (Bye Bye DuByeYa~)
두바이에 도착하여, 사막의 높은 빌딩에 그 넓은 집에 침대 위에 섬에 홀로 남겨 두었다. 핸드폰도 개통이 안되어 있고, 국제 면허증도 차도 아직 없어서,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 마치 감옥에 갇힌 죄수처럼 난 정신이 나가는 듯했다. 홀로 외롭게 고독을 즐기는 삶을 아직 즐기지 못한 철없던 나는 새벽 2시만 되면 이상야릇한 아랍어의 노래(아잔)가 내 침대 위의 창문에서 내 귀로 들어왔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알라신을 믿어라! 믿으면 널 보호해 줄 거다 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했다. 직원이 문을 노크하면 나는 이제 살았구나 하면서 그를 따라 밖으로 가서 세상 구경도 하고 밥도 먹고 일도 하였다.
한 달 정도가 지나 이제는 살림살이도 하나씩 마련했고, 핸드폰도 개통했고, 운전 면허증도 발급이 되어 운전도 할 수가 있게 됐다.
회사 일이 끝나 집에 오면 샤워하고 저녁밥을 먹은 다음에, 침대에 누워, 메이저리그 야구 게임을 바로 설치하여 눈에는 눈물(?)이 침대 밑으로 뚝뚝 떨어지면서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달래며 견딜 수가 있었다.
여전히
지금도 아들과 닌텐도, 플스에서 축구, 야구 게임 등을 같이 하면서, 스마트폰으로는 배틀 컴벳, 로열 매치라는 게임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