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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찬 Aug 04. 2024

그분을 만나다.


그가 돌아가셨다.



교회에서 다정하게 보였던 60대쯤 보이는 부부는 항상 밝은 표정으로 매주 성경 수업에 나오셨다.



어느 날, 남편분이 소천하셨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자마자 충격과 함께 그분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30년 직장 생활하면서 집하고 회사밖에 몰랐다. 가정 일보다 회사 일로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지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암에 걸리셨다고 하였다. 회사를 그만두시고 항암 치료에 매진하고 있는 데 그 과정들이 너무 힘들고 두렵다고 하였다.



죽기 전에 “꿈에서라도”, “단 한 번만이라도”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소원이라고 항상 기도하셨다.






울긋불긋 네온사인이 박힌 건물들이 촛불로 변하여 제각기 흔들렸다.



나는 고3 수험생으로 대학 시험을 잘 치를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으로 방황하고 있었다. 우연히, 독실한 크리스천인 친구가 나의 흔들리는 눈빛을 봤는지 종교가 없었던 나는 무언가라도 의지하고 싶은 심정에 처음으로 교회에 발을 디뎠다. 어둡고 거룩한 분위기 속에 기도와 찬양의 소리들은 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게 하였다. 예배가 끝날쯤에 목사님의 축도의 말씀에 나도 모르게 시험에 꼭 붙게 해달라고 간구하고 있었다.



그날 밤 예수님을 만났다.



친구 한 명과 함께 이스라엘에 있는 예루살렘에 배낭여행을 떠났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마구간을 둘러보다가 저 멀리 한 양치기 목자가 귀 밑까지 내려오는 갈색 머리의 스타일과 하얀색 옷을 입으시고 어린양 한 마리를 안고 그들과 함께 나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하고 있는데, 그분의 오른손이 내 왼쪽 어깨와 배낭끈을 동시에 감싸며 "어디 학교 무슨 학과에 지원했느냐?"라고 내 눈을 보고 물으셨다. 나는 그 질문에 대답을 했다. 그는 " 그래~ 걱정하지 마라. 꼭 합격할 거다"라고 말씀하셨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오늘의 경험처럼 여전히 생생하나 생경하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셨던 그 은혜를 꺼내어 상처를 어루만진다.



그분도 주님을 만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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